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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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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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글

키우면 자란다. 키우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다.’

박 혜경(진홍교회)

 

제가 막 결혼을 해서 신혼일 때, 그 때부터 소년회 근행총회를 시작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이 마산에 속해 있어서 진홍교회에서 마산지역 아이들과 용재 선생님들이 모여 근행연습을 했습니다. 그 때 초등 1학년만 4명인데 다 남자아이들이었습니다. 애들이 모이면 교회 건물 자체가 흔들릴 정도로 정말 장난꾸러기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과자를 먹을 때 신전 바닥에 아무 그릇도 없이 과자를 부어서 그걸 주워 먹기도 했고, 우리가 식사 준비를 하는 동안 교회 피리로 칼싸움을 하다가 피리를 부러뜨린 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털이 많이 난 큰 강아지 인형의 털을 밤새 빗어주는 친절함(?)으로 인형 털이 날려 한 달 정도를 고생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제 아이가 없어서 그런지 행동 하나하나가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처음에는 교회에서 낮에 하루 정도를 연습하던 것이 차츰차츰 지나서는 하룻밤 자면서 연습을 하기도 하였고, 그러면서 아이들과 우리는 보이지 않는 끈끈한 정이라는 연결고리가 생긴 것 같습니다.

 

그 아이들이 차츰차츰 커 나가고 한번 씩 수련회나 고성교회에서 보이면 늘 느낌이 남달랐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키운 것도 아닌데 애들이 볼 때마다 이렇게 컸구나!’하고 뿌듯해지기도 하고, 좀 컸다고 부끄러워 인사도 못 하고 쭈뼛거리는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고등학생이 되고나서는 각자 공부에, 학교일에 자주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언제 컸는지 대학부가 되어 중·고등학생들을 인솔하는 모습을 보며 대견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직장에 취직을 하여 휴가기간 동안 잠시 짬을 내어 후배들도 보러오고, 교회에도 참배하러 왔다며 고성교회에 찾아온 청년을 보고 놀랐습니다. 제 기억 속에는 아직 초등학생 때의 장난꾸러기 모습이 남아있는데, 어느새 자라 훌륭한 사회인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는 이제 더 이상 아이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우리 교회에서 즐겁게 놀았다는 이야기도 하고, 여러 이야기를 하며 우리 기억 속에 남아있던 소중한 일들이 우리만이 아닌 모두들의 기억 속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구나!’하는 생각도 들고, 이렇게 키워주신 어버이신님의 수호에 감사했습니다.

 

요즘 들어 한 사람을 전도하여 이 길로 인도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린 자녀나 손자 손녀를 교회로 데려오기는 생각보다 쉽습니다. 우리에겐 어버이신님이라는 든든한 백이 있지 않습니까? 어버이신님께 자녀나 손자, 손녀를 교회에 데리고 갈 수 있도록 진실로 기원을 드린다면 어버이신님은 아마도 기쁘게 우리의 기원을 받아 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우리 용재들이 교회에 끊어지지 않게 계속 이어주어야 하지 한 · 두번 끊어지다 보면 차차 교회로 찾아오는 발길이 끊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든 끊어지지 않도록 계속 이어주는 것이 우리들 어른들이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번 수련회에도 할머니들이 손자 손녀를 데리고 많이들 오셨습니다. 아이들 뒤를 따라다니며 같이 프로그램에 참가도 하고, 신나는 물놀이도 가서 아이들이 노는 건지 할머니들이 놀러 오신건지 모를 정도로 아이들과 정말 즐겁게 웃으시는 모습에 저희들도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헤어질 때는 다음 수련회에도 또 오고 싶다고 다짐을 하며 가는 유치부를 보며 정말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

 

수련회나 소년회 총회 때가 되면 오는 아이들은 계속 오는데, 한 번도 참가하지 않은 아이들은 데리고 오기 힘들다고 하실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속에는 내가 정말 이 아이를 데리고 오기위해 신님께 얼마나 정성을 들였을지 생각을 해 봤으면 합니다. 혹시 우리들 마음이 아직 확신이 없어서 재미없으면 어쩌지, 며느리가 싫어하면 어쩌지…….’ 하고 먼저 포기해 버리지는 않는지 한번쯤은 생각을 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든 일들이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어버이신님의 수호로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아 자아, 키우면 자란다. 키우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다. 가벼운 리가 아니야. (1890. 6. 12)

 

키우면 자란다. 키우는 것은 정성, 정성은 수리, 수리는 거름.

(1890.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