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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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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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깨우치며 1

 

내는 만리교다

 

김덕오

 

1년여 전쯤엔가 시내에 나가 전도를 할 때 당신은 천리교가? 내는 만리교다.”라며 빈정대던 한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그 분은 무슨 일을 하시는 분인지 옷도 말쑥하게 차려입고 시내를 왔다 갔다 하시긴 해도 영 할 일 없이 다니시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제가 주로 전도 나가는 시간에만 그 분이 다니시는 시간이었던지 하여튼 자주 맞닥뜨리곤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 같으면 몇 번 빈정거리고 나면 질려서 그만할 법도 한데 그분은 제가 전도하는 옆을 지나칠 때마다 그냥 지나치는 적 없이 거의 매번 말을 한 번 꽈서 기분을 영 언짢게 해놓곤 하셨습니다. 제가 그런 분 좋으라고 전도 다니는 것도 아니고, 전도 한다고 모든 사람이 제 말을 귀담아 들어줄 거란 기대를 하는 건 아니지만, 한 번씩 그런 일이 생기면 내가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에 사기가 떨어지고 낙담이 많이 되곤 합니다.

저 같이 대범하지 못한 이에게 한 번씩만 그래도 참 견디기 어려운 일을, 같은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당하다 보니 그 할아버지가 저 멀리 지나가는 것만 봐도 기분이 영 안 좋아지곤 했습니다. 그렇게 한 번씩 당하고 나면 뒤쫓아가 분풀이도 하고 싶고, 맞대면해서 누가 옳은지 따지고 싶은 생각도 여러 번 들었습니다. 하지만, 꾹 참고 간신히 속으로 삭이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그 할아버지와 별 마찰 없이 그런 위기들(?)을 잘 참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그 분과 부딪칠 기회가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년여가 지나고 난 어느 날 부턴가 그 할아버지가 제가 하는 가게에 오시는 겁니다. 시간도 좀 지나고 전도할 때와 복장도 달라서 그런지 그분은 저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몇 달째 거의 단골이다시피 우리가게에 오곤 합니다. 아직까지 제가 그 분에게 제가 그때 그 천리교쟁이였다고 밝힐 생각은 전혀 없지만 순간 아찔한 생각도 듭니다.

만약, 그때 제가 그분에게 지기 싫은 생각에 천리교 교리 어쩌고 운운하며 조금이라도 서로 감정 상하는 행동을 했다면 제가 나름 시간을 내서 전도 다녔던 보람이 모두 사라져 버릴 뻔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그때 그렇게 행동해 버렸다면 나중에라도 우연히 제가 천리교 신앙한다는 걸 알고 나서, ‘, 저 사람이 천리교를 신앙하는 사람이였구나. 그렇게 아니꼽고 우습게만 봤더니, 실은 저렇게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게 천리교로구나.’라며 그때의 일들에 대해 후회하고 난 후 전도될지도 몰랐을 기회를 놓칠 뻔 했던 겁니다.

지난 유달강습회에서 강사님이 강조하셨던 말씀이 가슴에 깊이 와 닿아 다시 되새겨 봅니다.

전도는 상대를 가르치려는 말 보다는 내가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 ‘살며 깨우치며는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신앙이야기를 담을 새로운 코너입니다. 새로운 연재에 기대를 보내 주시고 성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누구라도 참여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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