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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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련회 소감문

안녕 나의 22

 

 

제 은 영 (학생회 32대 여부회장)

 

시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 벌써 2009년이 지나고 2010년이 되었다. 여부회장으로서 보냈던 지난 1년은 나에게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덕도 많았던 잊을 수 없는 한해였다. 그렇게 못하겠다고, 내 자리가 아니라고 물러섰던 여부회장 이었지만 어느 새 임기를 마쳐 다음 대 여부회장을 뽑고 나는 과거의 여부회장이 되었다. 이 자리를 거친 많은 선배님들이 느꼈던 감정일까, 시원하다기 보다는 서운하고 아쉬운 감정이 꽉 메인다.

겨울수련회를 마치고 MT까지 다녀오고 나니 이제는 정말 끝이 났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열심히 준비했던 만큼 이번 수련회는 반응이 좋아 너무 힘이 났다. 함께 고생해 준 32대 회장단과 대학부, 아이들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러웠다. 대학부와 아이들을 한 명씩 집에 보내면서, 회장단과 수고했다는 인사를 나누면서 괜스레 눈물이 났다. 눈물이 날 타이밍이 아닌데 바보같이 왜 이러나 싶어서 때마다 서둘러 눈물을 훔치고 애써 웃었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동고동락을 하면서 어느 새 전우처럼 다가온 32대 회장단이 너무 고맙다. 항상 믿어주고 다독여주던 나에겐 최고의 회장 승훈이 오빠, 남부회장으로서 자리를 너무나도 잘 지켜준 믿음직한 현철이, 너무 수고하면서도 힘든 내색 안했던 재간둥이 막내 재민이, 자리 이상으로 나에게 너무 힘이 되었던 홍보부장 슬기. 또 부족한 여부회장이라도 잘 따라 준 대학부 언니 오빠 동생들, 선배님들, 믿고 지켜봐주신 교회 어른들, 맑게 웃어주던 학생들... 정말 하나하나 나를 여부회장으로 만들어 준 사람들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나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너무 소중하고 고맙다. 함께 해 줬던 사람들 덕분에 나는 매 순간 용기를 낼 수 있었고 자신을 갖고 한발 한발 내딛을 수 있었다.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 미안하고 아쉽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정말 안팎으로 파란만장하고 이렇게 바쁠 수 없는 1년이었다. 대학교 3학년으로 훌쩍 고학년이 되고 나자 학교는 숨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갔고, 넘쳐나는 과제와 발표 준비에 집에도 못가고 밤을 새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주말 아르바이트까지 마치고 나면 녹초가 되기도 전에 한 주가 다시 시작되었다. 그 와중에 여부회장으로서 학생회 일까지 하려니 중심을 잡기가 정말 힘들었다. 역시 무리였나 하는 생각에 눈물도 많이 쏟았다. 그래도 회장단들의 배려와 지지로 그나마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도 교회에서도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았고 학생으로서 욕심과 여부회장으로서 책임 사이에서 나름 굉장히 힘들었다.

여부회장을 하면서 나는 많은 것을 포기하고 놓치고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눈앞에서 포기해야 하는 많은 기회들에 속상하고 조바심도 났다. 시간이 좀 흘러서야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확신이 자리 잡긴 했지만 안타까운 마음과 뒤처졌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신님의 수호일까. 신기하게도 내가 포기했다고, 놓쳤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나를 기다려주었다. 토익수업도, 학교 그룹 스터디도, 공모전도, 아르바이트도, 소홀했던 친구 등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일들이 나를 기다렸다가 다시 찾아와 주었다. 좋은 경험 이었던 만큼 많이 잃었다고,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는 틀렸다. 돌아보니 내가 잃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좋은 사람을 알았고, 경험을 얻었고, 성장을 배웠다.

여부회장으로서 지낸 22살은 정말 잊을 수 없다. 만일 1년 전 끝까지 여부회장직을 맡지 않고 집으로 돌아갔다면, 지금 나는 그냥 23살에 대학교 4학년 될 것이다. 물론 좀 더 넉넉한 학교생활을 하면서 고통과 슬픔은 피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배우고 느끼고 변화하고 성장하고 사랑하고 감사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많은 것들을 거치고 23살이 된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더 단단해진 내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단 한 치의 후회도 없다.

이제 나는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4학년으로서, 취업 준비생으로서 지금보다도 더 바쁘고 정신없는 생활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고성은 자주 생각 날 것 같다. 많은 선배님들이 고성교회 학생회를 잊지 못하시고 오래오래 이어져 가기를 바라시는 마음을 이제야 알 것 같다. 임기가 끝나자마자 거짓말처럼 나도 그런 마음이 생겼다. 33대는 물론이고 10, 20년이 넘도록 더 훌륭한 회장단이 이어받아 학생회가 더 없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언젠가 나이 많은 선배가 되어 흐뭇한 마음으로 후배들을 바라보고 싶다.

고성교회 학생회. 사람 냄새 나는 내 또 다른 집. 어찌 보면 짧은 22살의 1년 동안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가르침들, 아픔들, 웃음들은 어쩌면 내가 평생 가도 얻지 못할 것들 이었다. 함께 해 준 모든 고마운 얼굴들과 앞으로 더 멋지게 학생회를 이끌 33대 회장단, 그리고 너무 벅찬 1년을 안겨준 나의 22살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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