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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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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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강습 소감

빠르다고 해서 빠른 것이 아니오,

늦었다고 해서 늦은 것이 아니다.

-32회 교인강습회를 마치고-

 

강동월(신화교회)

새해가 밝았습니다. 원단제는 뜻 깊게 보내셨는지요? 새로운 햇님이 오르셨으니 아직도 부질없이 아쉬워하고만 계시다면 얼른 마무리하시어 진정으로 후회가 남지 않도록 담백하게 정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더욱이 이번 1월은 희망만을 품어도 모자람이 없는 좋은 달이니만큼 좋은 마음, 좋은 희망으로 가득 채우시길 바랍니다.

사실 새로운 이야기를 해도 부족할 지금이라서 여기에 작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려니 조금은 민망합니다. 하지만 모든 용재선생님들과 신자 분들께서도 이번 달 내내 혹은 지금 이 시간에도 무언가를 시작하고 계시거나 또는 시작하실 것이기에, 제 이야기가 전혀 연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조심스럽게 제 이야기를 꺼내보자면, 작년은 저에게 좋은 한해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지난 해 10월에 터전으로 돌아가 별석과 교인강습(검정)을 받았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당초 계획은 10월 추계대제를 즈음해서 별석을 마친 후 수훈의리만을 받고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즉 추계대제에 참배하고 겸사겸사 그동안 몇 년을 미루었던 별석을 마친 후 바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지 교인강습을 받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일단 터전으로 돌아가면 인연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저 또한 연()이 있었던지 교인강습도 함께 받고 돌아왔습니다.

물론, 출발하기 전에 교인강습에 대해서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것은 아닙니다. 별석을 받고자 터전에 가기 전에 아버지께서 강습(검정)을 받는 것이 어떻겠냐고 넌지시 물어보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앞으로 계획된 일정들로 인해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아버지의 권유를 물렸습니다. 다행이도 그 이후 별다른 말씀이 없으셔서, 저 또한 염려 없이 가볍게 떠났습니다. 그리고 그 무난할 듯 보이던 일정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제 예상과는 달리 별석과 함께 교인강습도 받게 되었고, 결국 예정되었던 체류기간인 '열흘'을 훌쩍 넘기어 거의 한 달간을 터전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기억을 떠올려보자면, 10월 본부추계대제와 곧 있을 교인강습의 담임을 맡기 위해 고성회장님께서 터전에 들어오셨을 때가 아마도 제 일정이 완전히 달라져버렸던 시작인 것 같습니다. 들어오신 그날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회장님께서 조용히 저를 부르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에게 좋은 기회인데 교인자격강습을 받아보는 것이 어떠냐고 하셨습니다. 물론, 저는 아버지께도 말씀드렸던 이유들을 대며 회장님의 그 권유를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사양했습니다. 별석을 모두 마친 지금 이 마당에 딱히 더 이상 머무를 이유도, 여유도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었습니다. 회장님께서 찬찬히 제 이유를 끝까지 들어주셨고 이후 말씀하시길, 터전에 돌아오는 것은 단순히 그냥 오는 것이 아니며, 다 거기에는 뜻이 있고 인연이 있다며 다시금 생각해보라고 하셨습니다.

평소에 상급 고성회장님과는 말을 나눌 자리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리에 있어 한참 어리디 어린 제 입장에서는 지금 이 시간이 여러모로 불편하고 이 상황에서 어떻게 거절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생각만 그저 계속해서 들었습니다. 그런 제 편안하지 못한 마음을 회장님께서 아는지 모르시는지 강습을 받아보라는 말씀을 하신 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는 완곡한 저의 거절을 들은 체 만 체 하시는 듯 그 자리에서 일어나시지도 않은 채 가만히 계속 앉아 계셨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저 또한 별 수 없이 자리를 일어나 가지도 못하고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서 가만히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은 가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문득 이런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내가 나중에 마음의 여유라는 것이 생기고 용솟음치는 신앙심으로 다시 여기를 오게 되는 것이 진정한 시순이지만, 과연 그때가 보란 듯이 올까? , 진정으로 시순라고 여겨지는 그 가 오면 과연 내가 그것을 정확하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 최근 마지막으로 왔었던 지난 터전귀참도 참 좋았었다. 다시 기회가 되면 빠른 시일 내에 와야겠다는 다짐하고 돌아갔지만, 나는 결국 결심과는 달리 이제야 여기를 오게 되었다. 그것도 아버지께서 별석을 꼭 받았으면 좋겠다는 간곡한 권유가 있었기에 왔다. 그렇게 터전을 다시 오는데, 자그마치 7년이나 걸렸다. 다짐이 무색하게 어영부영 보낸 시간이 무려 일곱 해나 되는 것이다. 과연 이번을 거절한 후에 나중에 다행히도 모든 시순이 들어맞아서 여유와 신앙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서 돌아오게 될 그 라는 다시언제 일까? 역시나 언제인지 알 수도 없고, 딱히 기약도 없다.’

묵묵부답으로 우두커니 앉아서 대답을 기다리는 고성회장님 앞에서 저는 이런 생각들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참이나 지나 생각이 돌고 돌아 도달한 답은 결국 내가 여기에 왔으니, 그때가 지금인가 보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돌아오리라는 결심했던 저의 몇 해 전을 돌이켜보면, 언제고 여기에 다시 이 자리에 앉을 수 있을지 확신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금 부모님의 권유와 지금 이 자리의 시순, 회장님의 말씀 등을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결국 이런 마음들을 정리하고 곧 결론이 내려지자, 회장님께 남아서 교인강습을 받겠다는 답을 드렸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 강습에 필요한 교재는 고사하고, 몇 푼 남지도 않은 체제비, 비누와 치약 등 하물며 애초에 열흘의 짐을 싸다보니 이렇다 할 여벌 옷가지조차도 없었지만 그래도 신기하게 큰 걱정은 되지 않았습니다. 결심만 서면 모든 것은 알아서 된다는 회장님의 말씀도 있었지만, 모든 번잡스런 걱정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가 있는 곳이 그 곳이었기에, 그 사실만으로도 안심이 되고 잘 해결 될 것만 같았습니다.

달라진 일정으로 인해 죄송한 마음에 곧 부모님께도 전화를 드렸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런 체류결정에 대한 걱정은 커녕, 오히려 더 기뻐하시며 흔쾌히 나머지 교인강습에 필요한 준비를 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갑작스런 결정이라서 한국에서 수료한 3개월 강습수료증의 원본을 본부에 제출하기 위해 가져와야 하는 등 다른 여타 준비해야하는 것들이 많아서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강습에 필요한 수순이 잘 마무리 하고 입소하는 수호도 받았습니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어렵사리 시작한 교인강습이지만, 막상 시작하고자 마음먹으니 다른 한편으로 이번이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솔직히 몇 해 전부터 개인적으로 취업과 오랜 기간 동안 계속해오던 공부 등으로 상급교회 참배를 비롯하여 여러 행사에도 뜸해지고 나름 신앙생활의 전반에 있어 나태해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조석근행을 비롯하여 월차제등 집에서는 매일 빠지지 않고 있었지만, 신앙에 대한 생각과 결심들로 행동하는 신앙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안일해짐을 스스로 느끼고 있었던 기간을 보내고 있었던 셈입니다. 더불어 하던 공부에도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서 이런 고민들이 복합적으로 섞이다보니, 오늘도 열심히 신앙한줄기를 위해 평생을 걸어오신 부모님께는 죄송한 이야기지만, 신앙에 대한 회의감마저도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기회로 나에게 주어진 이 강습이 나약해지고 물러진 저의 모습에 담금질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고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강습을 받는 동안 저의 예상과는 달리, 하루하루가 지남에 따라 배움은 고사하고 오히려 저 스스로가 부끄러워지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부모님께서 주신 은덕에 해당하는 소위 모태신앙으로 자연스럽게 신앙과 가까워졌고, 결코 적지만은 않은 시간동안 신앙생활을 보아오고 배워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수업을 듣다 보니 평소에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우리 교()에 대해 많이 모르고 있었고, 간단한 기초교리에 대해 이해 못하는 스스로 완전 까막눈 신앙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첫 수업시간부터 금방 밑천이 들어났고, 이런 모습은 갈수록 스스로를 참으로 부끄럽게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교전이나 교조전은 고사하고 평소에 친필도 가까이 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남기신 깊은 의도와 가르침이 가까이 있다고 한들, 진정으로 배우려고 하는 자세도, 의지도 없고 하물며 가까이 있어도 제 스스로 곁에 두지 않고 있었다는 부끄러움이 자주 일었습니다. 이렇게 빈 독 마냥 텅 비운 채 신앙을 하였으니, 결국 강의 도중 선생님들께서 쉬이 던지시는 말 한마디나 말씀 한 구절에도 저에게는 화두가 되어서 스스로 물음에 대한 갈피도 못 잡고 답도 못 찾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고민과 사색을 통해 만들어진 훌륭한 강의를 해주신 선생님들과 신앙의 연륜이 많은 동기님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눈 덕분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공허를 채울 수 있었고, 많이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의시간 이외에도 되돌아보기 시간이나 비는 시간을 통해 강습동기분들과 서로 고민이 되는 부분과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숨김없이 공유하다보니 강의와는 다르게 또 다른 배움의 장이 되었습니다.

터전에서의 강습기간동안 부족하지만 반장을 맡았고, 기상부터 저녁취침까지 빈틈없이 짜여진 일과이다 보니 바쁘고 쉴 틈 없이 지나가서 숙소에서 취침방송과 함께 이불속에 들어가면 곧 잠들어버리기 일쑤일 만큼 피곤하고 그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 버린 듯 하지만 돌이켜보면 참으로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강습을 마치고 스스로를 돌아보자면, 단지 제가 교인강습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그 사실만으로는 거창하게 교인 아무개가 되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한 사람의 용재로서 거기에 걸맞은 마음과 의지를 저에게 심어준 것 같아 이것만으로도 좋은 가르침이었다고 봅니다.

거기에 더해서 이번 교인강습만큼이나 저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온 것이 바로 앞서 받은 수훈의리였습니다. 교인강습에서 또한 무수히 들었던 수호의 이야기들 속에서는 물론, 교조님 생시의 말씀들에서 보여주신 가르침 역시 수훈의리에 관한 것이 많았습니다. 별석을 받기 전까지, 그리고 별석을 받은 후 수훈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일변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교인강습을 마친 후에는 수훈에 관해서 더욱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막연히 저와는 멀리 동떨어져있고 상관없는 가르침이라고만 여겼으나 이제는 한결 가까이에서 그 가르침의 소중함을 이해할 수 있고 내 스스로가 수훈을 전할 수 있다는 것에 솔직히 자긍심마저도 느낍니다.

이미 첫 수훈을 가장 가깝고 가장 수호를 받았으면 하는 이에게 온 정성을 다해 내렸고, 아직도 그때의 그 떨림과 낯설고 동시에 온 몸이 무거워지고 숙연해짐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만 바란다면 부디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다른 분들께 수훈을 아낌없이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드는 생각이 비록 지금이야 마음을 굳게 먹고 그곳에서 배우고 느낀 것들을 무사히 한 톨도 안 흘리고 고스란히 품에 담아왔음을 감사히 여기며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이런 마음가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비록 아직은 제가 안고 있는 삶이 무거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하지만 교리에 대한 이해와 여러 깨우침을 가슴에 채워 다른 분들에게 바르게전할 수 있도록 매일 조금이라도 배우고 익히겠노라 스스로 다짐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강습기간동안 무사히 그리고 즐겁게 수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선생님들과 동기님들께도 못 다한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여러모로 이번 강습기간동안 맛있는 다과를 무수히도(?) 사다주셨던 담임선생님이신 고성회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배운 깨우침과 하루하루 줄기차게 했던 반성들을 잊지 않도록 곱씹어서 앞으로도 보다 나은 모습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역시 아직은 어린 용재이다 보니 교회보에 교인강습을 받고 와서 이렇게 글을 적는 것만으로도 참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어렵사리 품에 안아온 그 가르침을 마음이 커지고 튼튼해질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는 치기어린 결심정도로만 봐주셔도 좋겠습니다.

하여 이제 새해입니다. 준비, ! 하고 제가 부지런히 달려 볼테니 앞서 가시면서 잘 따라오는지 지켜봐주십시오. 모쪼록 고성교회 식구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강습동기분께서 자주 하신 말씀이라 마음에 남아 제목으로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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