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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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하는 근행총회

 

박혜경(진홍교회)

 

지난 513일은 우리 교회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근행총회가 열렸다.

 

전날부터 각 지역의 육성위원과 아이들이 모여서 그동안 각자 연습해 오던 것을 맞추는 연습을 했다. 예전에는 몇 달 전부터 연습을 시켰는데, 요즘에는 학원이나 학교의 주말 행사 때문에 교회나 포교소의 자녀가 아니면 집에서 따로 연습을 시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그야말로 근행은 맞추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맞추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그래도 몇 년간 꾸준히 이런 행사를 하니까, 아이들도 이제는 척하면 착이다.

 

13일 아침 일찍부터 아이들은 각 지역의 근행 제원들과 함께 열심히 연습했다. 좌근에는 우리 교회의 미래를 이끌어 갈 초등학생들이 손춤을 하였다. 뒤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정말 그 조그마한 손을 예쁘게 손짓하는 모습에 뿌듯하고 감동이 밀려왔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큰애는 어릴 때부터 우리 교회 근행이나 상급교회, 전도청 소년회 총회에서 손춤을 많이 담당했는데, 유독 막내는 그럴 기회가 없었다. 집에서 내가 가르치다 보면 한숨이 나왔다. 그래서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2년 전만 해도 근행총회를 마치고 집에 오면 아이에게 꾸중하였다. 나도 잘 하는 게 없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만 생각하고 내 자존심만 생각해서 그런 행동을 했던 것 같다. 안 되는 아이를 가르치느라 나만 힘들다고 생각했지, 몇 달 동안 그 아이가 힘들어했던 것을 다 잊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들었다. 그런데, 이제 6학년이 되었고, 이번에는 5, 3장 손춤에 올라갔다. 남들이 보기에는 많이 부족하겠지만, 올해는 막내가 부쩍 어른스러워지고 손춤이 눈에 거슬리지 않았다. 근행을 보며 또 그 이후로 계속 나에 대해 반성을 했다. ‘왜 기다려주지 않았을까? 더딘 아이도 있는데 그걸 왜 몰랐을까?’ 하며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이번에는 집에 오자마자 아주 많이 칭찬을 해주었다. 그랬더니 아이도 기분이 좋았던 모양이다.

 

또 하나는 그동안 수련회에서 나는 남학생 조를 많이 담당했었다. 작은 아이가 불안해 멀리서라도 지켜보자는 의도도 있었고, 남학생 조가 힘들어서 더 맡고 싶었다. 그런데, 그 아이 중에서 유독 한 아이가 적응을 못 하고 의욕도 없고 오랫동안 봐 왔지만, 힘들었던 아이가 있다. 그 아이가 이번에 손춤에 올라갔는데 얼마나 의젓하고 손춤을 잘 하던지 근행에 내려오자마자 내 옆에 왔는데 엄지 척을 해주며 칭찬을 많이 해주었다. 정말 그 아이에게는 놀라울 정도의 발전이었다. 그 아이가 나에게

선생님 저 조금 틀렸어요.”

라고 말하는데 얼마나 기특하던지....... 불과 겨울 수련회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아이의 노력에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 하나는 부모와 자식이 한 곳에 모여 손춤도 추고 악기도 연습하는 것이 우리 근행의 모습이다. 이번에는 어느 교회의 신앙하지 않는 사위들이 처음으로 근행에 올라갔다. 우리들이 데뷔전이라고 이야기했듯이 그런 경우였다. 가족들은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테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처음인데 신앙하는 아내를 맞춰주려는 그 마음이 고맙고 처가의 부탁을 들어준 것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부러웠다. 나도 나중에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나는 그 회장님처럼 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 보고 싶다.

 

근행총회를 하면서 올해는 가족과 함께하는 근행총회라는 말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온 가족이 모여 즐거운 근행을 올리는 모습에 우리들도 즐거웠지만, 어버이신님 교조님께서 참 많이도 기뻐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은 효도를 한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다.

 

내년에는 아마 더 많은 사람이 참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큰 애가 어릴 때, 아이들이 보는 프로그램을 마칠 때

친구들, 다음 시간에는 더 재미있는 내용으로 만나요.”

라고 하니까, 애가 좋아서 부엌으로 달려오며

엄마, 다음 시간에는 더 재미있는 거 보여준대요.”

하며 눈을 반짝이던 게 생각이 난다.

위의 이야기는 우스갯소리지만, 정말 내년에는 더 기대된다.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더 많이 자라고, 근행 악기도 많이 배우고 해서 즐겁게 근행을 올리게 될지 궁금하다.

 

내년을 기대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