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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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소년회근행총회 소감문

 

잊고 있던 즐거움

김혜원(3, 도성포교소)

 

드디어 5월의 마지막 날, 내 생일이 되었다. 그토록 고대해오던 내 생일. 새벽부터 들려오는 친구들의 축하문자메세지의 소리 속에서 나는 갑자기 기분이 언잖아졌다. 내 생일 날에 근행총회에 가게 되어, 내 생일을 누군가에게서 직접 축하받을 수는 없었기에. 게다가 종아리에 알이 배길 정도로 열심히 손춤연습을 해야 하고, 그 고통 끝에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 우리의 결과물을 보여주어야 한다. 나는 연습할 때는 괜찮지만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 긴장이 되어서 차 안에서 음악만 들으며 고성으로 향했다.

그런데 진주와 고성까지의 거리가 이렇게 짧았던가? 어느새 내 눈 앞에 펼쳐져 있는 큰 현수막 소년회근행총회라는 단어가 나를 절벽으로 끌고 가는 것 같았다. ‘그래도 뭐, 여기까지 온 이상 어쩔 수 있나. 온 김에 열심히 해야지.’

 

진주지역은 5장이었는데 나에게는 무지 어려워보였다. 집에서 따로 연습하지는 않았지만 저녁근행 볼 때마다 5장만 했으니 잘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런, 못했다. 손춤을 추는 사람들 여섯 명 중 내가 제일 나이가 많았는데 내가 제일 못 하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들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가장 많이 지적을 당한 것 같아 자존심이 상했다.

다음 날이 바로 근행총회인데 이것을 하루 만에 익히려하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서서히 지쳐가고 내일을 위해 고성지역과 함께 연습을 해보았다. 우리는 연습이 많이 모자라 있었던 터라 자신감이 없었고 나이가 가장 많은 나로서는 너무도 긴장이 되어 신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어느새 고성지역의 연습이 끝나고 우리 차례가 되었다. 앞부분부터 기억이 나질 않아 손을 더듬거리고 머리가 정말 새하얗게 변한 것 같았다. 손에는 힘이 풀리고 다리는 떨렸다. 실전도 아닌 연습인데, 처음도 아닌데 부담감과 긴장감이 넘쳐흘러버렸지만 무사히(?) 연습을 마칠 수 있었다. 당연히 고성지역과 비교가 되었고 나는 창피해서 고개를 못 들었다. 다른 분들에게서 받은 수많은 지적이 내 자존심의 가운데를 정확히 정중이라도 한 듯 나는 손에 힘을 주게 되었다. ‘한번 해 보자. 어차피 내일이면 끝이고 이왕이면 잘 해 보자. 내가 좋아하는 노래 가사 외우듯 손춤도 외우고 정확히 하면 돼.’

남모르게 구석에 박혀졌던 승부욕 같은 것이 샘솟았다. 그리고 다시 연습을 했다. 그런데, 맙소사! 손춤을 출 아이가 하나 펑크를 내버렸다. 어른들은 걱정과 고민에 빠지셨다. 하지만 다행히 손춤을 출 아이를 곧 구할 수 있었고, 다시 연습을 계속 할 수 있었다.

그 이후로 나는 더 열심히 연습하게 되었고 마지막 리허설까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만족하며 무사히 마쳤다. 하지만 남자아이들의 의지가 부족했던 탓인지 연습이 부족했던 탓인지 그 아이들은 더 연습을 하고 나를 포함한 여자아이들은 모두 휴식을 취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실전이다.’

작년에도 근행총회를 했었지만, 할 때마다 긴장이 되는 기분은 똑같다. 4장을 마치고 드디어 5, 우리 차례가 되었다. 그 때 난 자신감이 넘쳤다. 솔직히 긴장은 되었지만 한 무대의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이랄까. 물론, 모든 사람들이 나를 주목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분은 좋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기분 좋게 시작해서 기분 좋게 끝났다.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여태까지의 연습의 고통은 잊혀진 듯 했고, 정말 뿌듯하고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연습 때 수많은 어른들의 지적이 있었던 것만큼 칭찬도 많이 받았다. 비록 그것이 듣기 좋으라고 하신 말들이라고 하더라도.

나의 생일이 지난 유월의 첫 날, 근행총회의 마지막 순서는 게임이었다. 게임을 하면서 얻은 과자들과 기념품들은 마치 생일 선물을 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커다란 생일파티를 한 듯한 느낌이 들었고, 내 자존심도 되찾은 듯 싶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니라, 바로, 내가 주머니 속에 넣었던 손을 무심코 뺏을 때 나도 모르게 떨어뜨려버렸었던 즐거움을 다시 주울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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