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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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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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박혜경(진홍교회)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안부를 여쭤봅니다.

다들 건강은 어떠신지요?

그동안 나를 둘러싼 모든 주변의 것들이 당연하다 여기며 감사함을 모르고 지냈던 것 같습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었을 때야 우리는 그 감사함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얻은 것이 있다면 그동안 뜸~~했던 지인들이나 친척들에게 그 전보다는 더 연락을 많이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안 그럴 때도 있지만요.^^

 

요즘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다들 학교에 안 가고 집에서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니 지금까지의 가정의 모습 하고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지 않나요?

저는 처음 한 달은 정말 그동안 엄마 노릇 못 한 거 한번 잘해 보자!!’ 하는 굳은 의지로 가족들을 위해 식사 준비를 하고 그동안 못 했던 것들도 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이제야 나는 주부였구나?’ 하는 자각을 하게 되었고요. 그동안은 뭐 옆집 아줌마 정도???

바쁘다는 핑계로 그리고 급식이라는 제도를 통해 아이들이 집에서 거의 밥을 하루 한 끼 정도만 해결하고, 그것도 아침은 반찬도 안 먹고 최대한 간단히 준비하다 보니 별로 음식 할 일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죽했으면 저희는 820분에 집을 나가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방학일 때는 9시 정도에 일어나기도 하고, 고등학생은 10시에도 일어나서 정말 밥 한 끼를 못 해주고 방학을 마친 때도 있었습니다. 그게 너무 미안해서 아이들에게,

엄마가 밥도 제대로 못 차려주고 너희들만 알아서 해결(?)하도록 해서 미안해.” 했더니, 초등학생이던 아들이 말하기를

엄마, 우리는 알아서 먹을 테니까 아빠 엄마나 밖에서 맛있는 거 잘 챙겨 드세요.”라고 얘기하는데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다가 갑자기 시간이 많이 남아도니까 처음에는 가족들 식사 시간에 신경 쓴다고 열심히 하다가 요즘에는 그 기간이 길어지니까 슬슬 제 본성이 나타나서 이제는 하루 세끼를 밥 먹지 말고 한 끼는 밀가루 음식으로 하자며 또 잔꾀를 부리는 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생각해보니 그동안 급식소 덕분에 내가 참 편한 생활을 했구나! 하는 생각에 급식 담당하시는 분들의 감사함을 느껴 봅니다. 4명 먹을 것 준비하는 데도 힘들다고 난린데, 그 많은 인원의 식사 준비는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그리고 수련회 때도 저는 아이들 담임을 맡아서 그거 한다고 목이 쉬었다, 애들하고 같이 지내려니 몸살이 다 난다고 생색만 냈었지, 식당에는 거의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나만 힘들다고 생각했던 것이 참 부끄럽고 죄송했습니다. 다음 수련회에는 조금이라도 식당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마음을 내어 보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로 좋은 점은,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가지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같이 TV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서 보고는 (우리 집은 TV가 없어서 드라마나 좋은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서 봅니다.) 감명 받고, 박수를 치고 같이 노래도 따라 부르고, 흥에 겨운 엄마는 재미있다며 가수들의 율동도 따라 해 보며 지내는 황금 같던 선물의 시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재미있게 보고 있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영상을 같이 공유를 하게 되어 가족끼리의 친목은 더 다져진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어린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애들이 집에만 있으며 엄마의 관리 감독하에 지내다 보니 인터넷 쇼핑몰에 회초리가 품절 되었다는 웃지 못할 일도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하하. , 새로운 유행어도 생겨나서 아이들에게 뭐라도 하라고 하면 이 시국에?”라고 말하는 게 유행이랍니다. 모든 대답이 이 시국에?”라고 하면 할 말이 없어진답니다. 여러분들도 아이들의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난감하다면 그 말을 한 번 써먹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안 좋은 점은, 확진자들이 가장 힘들겠지요. 아무리 우리가 힘들겠다, 고생한다고 하지만,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그것을 알지 못하기에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몇십 배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의료진들의 고생도 있겠지요. 나와 상관없지만, 자원해서 봉사활동을 하러 간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TV를 통해서만 보니까 정말 우리 주변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나? 하는 직접 와 닿지 않은 모습을 보며 놀라기도 하고 마음 아파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위험 지역인 대구에 친정이 있어서 더욱 친정엄마를 볼 수 없어서 저는 더 슬픈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상급이 고성이라 고성교회에 가면 월차제날 엄마를 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지금은 그럴 수 없으니 더 마음이 애틋합니다. 내가 가고 싶은 곳, 행동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는 것이 이렇게 감사하게 느껴질 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당연하다고 느낀 모든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감사함을 느끼고 다시 나에게 그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더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자면, 저희 아이 둘 중에, 하나는 방학이 되면 개학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애는 선생님과 친구들과 하는 학교생활이 그렇게 좋답니다. 그런데, 개학이 연기되면서 집에서 혼자 공부를 하다 보니 그게 또 마음에 드나 봅니다. , 한 아이는 놀기 좋아하고 먹을 것과 컴퓨터 게임과 폰만 있으면 세상 부럽지 않은 아이인데 지금은 학교가 가고 싶어서 난리입니다. 왜냐하면, 온라인 수업하며 숙제할 것이 많아서 놀 수 없으니 힘들어서 학교 가고 싶다는 말을 다 합니다. 이 아이에게 학교는 노는 곳이었나 봅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합니다.

 

그리고, 학원이나 가게를 하는 분들은 경제적인 타격이 크다고 들었습니다. 교회도 다들 그렇겠지요? 코로나바이러스가 해결되더라도 아마 앞으로는 예전의 경제적인 모습은 보기 힘들다고 하는데 다들 어려웠던 시기를 생각하며 앞으로도 아끼고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불필요하게 너무 다른 사람과 연결되지 않도록 하는 생활 습관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너무 남에게 간섭하고 했던 습관들이 이제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그 관심들을 우리 가족으로 방향을 바꿔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정이 최고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들은 이야기인데, 우리들이 교조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고 공기는 흘러가고 있지만, 우리들의 들숨, 날숨이 이어지고 지구가 움직이는 것을 생각해보면, 같은 공간에 있지 않고, 같은 시대에 있지 않더라도 그분의, 그때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고 어느 과학자가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우리도 정말 교조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숨을 들이쉬고, 내 쉬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새로이 느끼는 이때에 위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버이신님의 수호를 느껴 보고, 교조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번 일들이 하루빨리 해결되어 다시 회사가 돌아가고, 가게가 잘 되고, 학교가 개학을 해서 다시 활기차게 돌아간다면 요즘에 느끼는 모든 일을 잃어버리지 않고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반드시 마디에서 싹이 틀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금방 잊어버리고는 다시 예전처럼 방탕한 생활을 하고 낭비를 한다면 우리는 어떤 마디를 다시 만나게 될지 모릅니다.

우리 모두 힘을 내어 이 위기를 슬기롭게 잘 이겨내 봅시다.

어느 광고 문구처럼 위기를 기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