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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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년04월][여는글]독백 - 박종원

2012.05.14 16:21

관리자 조회 수:2073

독 백 (獨白: 모놀로그)

 

박 종 원

 

파릇파릇 연둣빛으로 단장하여 드러낸 봄의 전령들이 신님으로부터 받은 수호에 힘입어 저마다 그 자태를 뽐내는데 엊그제 내린 비로 대지는 물큰한 기운 솟고 갖가지의 꽃과 초목이 봄의 향연을 시작한 듯 꽃나비들 분분하다.

 

열 가지의 수호(十全守護)로 입은 혜택이 이렇듯 잊지 않고 살포시 눈앞에 펼쳐지는데 내 나이 인생 60의 고개를 지났으니 만 가지 감회가 일희일비 교차하는구나.

그동안 무엇을 했을꼬?

 

누구나 개인의 역사(歷史)가 있는 법

뒤돌아보니 미완(未完)과 불비(不備)의 나로 오늘 여기에 서 있는데 희끗희끗 반백의 머리엔 세월만 지나쳤지 손에 집히는 게 없는 듯하다.

 

고희(古稀:나이 70)에서 뒤돌아보면 이순(耳順:나이 60)도 철부지라더니 60을 지난 나이에도 욕심과 탐만 앞섰지 제대로 해 놓은 것 없고, 교만과 인색은 한량없어 콧대만 우뚝하여 남이 알아주지도 않는 주제넘기만 했구나!

 

()은 얇아 왜소한 몸이 정답이라 전혀 볼품이 없어 아무리 꽃단장해도 태()가 나지 않는다. ()을 추구하며 삶의 가치에 매달려 지나쳐 온 일상(日常)들이 흐르는 세월에 묻혀 주름의 나이테로 선명한데 .

 

표정이라도 고쳐 남이 쳐다보는 괴로움 덜게 하고 조그마한 덕이라도 만들까 하여 매일같이 거울 보며 연필 입에 물고 스마일하고 외치지만 입꼬리가 내려감은 나이 탓만 할 수 없다.

 

올해에는 고성교회 초대회장님의 포교 60주년이라 내 나이와 같은 수()이니 시순의 마디가 고귀하신 분의 행적과 숫자에서 일치하는구나!

 

마디에서 싹 튼다.”라고 하였으니 마디란 레이스(Race:경주)를 앞둔 주자(走者)의 출발점과도 같고, 비상(飛翔)을 꿈꾸는 앞의 단계요,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하는 전기이니 시순의 마디가 대나무의 속성과 흡사하다.

 

대나무는 일정 간격으로 마디가 있어 휘어질지언정 부러지는 법이 거의 없고 마디가 많을수록 위기에 더욱 강하니 시련 많은 사람이 본받을 만하다.

사람도 마디가 있어야 성장하지 않겠는가?

 

일의 과정 무시하고 결과만 중시하는 요즈음의 세태를 보면 사람은 영리한 듯 하면서도 어리석기도 하여라.

내 앞가림도 못하면서 누굴 나무랄까?

봄볕 내리쬐는 남쪽의 나무(南柯) 아래에서 긴 꿈(一夢)이나 한 번 꾸어보자.

누가 아는가? 꿈속에서 교조님과 초대회장님을 뵈올 수 있을지?

아름다운 내일은 오늘 꿈꾸는 자의 몫인 것을…….

 

교회와 용재, 신자 모두가 새로운 봄의 기운처럼 어려움과 아픔을 딛고 일어나 포교 60주년의 시순을 기회로 초대의 얼을 살려 마디에서 뻗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지나친 욕심에서 비롯된 부끄러운 모습보다 기본에 충실한 우리에게 장래는 언제나 밝고 희망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