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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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하나 41

 

여덟가지 티끌과 마음청소 28

 

이 시 중

2) 원망을 쌓게 하는 사람, 쌓는 사람

원망은 윗사람보다 아랫사람이 쌓기 쉽습니다. 밝은 사람보다 침울한 사람이 쌓기 쉽고, 마음이 강한 사람보다 여린 사람,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보다 약한 사람이 쌓기 쉽습니다. 물질이든 지위든 권력이든 가진 자보다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쌓기 쉬운 게 원망입니다. 그래서 부모보다 자식이 쌓기 쉽고, 남편보다 아내가 쌓기 쉽고, 시어머니보다 며느리가 쌓기 쉽습니다. 상급보다 산하가 쌓기 쉽고, 교회장보다 신자가 쌓기 쉽고, 사장보다 사원이 쌓기 쉽습니다. 부자보다 가난한 이가 쌓기 쉽고, 힘 있는 권력자보다 힘없는 순박한 서민이 쌓기 쉬운 게 원망입니다.

전자는 자기가 가지고 있거나 누리고 있는 것으로 쉽게 표현하지만, 후자는 자기를 표현하는데 서툴거나 강압에 눌려 제대로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전자는 마음대로 미움 분노를 쉽게 터뜨리지만 후자는 원망하는 마음을 키울 수밖에 없지요. 전자는 마음껏 휘두를 힘이 있지만 후자는 대항할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전자는 자기 스스로 미움 분노의 티끌을 쌓고 남에게는 원망하는 티끌을 쌓게 합니다. 순간 자기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을지 모르지만 결국 이중으로 티끌을 짓게 됩니다.

반면에 후자는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을 안으로 쌓아 시한폭탄을 만듭니다. 원망의 크기, 원망의 깊이, 원망의 기한 만큼이나 큰 파괴력을 가진 시한폭탄을 만듭니다. 쌓아둔 것은 언젠가 폭발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그토록 순하디 순한 사람이 물 불 가리지 않고 폭력을 휘두르고, 몇 십 년 같이 살아온 사람이 황혼 이혼을 요구하고, 그토록 충성스런 사람이 배반하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안으로 썩어문드러지거나 응어리져 딱딱하게 굳어 버리고 맙니다.

자기 스스로 원망하는 마음을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으로 하여금 원망하는 마음을 품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원망은 모든 관계를 끊게 하는 원인입니다. 원망을 지닌 사람을 탓하기보다 원망을 심어주지 않았는지 살펴볼 일입니다. 티끌은 자기가 쌓는 것 보다 오히려 쌓게 하는 쪽이 더욱 나쁜 것이지요.

 

그런데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좋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좋고 나쁜 것이 늘 따라 다닙니다. 좋은 소리도 싫은 소리도 다 들으면서 살아가게 마련입니다. 어찌 자기 좋은 것만 하고, 듣고 싶은 소리만 듣고 살겠습니까. 따져보면 무엇이 좋고 나쁜가는 속 좁은 우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사람마다 좋고 나쁜 것이 다 다르기 때문이고, 시대마다 시순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여름이면 뜨거운 태양이 쏟아지고 더러 소낙비도 내립니다. 이것으로 만물을 자라게 합니다. 곡식과 채소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풀도 자랍니다. 내가 필요하고 좋은 것만 자라는 게 아닙니다. 같이 자라는 풀의 존재를 몰라서는 안 되며, 곡식 채소와 함께 자란다고 풀을 내버려두어서도 안 됩니다. 풀을 뽑지 않으면 가을에 좋은 결실을 거둘 수가 없습니다.

풀이란 인간사에서 벌어지는 잡다한 일속에서 자라라는 원망이기도 할 겁니다.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한다지만 필연적으로 다른 측면에서는 반대하는 사람 원망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이것이 없기를 바라는 것은 뭘 모르는 소리이며, 그렇다고 그것을 방치한다는 것은 결국 일을 그르치게 하는 바탕입니다.

인정할 걸 인정해 주지 않고 대접할 걸 대접해 주지 않으면 원망하는 마음이 자라게 마련입니다.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 인정이나 대접해주지 않은 것은 물건을 사고도 값을 치루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잡초가 자라듯이 원망이 자랍니다. 여름에 곡식 채소가 자라는 속도만큼이나 풀도 무성하게 자랍니다. 원망의 크기란 인정, 대접받지 못하는 만큼 자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몇 개월 전에 어느 곳에 역사가 있었습니다. 마치 시간이 있어 히노끼싱에 참가한 한 사람을 보았습니다. 처음엔 열흘 정도 부탁받은 일이 한 달을 넘겼고, 또 다른 히노끼싱 꺼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 이렇다 할 보상이 없었습니다. 오갈 데 없는 사람 밥 먹여주고, 담배값 주고, 재워준다는 생각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히노끼싱도 좋고, 악인연을 끊는 것도 좋고, 덕을 쌓는 것도 다 좋지만, 신앙이 짧은 그에게는 무리였습니다. 그보다는 사람다운 대접을 받고, 노력에 대한 인정을 받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걸 받지 못하니 상처받습니다. ‘필요할 때 실컷 부려먹고, 필요 없을 때 내팽게친다.’며 원망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당연히 줘야 할 것을 말한다고 주고, 말하지 않는다고 주지 않는다면 필연코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결코 무리하게 큰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소하지만 놓치기 쉬운 인정과 존중받는 느낌을 바랬겠죠.

물론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소통이겠지요. 한쪽 일방에서 주장하는 생각이나 고집, 강제나 명령이 아니라 쌍방으로 교류하는 소통입니다. 서로 소통이 된다면 원망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소통의 중요한 수단이 대화와 의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좋은 일도 있고 걱정스러운 일도 있다는 것을 우선 잘 생각하지 않으면 안 돼. 모두들이 의논한 것은 아무도 원망 못할 것이다. 지금의 사정도 그와 같은 것. 무엇이건 의논하여 결정한 것은 누구에게도 거리낌 없다. (1904. 3. 29)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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