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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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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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회 바자회를 하며 나눔을 배우다.

 

박혜경(진홍교회)

 

우리 고성교회 부인회에서 바자회를 한 지 10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 가족을 비롯해서 많은 고성교회 용재님들의 가계에 도움이 많이 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바자회에는 자기에게 지금은 필요하지 않은 물건(가전제품, 책, 장난감, 의류,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데, 그 물건들을 처음에는 고성교회 산하들만 보내주시다가 갈수록 전국 곳곳에서 택배를 보내와 주시고, 인편에 전해주시곤 하셨습니다. 이렇게 고성교회로 보내어진 물건들을 한 곳으로 모으고, 분류하고 정리해서 4월과 10월 월차제날 판매를 합니다. 또, 먹거리 장터를 준비하시는 분들도 재료 장보기부터 손질, 부침개 부치기, 그릇 정리까지 많은 분이 히노끼싱을 해주십니다. 수세미도 부인회원들이 직접 뜨개질을 해서 판매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대제 날 다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많이는 못 사지만, 그래도 다들 돌아가는 뒷모습에는 양손에 검은 비닐봉지 한두 개는 들고 가시는 걸 보면서 참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바자회를 마치고 나면 모든 물건이 공짜일 때가 있습니다. 재활용센터로 보내지기 전에 각자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공짜로 가져가는데, 그 시간도 참 재미있습니다. 히노끼싱한 일당(?)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렇게 들고 와서 깨끗이 세탁하고, 수선하면 또 한 두 해는 걱정 없이 지내게 됩니다. 그런데 한 번씩 곤란한 일은 이것저것 괜찮아서 가져오다 보니 코트를 가져오면 바지가 맞춰 입을게 없고, 바지를 얻으면 위에 입을 마땅한 옷이 없을 때가 제일 곤란했습니다. 아마 다들 그런 경험이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

 

그렇게 바자회를 하고는 수익금으로 불우이웃돕기를 합니다. 예전에는 김장 김치를 고성군에 있는 형편이 어려운 집에 보내드렸는데, 지금은 김치가 여러 곳에서 들어오다 보니 김치보다는 쌀이 좋겠다는 의견이 모여 쌀을 몇 해 전부터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남을 돕는 일에 조금이나마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불우이웃 돕기는 고성교회 부인회가 있는 한 계속 이어질 거라 믿습니다.

 

2년 전에 딸아이가 다니는 중학교 도덕 시간에 남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을 하는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딸 아이가 뭘 할지 고민하기에 고성교회 바자회 얘기를 하며 그걸로 해보라고 했더니, 조원들도 다 찬성을 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교무실 앞과 교실 뒤에 상자를 가져다 놓고 문구를 적어서 많이 기부해 달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자기에게 작아진 옷, 인형들을 모아주고, 체육 선생님께서는 학교 체육복 재고분을 기부해 주셨습니다. 선별하고 상자에 담아 준비는 해 놓았는데, 그걸 어디다 드려야 될까 생각해 보다가 요즘 동네에 하나씩 있는 아동센터에는 새 물건만 기증받으니까 안 되고, 보육원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TV에서 보는 것처럼 보육원이 형편이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여러 군데서 찬조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우리 집보다 형편이 더 좋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거기서는 말도 못 꺼내고 그냥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고성교회에서 한 용재 분이 갑자기 저를 보더니 애들 옷 작은 거 좀 있냐고 하셔서 왜 그러는지 물어보니 아는 집에 좀 보내주려고 한다는 겁니다. 그 순간 너무나 놀랐습니다. ‘어떻게 내가 딱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일을 하도록 이런 수호가 날까?’ 생각해보니 역시 신님은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집에 물건을 택배로 보내 드렸습니다. 그 집에서는 어쩌면 맘에 안 드실 수도 있고, 옷이 맞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을 계기로 그 집과는 한 번씩 안부를 묻기도 하고, 좋은 인연을 하나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딸아이도 학교 선생님께 엄청 칭찬을 받고 2년이 지난 지금도 후배들에게 좋은 예로써 이 이야기를 하신다고 합니다. 뭐 학교의 전설로 남는다나 어쩐다나 하면서요. ^^

 

우리는 남을 도와 즐겁게 살기 위해 지금도 이 길을 걸어가고 있고, 나눔을 실천하는 일은 정말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지도말씀을 보니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남의 도움을 받으려고 해서는 안된다. 남에게 도움을 베푸는 힘을 가져 다오. 이것이 제일이야. 1902. 7. 20

 

이 글을 보면서 저로서는 남에게 베풀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물건이 없으면 히노끼싱으로라도 베풀 수 있고, 따뜻한 말로 남을 위로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니 누구 하나 베풀지 못할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자회를 하면서 그 덕분에 나눔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들을 통해 우리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남을 돕는 일에 조금은 남들보다 다른 생각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여러 곳에서 바자회에 물건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계속 불우이웃돕기 바자회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니 제가 부인회의 중요한 사람 같은데요. 저는 그냥 부인회원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