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본 사이트에는
천리교회본부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른
글쓴이의 개인적인 생각이
담길 수도 있습니다.




천리교 교회본부



cond="$

기타 연재

[175년01월]작은 이야기 1 - 정선일

2012.05.14 16:55

관리자 조회 수:2238

작은 이야기1

 

남을 도움으로서 내가 도움 받는다

 

 

정선일(산청교회장)

 

(1) 두 소녀가 바닷가에서 사이좋게 조개를 줍고 있었습니다. 문득 그들의 눈앞에 큰 조개가 하나 보였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들은 동시에 그 조개를 손으로 덮쳤습니다. 두 소녀는 서로 자기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주장이 강한 소녀가 조개를 차지했습니다. 그러자 조개를 빼앗긴 소녀는 마음이 언짢았습니다.

두 소녀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헤어져 조개를 주웠습니다. 그런데 조개를 빼앗겼던 소녀는 뜻하지 않게 값진 진주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그 진주를 얼른 품속에 감추었습니다. 그의 마음은 완전히 풀렸습니다.

그는 다시금 자기 친구 옆으로 다가가서 다정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조개 줍기를 계속했습니다. 그들 앞에 또 큰 조개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저들은 이전처럼 다투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진주를 가진 소녀가 기꺼이 양보했기 때문입니다.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양보할 줄 아는 자가 가진 자라는 사실 말입니다. 비록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라도 양보할 줄 모르는 자는 가난한 자이고, 가진 것은 없어도 양보할 줄 아는 사람은 이미 부유한 자입니다. 그 마음에 가진 것이 있는 사람은 남을 배려할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의 소유자가 되는 거지요. 그렇지만 남보다 많이 가지고도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 있고 없어도 부자로 사는 사람이 있는 것은 모두 각자의 마음에 달려 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아야 하겠습니다.

 

(2) 또 한 가지 얘기가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행 비행기 안에서 백인 중년 여성이 소리쳤습니다. “이봐요, 스튜어디스! 나 자리 바꿔줘요!” “무슨 일 있으세요?” “이봐요, 보면 몰라요. 이 흑인 옆에는 앉고 싶지 않단 말예요. 불쾌해요!” 여자 옆에는 흑인 남성이 곤혹스런 얼굴로 앉아 있었습니다. “손님,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비어있는 자리를 확인하고 오겠습니다.” 스튜어디스는 빠른 걸음으로 사라지고 주위 승객들은 수런수런 불안한 마음으로 앉아있었습니다.

잠시 후 스튜어디스가 돌아왔습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국빈이 앉는 퍼스트클래스에 다행히 빈자리가 하나 있으니 그 쪽으로 모시겠습니다. 본래 이런 일은 할 수 없습니다만, 옆자리 손님이 확실히 불쾌한 손님인 것 같다며 기장님이 특별히 허락하셨습니다.

백인 여성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스튜어디스가 말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손님! 기장님께서 흑인 손님을 모셔오라 하셨습니다!” 백인 여성은 얼굴이 빨개졌고 주위 승객들은 웃는 얼굴로 흑인 남성을 배웅했습니다.

지나간 한 해를 돌이켜 보니 어버이신님의 수호가 너무나 큽니다. 저같이 부족한 사람이 지난 한 해에도 큰 무리 없이 교회생활을 해 낼 수 있었던 것도 전적으로 어버이신님의 수호였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양한 직업, 개성, 성품, 지적능력, 배경, 경제능력, 환경, 나이, 가치관, 꿈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한 해를 살아왔다는 것이 어쩌면 기적과도 같다고 생각이 됩니다.

 

한 해 동안에도 교회 안팎으로 여러 가지 일들과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교신자 한 사람 한사람, (신상과 사정으로) 마음이 상했던 일들이 모두 아픔으로 기억될 지 모르겠지만 모든 신자들이 겪는 사건(신상과 사정들) 하나하나가 교회장의 또 다른 아픔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한 가지 한 가지를 되돌아보는 순간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을 것입니다. 갈등이 커져 얼마든지 상처를 남길 수 있었던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방에게 양보하여 어려운 사정이 될 수 있었던 것을 지혜롭게 대처하여 주변 사람들을 모두 편하게 해 주었던 사람들의 얼굴입니다. 그 분들이 없었다면 저의 교회생활은 엉망이 되어버리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과 함께 교회에 이바지 할 수 있게 해 주신 어버이신님의 수호가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꽤 성질 있는 사람인데 잘도 참아주셨습니다. 특히 저에게 눈감아주시고, 덮어주시고, 참아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어버이신님께서 그 분들에게 저를 귀엽게 여겨줄 수 있는 마음을 주신 것이죠. 그저 감사할 것밖에 없습니다.

어버이신님께서 특별히 새해에는 그 분들처럼 남을 위해 기꺼이 나를 버릴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큰 수호를 받을 수 있도록 기원합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켜주신 고마운 분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을 퍼스트클래스 좌석에 앉혀주시기를 간절히 기원 드립니다.

 

* 정선일선생께서 새해부터 작은 이야기라는 꼭지로 연재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깊은 애정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