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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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년01월]이정록의 의자 - 최진만

2014.01.03 14:22

편집실 조회 수:1326

이정록의 의자

 

최진만(시인, 부평포교소장)

 

그는 어머니가 이른 대로

마음이 쉴 수 있는 의자 몇 개를

지하철 승강장에 내놨다

정을 맞을수록 결이 좋아진다는 모서리를 세우던

의자다

이제 결 고운 의자 몇 개는

자리를 잃고 헤매는 의자와,

세상 사람들 모두 앉고도 남을

넉넉한 의자가 되었다.

 

승강장 긴 의자는

이미 한정된 자본주의

능수버들마냥 흔들리는 낮은 의자들이

서러운 실업자의 목숨처럼

쩌렁 쩌렁 레일을 울린다.

오늘도 가슴속으로 떠돌

의자 몇 개가 젊음의 이름으로

부숴지고, 의자를 잃은 주검이 긴 터널을

달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