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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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

 

박미영(광일교회)

 

어버이신님은 우리 인간을 창조하시고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며 함께 즐기시려고 우리 인간을 창조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겉으로 잘 살고 행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걱정거리가 없는 집이 없다. 자식이 애를 먹인다든지, 배우자가 속을 썩인다든지, 병이 난다든지, 교통사고를 당해서 병원에서 고통스럽게 지낸다든지, 하는 일마다 안 된다든지 등 문제가 참 많다.

내 경우에는 유방암 수술을 받고, 많이 울었다. 나보다 더 많은 죄를 지은 사람도 잘 살고 있는데 왜 하필 내가 암이냐고 진단이 잘못 나온 것이라고 진단 결과를 알려준 의사에게 오히려 화를 냈다.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다. 아이가 어리고, 할일이 많고 지금껏 살면서 남을 위해 좋은 일은 안하고 살았지만 이 나이에 죽어야 한다는 사실이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안 좋고 불행한 일들은 TV, 남의 얘기인줄만 알았다. 암이라는 병이 현실로 나에게 일어났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 앞에 얼마의 시간이 남아 있을까. 소리쳐 울부짖고 싶었다. 바다 위로 흐르는 수 백 가지의 생각들이 오가며 내가 잘못하고 산 것이 많아서 하늘이 벌을 주신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한 세상, 한 고비만 넘기면 또 한 고비가 남아있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다. 뒤돌아보니 한 낮의 햇살보다도 짧은 생이다.

힘든 날보다 좋았던 날들이 많았지만 그것이 내 몫으로 당연하다고만 믿었다. 이제야 그 모든 것들이 감사함으로 다가온다. 뒤늦은 후회를 하며 인생이란 이런 것일까. 이것이 내 운명이라면 도망가지 않고 받아들일 것이다.

보이고 싶지 않아도 보여지 듯, 굳이 말하지 않아도 보여지는 어머니의 애끓는 마음, 당신 앞에 자식이 죽는다는데 그 속이 오죽하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을 알게 해준 어머니, 자식 걱정 끝나는 날이 저승가는 날이라고 했던가. 내가 살면서 힘들고 지칠 때 나를 지탱해준 건 어머니였다.

덕이 다 떨어지면 신상이 온다고 한다. 물질로 생명을 산다고 했다. 눈 감는다고 안 보이고, 말 안한다고 모르는 것 아니듯이 어머니도 나의 생명을 돈으로 사셨다고 한다. 잘살고 못사는 것도 다 제 몫이듯 인생계획표를 아무리 야무지게 세웠더라도 우리 인생만큼은 계획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천리교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병의 원인은 불효, 남편에게 잘하라고 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특별히 부모님께 잘 못했다는 생각은 안하며 살았다. 잘 한 것도 없지만 특별히 모나게 군 적도 없다고 믿었다. 내 몸이 아프자 크나큰 불효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머니가 나만 생각하면 애가 타신단다.

내가 너를 앞세우고 살아 갈 것 같느냐.”

내 목숨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몰라도 남은 목숨 너에게 주고 가겠다.”.

! 이것이 불효구나. 그제서야 알았다. 누구든 하나뿐인 목숨을 내 놓아야 할 때 자기 목숨 대신 내놓겠다고 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지. 한 평생 당신보다 딸이, 자식이 먼저인 어머니, 세상에서 가장 큰 분이 어머니 아니었을까. 어머니 생각에 이르자 눈물이 쉴 사이없이 볼에 타고 흘렀다.

어머님이 하신 말씀들이 가슴에 사무친다. 내 몸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어버이신님인 것을. 나는 몸뚱아리 잠깐 빌려 썼을 뿐 언젠가는 내 몸을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 몸을 주인의 의도에 맞게 써야 되는데 이것을 모르고 내 것 인양, 내 중심으로 살았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살았기 때문에 끝나는 몸에 병이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

암은 여물고 딱딱하다고 한다.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을 만들라고 하셨다. 지금에서야 말씀하시는 모든 부분들이 받아들여졌다. 엄마로서 아이에게 젖을 먹이지 못했고, 어머니에게는 애태우고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남편에게는 아내의 자리를 지키지 못해서 정말 미안했다.

많은 세월 살아오면서 각각 마음씨 써온 대로 몸에 장애가 나타난다고 한다. 한마디로 내가 뿌리고 내가 거두는 것이다. 한 말씀 한 말씀들이 가슴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검정강습 전기를 받으러 터전으로 가게 되었다. 자기가 가진 나쁜 버릇은 본인이 잘 느끼지 못한다. 누군가가 지적해 주어야 깨닫듯이 마음 깊은 곳에서 나 자신이 살아온 모습들이 거울로 비쳐 반성의 눈물을 쏟아냈다. 10년 전 처음 터전에 갔던 때를 돌아보니 아무런 반응도, 감정도 깨달음도 없이 지냈던 것 같다. 이번 터전에서는 생활이 즐겁고 행복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친필말씀에 나오는

마음의 티끌이 몸의 장애가 된다.

제 몸을 생각하여 신에게 의탁하는 마음을 정하라.

진실한 마음에 따라 누구에게나 어떤 수호도 안 한다고는 말하지 않아.

신상 사정은 이길의 꽃.

나날이 몸의 장애로 납득하라 마음틀린 바를 알린다.

아무리 어려운 질병도 근행으로 만가지를 구제해 준다.

몸에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질병이 아니라 월일의 손질이야.

나날이 어서 근행을 서둘러라 어떤 재난도 모두 면하리라

같은 말씀을 통해 위안을 얻게 되었다.

병이 왔으면 그 마음썼던 것을 고치면 된다고 하셨다. 어떤 힘에 이끌리듯 깨달음을 느끼는 그 순간부터 신상의 수호와 마음의 수호를 받게 되었다. 탁한 물에서 맑은 마음의 물로 신상이 오기 전까지는 물질이 최고라 생각하였다. 어떻게 하면 아파트 평수를 넓힐 수 있을까에서 어떻게 하면 재산을 늘릴까? 아파트평수와 재산이 늘어날수록 내 몸과 마음은 망가져 가고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모든 물질의 잣대로 생각했다. 그로 인해 마음은 점점 욕심과 자만으로 가득 차게 되었고 남들보다 뒤 처지지 않기 위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좀 더 나은 삶이란 물질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고 나서 나처럼 병들어 가는 이들을 구제하고 싶어졌다.

무엇보다 만 가지를 구제해 주시는 근행을 정성들여 보아야겠다. 그리고 매일매일 조석근행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을 만들고 티끌을 털어낸다. 근행이 이처럼 중요함은 이 근행으로 만 가지를 도움 받을 수 있는 근본이기 때문이다.

참배를 할 때 박수를 네 번 친다. 첫 번째 박수는 천리에 맞추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부모, 스승에게 맞추고 세 번째는 부부, 가족간에 서로 맞추고, 네 번째는 사회전반에 맞추겠다는 뜻이다. 남을 구제하기 위해서 남에게 맞추지 않고서는 안 된다는 것을 교조님께서 알려 주고 계셨다.

용재가 되어야 한다기에 용재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남을 구제해야 내가 구제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터전에서 한달이 내 인생의 시간보다 짧지만 앞으로 항상 변치 않은 한줄기 마음으로 남을 구제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 주었고 연장된 내 자신의 생명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라도 교조님의 모본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인 것 같다.

이번 검정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무심코 흘러들었던 말씀들이 가슴에 보석처럼 박혔다. 특히 부모님께 효도함을 어버이신님께 효도함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말씀을 가슴깊이 새긴다. 내 목숨을 살려보겠다고 마음작정하시고 많은 노고를 하셨던 상급회장님 내외분과 여러 소장님들께 감사드린다. 특히 아침마다 수훈을 전해주신 고성회장님, 사모님, 강습소의 여러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리고, 검정강습을 무사히 마칠 수 있길 기원하며 정성을 쏟아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