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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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같은 마음으로

 

김 종 호 (미남교회, 경목포교소장)

 

물은 처음부터 근본은 다 맑은 물이었다. 그러나 한 방울의 물이 땅에 떨어지면서 산골짜기를 지난다. 차츰차츰 개울을 지나 강을 이루며 결국 바다에 이르면 푸른 빛을 띄는 큰 물이 된다. 이렇게 흘러가는 중간에 흙을 묻히기도 하고, 이미 더렵혀진 물이나 썩은 물이나 오염된 물과도 만나기도 한다. 이 세상 여러 물과 만나는 사이 어느새 오염되어 본래의 맑은 모습을 잃기도 한다. 개울이나 강 따라 오염된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잃지 않고 유유자적하게 흐르면서 맑음을 되찾으려는 자기 정화를 끊임없이 하면서 바다에 이른다.

과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물이 반응하는 것을 관찰했다. 사랑과 감사의 뜻을 전했을 때 육각수가 만들어지고 악마라는 글자를 보여주었을 때 시커먼 모습으로 주변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다. 이렇듯 물이란 주변 환경에 반응하는 것이 틀림없나 보다. 인간의 몸은 70%가 물로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이 물도 주변에 반응할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우리가 쓰는 마음이나 감정에 따라 반응할 게다.

우리 몸은 물이 2%부족하면 갈증을 느끼고, 5% 부족하면 탈진상태, 12% 부족하면 죽는다고 한다. 또 적정량 이하로 부족해지면 두뇌활동이 둔화되고, 피부탄력이 없어지며, 결석이 생성되고, 노폐물이 축척되고, 세균감염이나 저항력 저하로 병들게 된다.

육체적인 면으로 보면 이럴진대 그렇다면 영()적인 면으로 보면 어떨까. 마음이 공허해지고 생기가 없어지고 마음의 앙금이 생기고 참회하지 않은 죄책감에 사로잡혀 약해지는 마음으로 점점 타락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외부환경에 따라 물처럼 반응하는 사람이라면 한마디 긍정적인 말, 용기를 주는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한사람의 기분은 주변 분위기를 또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 그리고 아름다운 생각과 음악이나 말이나 행동이 맑은 물과 같이 우리 심성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세계는 하루 앞을 다투어 급변하고 있다. 끝없이 퍼져 나가는 전염병, 지구촌 곳곳에서의 분쟁, 점점 벌어지는 빈부격차, 인종차별, 환경문제, 종교전쟁. 나는 그냥 살아가고 싶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누가 이 세상을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들었을까? 우리 주변은 하루가 다르게 분열, 세분, 복잡해지고 우리의 삶을 고통 속을 헤매고 있다. 이에 즈음하여 물같은 마음으로란 뜻을 가슴에 담아보자, 물같이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주변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 청량음료처럼 단맛은 없어도 언제 마셔도 시원하게 갈증을 해소해 주는 생수같은 사람이 되어보자.

물은 만물에 생명을 주고, 세속의 때를 씻어주고, 만물에게 혜택을 주지만 스스로 주장하여 얼굴을 내지 않는다. 튀어나온 부분은 피해가면서 낮은 데로 마음을 두고, 침착하면서도 유연하게 이 세상의 모난 부분을 말없이 감당해 낸다. 물은 아무리 높은 절벽도 용감하게 뛰어 내리고, 아무리 좁은 틈새라도 침투하는 통찰력을 지니며, 주변 모든 더러운 것을 씻어내는 감화력을 보인다. 그리고 물은 생명을 이어가는 영양분을 운반하는 에너지 전달 매체이다.

이와 같은 물의 성품을 닮아 물을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에게 영양분을 배달하는 물의 기수가 되어 보자. 자신을 정화수로 만드는 길은 구제가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