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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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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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쓸면서

최진만

 

지구별 한 쪽 눈동자 같은

캠퍼스는 이미 깨여 있었다.

비둘기는 아침 요기로 모이를 줍고

마당을 쓸며 쓰레기를 줍는 나는 끈기 없은

보리쌀 몇 되 박 품 삵이지만,

보리밥도 건강식이라 행복 인 냥 하여

눈치 챈 햇살도 마당을 쓴다.

 

잘 생긴 부도(溥屠) 탑 아래

경계석을 넘은 웃자란 잔디 싹을

조심스레 뜯어낼 때마다, 나는

보도블록 틈 사이로

밟히고 밟힌 낮은 풀들을 보다가

문득 어느 스님 말씀 같아 되돌아 생각는다.

 

캠퍼스 벤치에 무심히 앉은 나 닮은

저 늙은이 세월을 낚다,

마당을 쓰는 나를 물끄러미 본다.

순하게 풀린 흰 눈동자

눈의 총기가 살아 있은 한, 마당을 쓰는

내가 참 부럽기도 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