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1호 입교187년(2024년) 1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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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1 17:04
여는글
저마다 아름다운 꽃
이 영 수 (편집실장)
철이 바뀔 때마다 산이고 들에서는 갖가지 빛깔과 모양과 크기가 다른 꽃들이 피고 진다. 봄에 피는 꽃, 여름에 피는 꽃, 가을 겨울에 피는 꽃이 다 다르다. 이들은 어디에 숨어 있다가 제 철을 알고 어김없이 나타나는 것일까. 그것도 저마다 다른 크기와 빛깔과 모양을 가지고 말이다. 기가 막히게 신비롭고 아름답다. 물론 화려하게 눈길을 끄는 꽃이 있는가 하면, 있는 듯 없는 듯 숨어서 피는 꽃도 있다. 아무에게도 눈길을 끌지 못하는 작고 빛깔이 옅은 꽃이라 해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무나 아름답고 예쁘고 사랑스럽다. 이 세상 어떤 말로도 그들이 지닌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가 없다. 그저 감탄하고 또 감탄할 뿐이다.
꽃들에게는 서로에 대한 우쭐함이나 시샘이 없어 보인다. 봄에 핀다고 으시대고, 가을에 피는 꽃이라 주눅 들지 않는다. 그저 시절 따라 자기만이 낼 수 있는 빛깔을 묵묵히 발산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는 그 잘난 인간들이 벌이는 무한 경쟁과 효율과 남을 배제하는 습성이 묻어 나오지 않는다. 남이 알아주든 말든 소리없이 피고 지는 꽃들의 순박함과 겸허함이 느껴진다. 이것이 자연을 통해 자기 존재를 드러내는 어버이신님의 섭리가 아닐까.
사실 큰 꽃 빨강꽃 봄꽃만 있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재미도 없고 풍요로움도 없고 아름다움도 없을 게다. 봄꽃 여름꽃 가을 겨울꽃이 있고, 빨강 노랑 파랑 흰색, 보라색 꽃이 있고, 달 별 붓 혀 사랑표 모양 꽃이 있고, 얼굴만한 해바라기 꽃에서티끌만한 산박하꽃까지 있어서 더없이 좋다. 이 같이 저마다 다른 때에, 제각기 다른 빛깔과 모양과 크기로 허공에 수놓기 때문에 자연은 무한한 아름다움과 신묘함과 그윽함을 빚어내는 것 아닌가.
사람도 각자 저마다 아름다운 꽃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피는 시기가 다르고, 피고 지는 주기를 다르고, 각자 빚어내는 빛깔과 모양과 크기가 다를 뿐이다.
그러니 자기를 너무 주장하지 말고, 자랑하지도 말며, 시기질투도 하지 말자. 그저 남이 피워내는 아름다운 모습에 무한한 축복과 감사를 보내고, 내 차례가 되었을 때는 겸손한 듯 수줍은 듯 그러면서도 당당하게 피워내자. 왜 이렇게 하는가. 내가 존재함은 그들이 저마다 아름다운 꽃을 피워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므로!
이것이 철따라 자연스럽게 피고 지는 갖가지 꽃을 통해 어버이신님께서 우리에게 일러주는 깨우침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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