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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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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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경지수 10

 

지난 여름에 받은 선물

 

박지수

 

평소에 무척이나 존경하던 선생님 내외분이 여름휴가에 우리 집으로 오셨다. 먼저 한 분이 오셔서 마음맑히는 단식모임에 참가하셔서 도와주시고 명상춤을 가르쳐 주셨다. 그 분으로 말미암아 단식모임이 정말 아름답고 깊은 영성에 도달하는 몸과 마음에 휴식, 그리고 귀한 내 마음만나기 시간이 되었다. 단식이 끝나고 다음날 합류하신 분과 45일 귀중한 휴가를 함께 보냈다. 그러면서 그 분들의 행동거지, 말씀과 표정에서 정말 인간의 향기랄까? 인간다운 품위란 것이 어떤 것인가를 흠뻑 온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선생님 말씀 중에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예전에는 집에 손님이 오시면 아이들에게 수발을 들도록 시켰어요. 손님이 세수하실 물을 대야에 떠서 갖다드린다든지, 수건을 들고 세수를 마치기를 기다린다든지, 이부자리를 펴는 것들을 아이들에게 가르쳤죠. 시중들면서 아이는 그 손님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며 배우는 거예요. 아주 품위있게 행동하시는 분이 계시고 좀 경박스런 분도 물론 계셨죠. 제가 어릴 때에도 사랑채에 손님이 오시면 할아버지께서 언제나 손님 수발을 시키셨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그것이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었구나 싶어요.”하셨다.

나는 어릴 때 평범한 농촌에서 평범한 부모 아래 자라서 그런지 그런 경험이 없어서 몰랐다. 듣고 보니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경험이 많으신 선생님이 부러웠다. 그래서 저렇게 훌륭한 분이 될 수 있었을까혼자 생각하며 이 곳에 늘 놀러오는 꼬맹이 셋에게 훌륭하신 선생님을 뵙고 이야기라도 들을 기회를 주고 싶었다. 이런 만남이 아이들 앞날에 좋은 동기유발이나 자극이 돼서 결국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게 하지 않을까? 물론 요즘에야 손님 수발을 들 기회가 없고 집안 환경도 전혀 아니지만 뵙고 무슨 이야기라도 듣는다면 좋겠다싶었다.

하여 선생님들께 미리 양해를 구하고 아이들이 그 전부터 해달라고 졸랐던 파자마타피를 오늘하자는 핑계로 불렀다. 올해는 아이들이 파자마파티-잠옷입고 모여서 맛있는 간식 먹으며 놀다 같이 교회에서 자는 것-하는 날을 놓쳐서 다른 아이들만 했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가시기 전날 파자마파티를 준비해 주었다. 비가 오지 않으면 밖에서 모기장텐트를 치고 밤하늘의 별과 달을 보며 비박을 하고, 비가 오면 신전에서 모기장을 친 다음 간식을 준비해 주는 것이 파자마파티의 준비물이다. 거기다가 아이들은 나름대로 그림도 그리고, 풍선도 불어서 장식하기도 한다.

아이들에게도 미리 우리가 아주 존경하는 훌륭하신 선생님 두 분이 오셨어. 너희가 궁금한 거 있으면 여쭤도 보고 좋은 이야기도 듣고 싸인도 받아라.”고 했더니 아주 신나했다.

약속한 시간이 되니 아이들이 숨차게 달려왔다. 큰 절로 공손히 인사를 시켰더니 부끄러워하는 기색들이 역력하다. “애들아, 너희들 여기 훌륭하신 선생님들께 고적대하면서 갈고 닦은 멋진 피페 연주를 선물로 들려드리면 어떻겠니?” 하자 ! 좋아요!!” 대답을 합창하며 단숨에 다시 집으로 달려가서 피페를 가지고 돌아왔다. 잠시 숨을 돌려 연주를 시작하는 아이들 얼굴엔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 세 곡을 연주하고 앵콜을 외치자 두 곡을 더 연주하면서 자기들끼리 야아. 우리 대단하다. 이런 영광스런 일이!!!.... 저렇게 훌륭하신 분 앞에서 발표를 하다니 우리는 정말 운이 좋은 아이들이야.”하며 나름대로 감동에 겨운 얼굴로 소곤거렸다. 선생님들도 아주 기특해 하시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고 그런 모습을 보는 우리도 무척이나 흐뭇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꿈이 뭐냐고 묻자 저는 교회 선생님요.” “저는 의사요!” “저는 만화가가 될 거예요.”란다. 아이들의 꿈에 맞춰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그렇게 꼭 될 거라고 축원을 해 주셨다. 파자마 파티가 시작되고 아이들이 선생님 두 분을 모기장 안으로 초대를 하여 간식을 권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수수께끼를 내고 맞추기 하는 놀이를 한 시간 가량 하였다. 평소 지론 따라 그런지 고맙게도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잘 어울리셨다. 부엌에서 뒷정리를 하고 있는 내게 아이들이 달려와 선생님! 저 선생님들 대단해요! 수수께끼 10개를 다 맞췄어요! 진짜 대단하죠?”라고 놀라운 듯이 말했다. “그렇지. 대단하신 분들이지. 그러니까 대학교수님이잖아! 선생님을 따르는 제자만 해도 3천명이 넘을 걸!” 눈이 휘둥그레진 아이들이 합창으로 네에? 3천명이나요?” “진짜 대단하다. 그치?” “그러니까 훌륭하시고 위대하신 거지!”하며 서로 놀라움을 나누는 아이들!! 참으로 귀여운 녀석들이다.

아이들은 그런 신나고 기쁜 감동을 칠판에다 이렇게 써 놓았다.

[위대한 분이 오셨다. 우리 스승님!! 제자로 받아줘잉!!^*^]

다음날 아침 근행 후 느긋하게 새벽 산책을 다녀오니 이제야 아이들은 부스럭거리며 일어났다. 아이들은 세수를 하고 어린이 근행을 올렸다. 평소에는 좌근만 올리고 손춤을 힘들다며 하기 싫다고 투정부리던 아이들이 선생님이 보고 계시니 자랑하고픈 맘에 먼저 팔수까지 할 거라고 한다. 자랑스럽게 저희들끼리 역할을 정하고 빈자리를 우리가 채워서 근행을 올렸다. 평소와는 달리 아주 열심히 정성껏 근행을 올리는 아이들을 보고 계시던 선생님은 아이들과 함께 당신께서도 처음이라 서툴지만 팔수 손춤을 따라 추셨다. 그리고 근행 후에 근행 올리는 모습에 대해 칭찬과 감탄을 아끼지 않으셨다. 아마도 이렇게 정성스럽게 올린 근행은 아이들에게도 드문 일일 게다.

아침밥을 먹고 나더니 아이들은 예쁜 종이를 내놓으란다. 그 예쁜 종이를 한 장씩 들고 선생님들께 다가가 자신에게 주는 좋은 말씀과 싸인을 받았다. 주소와 홈페이지주소도 받고 선생님들께 편지할 거라고 다짐하였다. 선생님도 편지 답장 쓰마.” 약속하시고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아이들은 내년에도 오실 거예요?” “내년에도 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년에도 오세요. 기다릴게요!”하는 말들로 아쉬움을 표현했다. 아이들은 떠나는 선생님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밖으로 나와서 오래 손을 흔들었고 선생님들도 오래 손을 흔드셨다.

이런 경험이 앞으로 이 아이들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확실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훌륭한 분들을 뵙게 되면 그 분을 닮고자하는 열망을 가지게 되고 그 분의 행동거지나 말투, 생각을 본 따게 되는 걸 생각해 보면 아마도 이 아이들도 이 세상을 더 평화롭고 아름답게 하는데 유익한 씨앗 하나는 얻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생각에 미치자 흐뭇하고 더 행복해졌다.

우리 역시 단식모임을 마치고 나니 어버이신님이 등을 두드리시며 수고 많았다. , 너희가 평소에 존경하여 뵙고 싶어 하던 분들을 선물로 보내주마!”하며 두 분 선생님을 세트로 보내 주신 것 같았다. 지난 45일 동안 부부이신 두 분을 가까이 모시고 지내면서 정말이지 제대로 된 인간의 향기에 흠뻑 젖어 여름 한 때를 지냈다는 느낌이 들었다.

교조전일화편에 보면 많은 아이들이 부모를 따라서 교조님을 뵈었던 그 짧은 경험으로 이 길을 걷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물론 어른도 마찬가지이다. 교조님을 뵙는 것만으로도 아무런 말이 필요 없어지고 그동안 가졌던 모든 의문이나 괴로움이 다 사라져 그저 말할 수 없는 감동과 형언할 수 없는 숭고한 생각에 사로잡혔다는 이야기나, 교조님 음성을 듣는 순간 신비로운 가운데 그립고 반가워 어디까지라도 따라가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지 않던가? 우리들 역시 실제로 교조님을 뵌 것은 아니지만 그런 교조님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사모하며 본 받는 길로 나아가고자 이 길을 가는 것도 다 그런 종류가 아닐까?

보는 것만으로도 평화와 행복을 느끼게 하셨던 교조님! 이 길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스승이시고 모본이신 교조님 본길을 조금 더 충실히 따르고자 다시 마음을 다져본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교조님 이야기를 더 많이 전해 아이들 품성이 교조님 모본 닮아서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주변에 행복을 주는 사람으로 자라나게 하고 싶다.

* 물론 요즘에는 집에 손님을 청하는 일이 거의 없어 손님 수발을 들게 할 기회가 없어졌다. 설사 손님이 집에 오더라도 귀찮다고 아이를 밖으로 내 보내거나 자기 방으로 몰아넣어서 접촉할 기회조차 차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들은 귀가 아프고 입이 닳도록 가족의 가치에 대해 떠들어 대지만 정작 아이들은 하루 종일 어린이 집이나 학교, 그리고 학원으로 내몰아 어른들 세계 속에서 따로 떼어 놓는다. 그로 인해 아이들은 심한 소외감으로 좌절을 겪고, 우울하거나 분노를 속으로 삼키고 있다. 그 때문에 가족 사이에는 어른들과 아이들이 소통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좀체 대화다운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런 까닭에 어른들이 가진 넓은 지식과 깊은 지혜를 아이들에게 전할 기회가 사라지고,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진취적인 기상과 발랄한 기운을 발산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