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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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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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 받는 마음, 순직한 마음

 

최인옥(산청교회)

 

우울증의 인연을 가진 신자님이 계신다. 늘 신님의 의도에 맞게 살아가려고 무척 노력하시는 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버이신님께서는 끊임없이 마디를 주신다.

만약, 나에게 그렇게 많은 마디를 주셨다면 벌써 신앙을 그만뒀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 분은 그 마디 속에서도 신님의 의도를 제대로 깨닫고 실천하기 위해 감사한 마음으로 용솟음치며 나아가고 계신다.

작년 3, 우울증이라는 마디가 가정을 덮쳤다. , 아들, 본인까지 세 사람에게 온 것이다. 이 마디를 보면서 우울증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알게 되었다. 다행히 두 사람은 빨리 수호를 받았지만 딸은 증상이 너무 심해서 고생을 많이 했다. 말기 암 환자의 수준이라고 했으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밤낮으로 부둥켜안고 씨름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교회에 온 지 보름쯤 지났을 때 약에 의존하지 않고도 잠을 자고 발을 동동거리며 떨어대던 손도 차분해져 조용히 앉아서 이야기도 할 수 있게 되자, 집에 가려고 안달을 해서 할 수 없이 보내게 되었다. 그때부터 교회로 집으로 교구로 오고가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병원에서 한 달 가량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 이후 퇴원하여 약에 의존하며 겨우겨우 집에서 생활하였다.

그러던 중 올해 3월 어머니, 아버지, 이모님을 모셔놓고, 한 가지 작정을 시켰다. “의학으로도 좋아지지 않고 있는데 저대로 두면 자식을 잃을 수도 있으니 자식을 살리는 마음으로 세 분의 마음을 모아서 100일이라도 정성스럽게 근행을 올려보세요.” 라고 했더니 그것을 잘 받아들여서 그 날부터 한마음이 되어 근행을 올리기 시작했다. 두 달쯤 지났을 때 딸에게 갔다 오시더니 많이 좋아졌더라고 하셨다. 그 이후 꾸준히 근행을 본 지 4개월쯤 지난 어느 날, 밥도 잘 먹고 약 없이 잠도 잘 자고 성격도 쾌활해져서 농담도 하고 웃음을 되찾게 되었다고 하면서 그동안 회장님과 사모님 고생시켜서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전화를 했더라고 전해 주셨다. 작년 그 당시를 생각해보면 그 마음 아팠던 것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지만, 이렇게 감사한 수호를 받은 모습을 보니 까마득한 옛이야기로 느껴졌다.

이렇게 어려운 신상을 수호 받는 모습을 보면서, 첫째는 근행의 중요성과 더불어 신님께서 하시는 일에는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또 한 번 가슴 깊이 느꼈고, 둘째는 어떤 상황에서도 하고 받아들이는 순직한 마음이 구제할 수 있는 마음, 구제 받을 수 있는 마음이라는 것을 절감하였다.

 

씨앗이 떨어져 땅 속에 모습을 감추고 있을 때는 언제 어느 곳에 어떤 모습의 싹이 올라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싹이 터서 그 모습을 드러내어야만 비로소 잡초인지, 곡식인지 구별이 가능해지듯이 우리 인연의 모습도 이와 같을 것이다.

우리에게 어떤 인연의 씨앗이 얼마만큼 묻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의 마음이 어버이신님께 가까이 다가가 있을 때 인연의 모습을 싹을 틔워서 보여주신다. 그러나 인연의 모습을 어버이마음에서 보여주신다고 하지만 막상 내 앞에 나타났을 때 그것을 진심으로 즐겁고 감사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쉽지 않을 것 같다.

신상이나 사정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마디는 힘들고 고통스럽다. 하지만 어버이신님께서 악인연의 뿌리를 뽑아서 우리들을 즐거운 삶을 살게 하시려는 자녀 사랑하는 어버이 마음에서임을 빨리 알아차리고, 신님의 의도를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늘 마음이 신님에게로 열려 있어야 할 것이다.

우울증이라는 어려운 신상은 자신의 의지로 신의 뜻을 깨닫고 이겨나가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행히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인연의 모습을 보여 주셔서 무엇보다 감사하고 우리 또한 남이 수호 받는 모습을 통해서 앞으로 더욱 더 순직한 마음으로 신님의 의도에 맞게 살고자 노력하는 신한줄기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