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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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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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하나 43

여덟가지 티끌과 마음청소 30

 

이 시 중

6. 분노()

기본설명에서

분노란, 제멋대로 하려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화가 나는 것은 마음이 맑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남이 나쁜 말을 했다하여 화를 내고, 누가 어떻게 했다하여 화를 내는 것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며 남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화를 내지 말고 하늘의 리에 맞추도록 해야겠습니다. 급한 성미와 신경질은 자신의 덕을 잃게 할 뿐만 아니라,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고 나옵니다.

 

평소에 짜증이 나고 화가 날 일이 많죠. 아주 사소한 일상생활에서부터 인재(人災)로 인한 대형사고에 이르기까지 안팎으로 화가 나는 일, 화 낼 상황들이 많습니다.

배고플 때 밥 빨리 차리지 않는다고 아내한테 화가 나고, 빨래 갤 때 도와주지 않는 남편한테 화가 나고, 열심히 청소했는데 어지르는 아이를 봐도 화가 치밉니다. 자존심 건드리는 친구 때문에 치를 떨고, 자기를 이용해 먹는 동료 때문에 분함을 삭히지 못하고, 기득권을 옹호하고 감싸는 기업주나 정부의 태도에 데모를 하고, 아래 것들이 말 안 듣는다고 공권력을 함부로 이용하고, 종교간 국가간 갈등으로 테러와 분쟁 전쟁이 끊이지 않습니다.

다양한 의견들이 자유로이 분출하는 이 시대! 이것이 제대로 다스려지지 않아 어쩌면 분노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더군다나 대중매체나 인터넷의 발달로 온갖 풍문과 폭로와 정화되지 않는 정보가 넘쳐나면서 스트레스에 과잉 노출되어 직·간접의 분노 폭력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화가 난다고 성질대로 확 해버린다면 집에서나 밖에서나 이 세상 어디에도 평화는 사라지고 그대로 아수라장이 되고 맙니다. 이래 가지고는 살맛이 나지 않고 불안하고 겁나는 세상이 되고 맙니다.

그럼, 어떤 경우에 분노가 일어나는가, 그 결과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며, 어떻게 분노를 다스려가야 할지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합니다.

 

1) 왜 분노가 일어나는가

똑같은 상황을 두고도 화를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화를 내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화를 달고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온갖 이유를 둘러대며 화를 내지요. 마치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술을 먹기 위해 온갖 핑계를 대면서 술을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기분이 좋아서 마시고, 나빠서 마시고, 날씨가 꿀꿀해서 마시고, 안주가 좋아서 마시고, 친구를 만나서 마시고, 헤어져서 마시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런 저런 이유를 끊임없이 갖다 붙이며 마실 궁리를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런 이유들을 갖다 대어도 술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면 한다고 화를 내고, 안 하면 안 한다고 화를 냅니다. 일을 시키면 시킨다고 화를 내고, 쉬어라 하면 일거리를 안 준다고 화를 냅니다. 온갖 이유를 다 대어서 화를 냅니다. 자잘한 짜증 불평에서부터 발끈하는 화에 불꽃과 굉음을 동반하는 극한 폭력까지 화를 달고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롭게 웃어넘기는 사람도 있지요.

그렇다면 화가 나게 하는 마음의 바탕이 무엇일까요?

 

첫째, 제멋대로 하려는 마음에서 화가 난다고 했습니다.

제멋대로라는 것은 맞추려는 마음이 없다는 뜻입니다. 비 오면 비에 맞추고, 해가 나면 해에 맞추면 됩니다. 이렇게 되면 어떠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화가 나지 않습니다. 비 오는데 굳이 날씨가 맑기를 바라고, 해가 쨍쨍거리는데 굳이 비 오기를 바라니까 화가 나는 거지요. 상대에게 맞추기보다 내 식대로 좌지우지하려니까 화가 나는 게 아닌가요.

 

둘째, 마음이 맑지 못하기 때문에 화가 난다고 했습니다.

지도말씀에

남의 말에 화를 내는데, 화가 나는 것은 마음이 맑아졌다고는 할 수 없다. 마음이 맑아지면, 남이 무어라 해도 화가 나지 않는다. 그것이 마음이 맑아진 거야. 지금까지 가르친 것은 화를 내지 않도록, 아무것도 마음에 걸지 않도록, 마음을 맑히는 가르침이야. (1887. 3. 22)

고 했습니다.

마음이 어느 정도 맑아져 있는지 알게 하는 척도가 라는 것입니다. 화가 많이 나는 것은 그만큼 마음이 맑지 못하다는 반증이라는 거죠. 마음이 맑아지면 누가 뭐라고 해도 어떤 일을 겪고 보더라도 화가 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길의 가르침이란 마음을 맑히는 가르침이니까, 즉 화가 나지 않게 하는 가르침이라는 뜻입니다. 신앙을 해나가는 가운데 1020년 연수가 쌓여도 여전히 화가 많이 일어난다면 길을 잘못 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마음을 맑혀서 어떠한 경우에서든 화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길이 지향하는 목표입니다.

어떤 상대가 자기를 화나게 만든다고 하지만 그것이 왜 내 마음에 걸리는가 하는 점입니다. 내 내면에 있는 상처나 성향 때문입니다. 즉 씨앗 혹은 인연과 동조하는 모습이죠. 똑같은 상황을 두고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 다르지 않습니까. 어떤 사람은 기뻐하는데 또 다른 사람은 화를 내고, 심지어 무덤덤한 사람도 있습니다. 마음에 쌓인 티끌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상황이 문제라기보다 내 마음의 상태, 즉 어느 정도 맑고 어두운가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하겠지요.

셋째,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고 남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는데서 화가 납니다.

원망과 분노의 공통점은 절대로 상대가 나쁘다, 단연코 상대가 틀려먹었다고 생각하는데 있습니다. 이것을 거꾸로 말하면 나는 옳고 바르다는 겁니다. 상대가 바르고 옳다라는 생각이 들면 원망도 분노도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이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서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 만큼 다양한 생각,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면서 치열하게 공방이 일어나는 거죠. 좋은 의미에서 시작한 의논이나 대화가 어느새 화로 변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각자 자기 견해를 앞세우기 때문에 충돌이 일어나고, 자기 견해가 존중받지 못하니까 화가 나고, 자기 견해가 배척당할 때는 수치심까지 일어납니다. 이것이 해소가 되지 않으면 끝내 모반이 일어나게 되는 거죠.

서로 동등한 가치를 지닌 사람임을 모르기 때문에 기득권이나 자기주장을 앞세워 남을 궁지에 몰아넣거나 아예 무시하게 되는 거죠.

친필에서 이 점을 명확히 밝혀주고 있습니다.

온 세상 사람들은 모두 형제야

남이라곤 전혀 없는 거야 13-43

이 근본을 아는 자는 없으므로

그것이 월일로서는 섭섭할 뿐이야 13-44

높은 산에서 살고 있거나 골짜기에서

살고 있거나 같은 혼인 거야 13-45

그리고 차츰차츰 쓰고 있는 도구는

모두 월일의 대물인 거야 13-46

그것을 모르고서 모두 인간마음으로는

어딘가 존비귀천이 있다고 생각해서 13-47

월일은 이 진실을 온 세상에

어떻든 명확히 알리고 싶다 13-48

이것만 명확히 알게 되면

모반의 뿌리는 끊어져 버려 13-49

 

넷째, 성질이 급하기 때문에 화가 난다고 했습니다.

상대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면 화가 줄어듭니다. 상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의 입장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내 생각으로 미리 판단하기 때문에 화가 나는 것입니다. 화부터 내면 상대는 주눅 들어 이야기를 끝까지 하지 못하고 아예 입 닫아 버립니다. 길이 막혀 충분히 소통할 수가 없게 됩니다.

화를 내는 것은 무지(無知), 우는 것은 수업(修業), 웃는 것은 깨달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의 입장이나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화가 나고, 전생인연을 모르기 때문에 화가 난다는 겁니다. 이것을 납득하게 되면 화를 낼 이유가 전혀 없지요. 이런 납득의 과정을 생략하고 성급하게 자기 성질대로 하려니까 화부터 나고 맙니다.

다섯째, 장래에 있을 좋은 것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화가 난다고 합니다.

지도말씀에

화가 날 때 모두 참회. 화가 날 때 화를 내지 않도록 참회. 좋은 것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화가 난다. 모두 참회라고 한다. (1899. 10. 2)

고 했습니다.

나중에 받게 될 좋은 것을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화가 난다는 겁니다. 화 때문에 좋은 기회, 멋진 선물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만다는 거죠. 얼마나 억울합니까? 더 멀리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항상 열려 있어야 하겠습니다.

 

여섯째, 기대가 커서 화가 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바라고 요구하고 기대하는 마음이 문제입니다. 그대로 된다면 기분이 좋겠지만 그대로 되지 못할 때는 바로 화로 돌변합니다. 그런데 누구에게 바라고 요구하고 기대합니까. 가까운 사람들이죠. 남한테는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습니다. 결국 화를 내는 대상은 바로 내 곁에 있는 가족 친지 동료들입니다. 가까이 있고 늘 함께 해야 할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주고받기가 쉽습니다.

만약에 이웃집 아이가 학교성적이 떨어져서 풀이 죽어있으면 용기를 내라고 격려합니다. 하지만 자기 아이가 성적이 떨어지면 먼저 화부터 내죠. 왜 그렇습니까. 남의 아이한테는 기대가 전혀 없는데 자기 아이한테는 바라고 요구하고 기대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가 바라고 요구하고 기대하는 만큼 해줄 사람이 이 세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있을까요. 단연코 없습니다. 그런데도 상대에게 기대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은 어리석고 불안한 일입니다. 불행을 미리 앞서서 준비하는 것 같아요.

물론 남에게만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자기한테도 내죠. 실수할 때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가차 없이 자기를 비난하고 학대하지 않습니까. 병신 같다고, 부끄럽다고, 그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느냐고.

기대를 낮추면 화도 줄어듭니다. 아무런 바람이나 기대 없이 그저 돕고 그저 사랑한다면 화낼 일도 없겠죠. 줄 게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고, 상대가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게 아닌가요? 자기 자신도 고마운 존재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낸다고 얼마나 수고 많습니까? 우리 모두는 미완성의 인간입니다. 완전한 신이 아니라 여전히 미숙하고 미숙한 인간입니다. 마음성인을 향해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 있죠. 남한테도 자기한테도 너무 엄격한 잣대, 너무 높은 기대를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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