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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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하나 40

 

여덟가지 티끌과 마음청소 27

 

이 시 중

5. 원망

원망에 대한 기본 설명으로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원망이란, 자기 체면을 손상시켰다거나 자신이 하려는 일을 방해했다고 하여 남을 원망하고, 누가 뭐라고 했다고 하여 앙심을 품는 등, 자신의 지혜나 능력이 부족하고 덕이 없는 것은 생각지 않고 남을 탓하는 마음입니다. 남을 원망하기 전에 자신을 반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망이란 결국 남이 하는 행동 말 태도가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싫다, 분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두고두고 마음에 품고 삽니다. 미움은 어떤 식으로든 표현하는 것이지만 원망은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오랫동안 속으로 쌓이다가 자라나서 생기는 감정입니다.

참다 참다 끝내 안으로 굳어 딱딱해지면 암으로 발전하는 수도 있고, 그것이 폭발하면 분노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암 환자에게 누군가를 원망하고 있습니까하고 물으면 대부분은 그렇다고 대답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분노를 촉발하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입니다. 당연하겠지요. 참다 참다가 이제는 더 이상 못 참겠다해서 터뜨리는 폭발이니까요. 이때 폭발력은 원망의 크기에 비례합니다만, 당하는 사람은 상대가 왜 화를 내는 지, 도무지 이유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관계가 산산조각나기도 쉽지요.

즐거운 삶의 또 다른 방해꾼 원망, 이것이 왜 생기는 건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원망을 다스려갈 수 있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언제나 남 탓

체면을 손상시켰다고 원망하고, 하려는 일을 방해했다고 원망합니다. 필요할 때 적절한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저주하고, 내 마음을 몰라준 채 기분 나쁜 소리를 한다고 앙심을 품기도 합니다. 누군가 내 성과를 가로채 가고, 누명을 씌운 까닭에 분해서 억울해서 치가 떨린다고 합니다. 가슴 한 구석에 두고두고 오랫동안 멍이 되고 응어리가 되어 풀리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시시때때로 세상을 한탄하고, 시절을 탓하고, 하늘을 저주하며 세월을 보냅니다. 언제나 탓을 합니다. 원망이 많은 사람은 항상 남 탓, 세상 탓, 시절 탓을 합니다.

그때 그 사람이, 그때 부모님이, 그때 사장님이, 그때 그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그렇게만 하지 않았다면, 조금만 더 나를 도와주었다면…….

 

제 아버지는 제가 15살 때 돌아가셨습니다. 그 당시 내 마음속에 무엇이 남아 있었는지 가물가물합니다. 울었는지 웃었는지 덤덤했는지 별 기억이 없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이 내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 채 지나가 버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살아생전에 저에게 하신 일, 아버지 없이 젊은 날을 보내야 했던 몇 몇 아픈 기억들이 남아있습니다. 기억이라고 하지만 그게 바로 원망이겠지요.

아버지는 파견근무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집에 계신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파견근무가 많아서 사이가 나빠지셨는지, 사이가 나쁘니까 파견근무를 더 많이 자청하셨는지 알 길은 없습니다. 그래서 아버지 얼굴 뵙기가 하늘의 보름달 보는 것만큼이나 어려웠습니다.

어쨌든 그 바람에 무척 괴로워했던 기억들이 남아있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뜨거운 감자를 넘기고, 또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뜨거운 감자를 넘겼습니다. 자식사랑이든, 관심이든, 학비든 다 서로에게 미루셨습니다. 저에게 필요한 것은 두 분이었는데, 어떤 때는 한 쪽, 또 어떤 때는 아무도 안 계셨습니다. 서로에게 미루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눈치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만큼 마음 이 구석 저 구석에는 원망하는 마음이 자라났겠지요.

아버지 돌아가시고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게 될 때는 형님, 형수님 눈치를 보아야 했습니다. 형님 형수님이 아무리 잘해 줘도, 부모님 같지는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모님에게 서운함이 많았다 해도. 때때로 형님 형수님의 말 행동 마음 씀씀이를 보면서 아버지였으면, 어머니였으면하고 비교해보는 거지요. 참 못 됐지요. 얼마나 많이 받고 또 받으면서 자랐는데도 받는 입장만 생각하여 모자라고 또 모자란다는 타령만을 했으니까요. 이런 게 다 원망이지요.

좋게 이야기 하면 어린 시절부터 아픔이 뭔지 이해하게 되었고, 남의 아픔에 대한 연민과 배려하는 마음을 기르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더 나아가 이길의 용재가 되는 원동력이 되었을지 모릅니다.

 

원망은 기회 있을 때마다 불쑥 불쑥 나타나 괴롭힙니다. 뭔가 한계에 부딪치면 주저앉게 만들고, 자기가 져야할 책임 앞에 서면 회피하거나 넌지시 남에게 미루게 합니다. 탓을 하는 거지요. 탓을 하니까 자기 속에 남아있는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거죠. 그래서 마지막 남은 장벽, 장애를 뛰어 넘지 못하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나게 되는 거죠.

원망은 남 탓을 하는 겁니다. 부모 탓 자식 탓, 형님 탓 동생 탓. 더 넓게는 친구 탓 선생 탓, 제도나 체제 탓, 그 놈 탓 그 년 탓. 사장 탓 부하 탓, 상급 탓 산하 탓. 끝이 없습니다. 대상을 바꾸고 형태를 바꾸면서 말입니다. 원망도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이력이 붙고 탄력이 붙는 거죠. 이 탓 저 탓으로 옮겨 다니고 크기도 자꾸 불어납니다.

이런 원망이 마음 속 어느 구석엔가 숨어 있다가 어려운 일 괴로운 일에 부딪칠 때 차고 넘어가지 못하고 주저앉게 만들어버립니다. 뭔가 혹은 누군가에게서 구실을 찾아내면서 말입니다. 못 할 수밖에 없는 이유, 실패에 대한 변명을 항상 나 이외 다른 곳에서 찾는 거죠.

 

한 번 당한 일로 끝내면 좋으련만 그것을 곱씹으며 두 번 세 번 네 번 자기를 괴롭힙니다. 한번 당해서 느낀 괴로움이 10이였다면 몇 번을 곱씹는 가운데 어느새 20, 30, 40으로 불어납니다. 그것도 옆 사람 아랫사람에게 자꾸자꾸 흘러가게 하니까 얼마로 불어나는 지도 모릅니다. 그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원망꺼리를 찾아내는데 이력이 붙는다면 그 크기는 누구도 가늠할 수가 없게 되는 거죠.

남이 나에게 준 상처가 10 밖에 되지 않는데 자기 스스로 만들고 덧나게 해서 만들어내는 상처는 얼마나 많습니까. 그 만큼 자기 내면의 에너지가 빠져나갑니다.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남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무덤을 파며 묻혀버리는 꼴입니다.

원망은 과거에 사로잡혀 언제까지나 잊지 않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현실에 충실하지 못하고, 미래로 나아가지도 못하게 합니다. 상대를 보는 눈이 곱지 못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비뚤어져서 현실을 바르게 보지도 못하게 합니다. 그만큼 자기 삶을 파괴합니다.

 

그때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때 그 사람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가 한 행동 말 태도도 바꿔지지 않습니다. 그것으로 인해 상처받은 나 역시 여전히 존재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해석은 얼마든지 달리 할 수 있습니다. 그때 받은 상처를 치유해서 남을 이해하고, 성장의 발판으로 삼든지, 아니면 움켜쥐고 덧나게 하든지 그것은 스스로 선택하는 일입니다. 그때 그 사건도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서 내 인생의 밑거름으로 만들어내는가, 그게 제일 중요한 것 아닐까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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