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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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하나22

 

여덟가지 티끌과 마음청소 9

 

이 시 중

. 여덟가지 티끌의 내용

 

2.

 

2) 자기 분수를 모른 채 더 가지려 하고 더 이루려하는 마음

 

얼마 전에 대학 입학을 위한 수능 시험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많은 점수를 얻고 싶어 하지 않습니까. ‘나는 점수를 적게 받아도 좋다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인생을 자포자기 하거나 뭔가 원한이 사무쳐 세상을 저주하지 않는 한 말입니다. 그런데 자기 평소 실력은 보통 대학갈 수준인데 일류대학 갈 정도의 성적을 바란다면 이것은 탐입니다. 보통 대학 수준에서 만족하면 발랄하고 행복해 질텐데 실력도 되지 않는 상위 학교를 쳐다보면서 침울에 빠지고 불행을 불러들입니다.

그리고 부모도 마찬가지지요. 부모들은 대개 자식에게 기대를 걸고 삽니다. 자기가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이루어 주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이것이 자식에게 향하고 있는 탐입니다. 그러나 자식은 자식이고 부모는 부모일 뿐입니다. 부모 기대를 채워줄 자식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부모가 살아온 환경과 처지, 그리고 자식이 살아가는 환경과 처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모 대신 살아줄 자식이 있을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자식이란 부모를 닮는 법입니다. 부모가 훌륭하면 자식도 훌륭하고 부모가 개똥차반이면 자식도 별 볼 일 없습니다. 자식이 아무리 뛰어나도 부모보다 조금 더 나을 뿐입니다. 반대로 자식이 아무리 잘못하더라도 부모가 가진 허물보다 조금 더 많을 뿐입니다. 부모가 가진 성품이나 자식이 가진 성품이 비슷합니다. 부모가 가진 덕이나 자식이 가진 덕도 비슷할 따름입니다. 자식이라고 해서 특출 날 수가 없습니다. 참외 밭에 참외나지 수박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자식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자기도 못한 일을 대신 이루어 주기를 요구하게 되면 서로 괴롭습니다. 부모가 고양이 정도 같은 성품과 덕을 가졌는데 자식더러 호랑이 되라한다면 말이 되는 소리이겠습니까. 이런 탐심이 자기를 행복하지 못하게 하고 자식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탐이란 자기 분수를 생각하지 않고 바라고 기대하고 가지고 이루려 하는 마음입니다.

잠잘 시간에 자고 싶고, 식사시간에 밥 먹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탐이 아닙니다. 더운 여름에 시원한 그늘을 찾고, 추운 겨울에 따뜻한 아랫목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탐이 아닙니다. 더 가지고 더 이루려 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이것이 오히려 살아가는 이유이며 삶의 활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기 분수를 모르고 더 취하려 하니까 문제가 발생하는 게지요. 아무런 명분없이 자기 것으로 만들려 하다보면 반드시 누군가를 어려움에 빠뜨리게 하고 맙니다. 그렇게 되면 자기는 건재할까요. 절대 아니지요. 언젠가는 반드시 되돌려 받아 괴롭고 어려운 처지에 빠지게 되는 거죠.

탐심을 버려야 한다 해서 마땅히 취해야 할 정당한 필요나 이득까지 포기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명분 없는 이득을 취하지 말라는 말이겠지요. 그러나 정당한 필요나 이득이라 해도 지금 당장 주어지지 않는다고 조급하게 구는 것도 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시순이 무르익지 않는 것을 얻으려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밭에 씨를 뿌려놓아도 싹트는 시기, 열매 맺는 시기, 수확하는 시기가 다 있듯이 말입니다. 꼭 필요한 것은 반드시 생기기 마련이고, 자기에게 돌아올 이득은 언젠가는 반드시 자기에게 돌아오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것이 없고,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서 안달복달한다면 탐이라는 티끌만 지을 뿐입니다. ‘탐내는 마음을 버리라는 것은 이런 집착까지도 버리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느긋할 필요가 있겠지요.

옛 선인들은 물건을 잃어 버렸을 때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고 합니다. ‘내 것이 될려면 돌아 올 것이고, 내 것이 못 될 것이면 과거 전생 빚이라도 갚은 것이다.’ 얼마나 절묘합니까. 잃어버린 물건에 대한 애착 없이 마음을 비워 평정을 찾는 경지 아닙니까.

예전에 누군가 새 신발을 사 신고 고성교회에 왔는데 그만 그것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한참 찾아보다가 끝내 찾지를 못했습니다. 그분이 하시는 말이 내 것이 못 될 모양이다. 액운 하나 털었다.”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슬리퍼 하나 빌려 신고 갔습니다. 진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깜짝 놀랍습니다. 조그마한 할머니가 갑자기 커 보였습니다. ‘, 이런 분이야말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행복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구나싶었습니다. 똑같은 상황이 나에게 벌어진다면 어찌 했을까저울질해 보았습니다.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훗날 또 새 신발을 잃어버린 젊은 아주머니를 보았습니다. 한참을 찾아보았지만 역시 없었습니다.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에이, 재수 없군. 이게 신앙하는 사람이 하는 짓이야.” 했습니다. 아주 못 마땅하고 노여워하였습니다. 옆에 있기가 무안하였습니다. 시간을 들이고 돈을 들여서 월차제를 참배했지만 그 분은 잃어버린 신발 하나로 모든 공덕을 다 날려 버리고 말았습니다. 집착하느냐 아니면 집착하지 않고 탁 내려놓느냐 하는 차이이겠지요. 새 신발이기 때문에 아깝고 탐이 나는 겁니다. 헌 신발이라면 그런 반응까지 보이겠습니까.

남이 보아서 당연히 자기 신발이라 해도 상황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행복 불행이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이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겠습니까. 수 백 수천 가지나 되겠지요.

그런데 만약 자기 처지나 분수 혹은 능력에 벗어나는 일까지 탐을 낸다면 얼마나 많은 불행을 만드는 요인이 될까요. 행복하기 위해 사는 삶이 탐이라는 티끌에 가려 불행을 불러들인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모릅니다.

자기 분수를 알고 만족할 줄 알라는 것은 안주하라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안주한다면 아무런 발전이 없고 무기력하기까지 합니다. 오히려 분수를 알고 만족하는 것으로 마음의 바탕 즉 토대를 삼으라는 말이겠지요. ‘마음의 바탕 즉 토대가 탄탄 하다면 아무런 걱정이 없습니다. 토대가 튼튼해야 지금 현실을 있는 그대로 즐길 줄 알고 더 용솟음치는 삶을 세워 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이것이 탐이라는 티끌에 담긴 중요한 요점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처한 처지가 다르고 능력이 다릅니다. 덕의 크기가 다르고, 인연도 다릅니다. 일이나 사람에 대하는 진실과 정성 다릅니다. 다르기 때문에 결과가 다르고, 되어져 있는 모습이 다릅니다. 그러나 그것을 무시하고 남과 단순비교를 하면 언제나 부족이 나오고, 불평이 나오고, 내면에 부족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분수에 맞지 않게 더 가지려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낭비하고 사치하게 되죠. 자기 분수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려 하니 겉치장을 하고 허세도 부리고 남을 속이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한다고 자기 신분이 올라가고 행복해 질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은 더 공허해 지고 삶은 더 고단해질 뿐입니다. 자기 능력이나 덕 이상으로 바라는 것은 자기를 비참하게 합니다. 지금 누릴 수 있는 행복마저 누리지 못하게 방해합니다. 이것이 아내를 미워하게 만들고, 남편을 무능하게 몰아붙이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합니다. 자식들이 못나 보이고, 부모님이 원망스러워 보이게 되는 거지요. 더 나아가 어버이신님의 수호를 모르고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타락해 나가는 겁니다.

돈이나 재산, 지위나 권력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한계가 없는 것을 추구하며 탐내는 것은 더욱 자기 삶을 초라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이 세상이 예전보다 더욱 풍요로운 세상이 되었지만 더 행복해지지 않는 것도 이와 같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에 끝없이 마음이 빼앗기는 탓이 아닐까요.

밖으로만 향하는 마음을 안으로 거두어들이는 것, 바로 여기에 탐에서 벗어나는 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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