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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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년08월][28회]욕심

2022.07.29 15:48

편집실 조회 수:56

욕 심

박혜경

 

요즘 문득 드는 생각이 욕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제 주변에서 일어나는 욕심에 관한 이야기 몇 가지를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선생님의 반성

요즘 우리 막내의 학원 일로 한 며칠 고민이 있었습니다. 집에 돈이 많아서 어떤 학원이든 선생님 실력이 좋다면 다 보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런 고민은 안 할 텐데, 우리 집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못하다 보니 학원비가 가장 걱정입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교육정책에 학원을 전혀 안 보내고 혼자서 공부하라고 하기에는 뭔가 걱정되는 부분도 (물론 큰 애는 그렇게 했지만) 많고, 막내는 선생님이 있어서 끌어주어야 하는 타입이라 더 힘든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이 되면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이 학원에 모여올 거라는 기대로 친구들은 노는데 혼자서 공부한다며 마음을 다잡던 막내의 반에도 새로운 친구들이 모여 4명이 한 팀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을 거치며 한 명이 기숙사 문제로 나가고, 며칠 전에 두 명이 성적이 안 나온다고 나가며 다시 우리 애 혼자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우리 애는 학원 복이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곤 했습니다.

그러다 늘 학원이나 애들 학교 일로 의논을 자주 하는 학부모에게 좋은 학원을 소개해 달랐더니, 예전에 막내가 초등학생 때 잠시 다니던 학원 선생님이 다른 곳에서 강의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연락처를 받아 연락을 드렸더니 선생님이 생각 외로 몇 년이 지났는데 너무 반갑게 전화 응대를 해 주셨습니다. 지금 학원에 우리 막내가 가면 고1이 혼자밖에 없는데, 학원에 의논해 보고 내일 전화해 주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근행시간이 되어 신님께 기원을 드리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신님이 수호해 주시는 데 대해 감사히 받아들이겠다고 하며 근행을 올리고 근행시간이 지나자 학원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우리 막내가 혼자지만, 영어는 한 달만 기초를 잡고는 고2 선배들과 같이 수업을 듣고, 수학은 어차피 혼자 풀어야 하니 다른 학년의 학생과 두 명이 함께 수업하기로 하는 게 어떤지 물어오셨습니다. 그렇게 다음날 상담을 막내의 손을 잡고 가게 되었는데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제가 예전에는 욕심이 너무 많아서 아이가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너무 급하게 몰아붙이고, 안 되면 때리지는 않았지만, 인상을 쓰고 다니며 많이 다그쳤습니다. 그래서 기진이(우리 막내)가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지나고 나니 그게 너무 후회되어서 기진이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아마 기진이가 저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을 느끼고 있을 텐데, 이제는 정말 즐겁게 수업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아이를 키우며 이렇게 솔직하게 자기 잘못을 반성하는 선생님은 처음 봤습니다.

선생님도 본인이 잘하려고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겼을 것이고, 아이가 잘 따라주면 더없이 좋겠지만, 안 되니 화도 많이 났겠지요. 그 상황이 이야기를 들으며 다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한 번도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초등학생이라서 아직 철이 안 들어 뭐가 뭔지 몰랐을 수도 있고, 그냥 내가 못 하니까 선생님이 화를 내시는가 보다 하고 지나갔을 겁니다.

그리고 아이와 집에 걸어오며 이야기를 해 보니, 그동안 학원 선생님을 뵈면 늘 인사를 했답니다. 애들이 학원을 그만두면 학원 선생님을 피해 돌아가던지 인사도 안 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아이는 늘 바르게 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번은 학원 선생님이 자기 아이를 잃어버려 돌아다니며 찾고 있을 때 우리 막내도 같이 동네를 뛰어다니며 찾아서 결국 막내가 발견해서 선생님의 아이를 찾아 주었다고도 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가 겹쳐서 학원 선생님께는 우리 막내가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누구한테든 마음을 다하고 바르게 행동하면 언젠가는 그게 모두 나에게 돌아온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덕분에 막내는 학원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신님께 기원드리고 바로 일이 쉽게 풀려서 그동안 학원을 옮길까 말까 고민하던 날들이 더 우습게 된 것 같았습니다.

 

2. 욕심을 버리는 것

요즘 저는 강습소에서 감사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3개월마다 돌아오는 감사제 기간에는 말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 기력이 딸려서 힘도 없고, 늘 피곤을 달고 사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강습생들이 잘 따라주면 더없이 즐겁게 준비하지만, 안 될 때도 많았습니다. 요즘이 그 힘들다는 시기인데요, 회장님께 제 몸에서 사리가 나올 것 같아요.” 했습니다. 큰 스님이 열반해서 사리 한 개 나오기도 힘들다는데 저는 체감상 사리가 많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우스갯소리 반 힘들다는 어리광 반을 늘어놓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늘 강습생들에게 감사제 연습을 하고 마치면 감사제는 내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감히 말을 합니다. 감사제의 의미는 3개월의 정해진 강습 기간 내에 무사히 강습을 마칠 수 있도록 수호해 주신 어버이신님 교조님께 감사의 근행을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습하면서 지금까지 13년째 이 일을 하지만,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열심히 여자 악기를 가르쳐서 감사제 때 제원으로 올리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제원이 부족해서 손춤과 기본 악기에 인원이 맞춰지다 보면 여자 악기는 못 올리는 경우가 정말 많았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여자 악기를 한 명이라도 갖춰서 올린 적이 더 수를 세기 쉬울 정도로 그렇게 여자 악기를 감사제 근행에 올리는 것이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내 생각만 하고 내 욕심만 차려서 꼭 여자 악기를 올리겠다고 했다면 아마 감사제는 즐겁게 올리지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여자 악기뿐만 아니라 예전이든 근행이든 내 욕심대로 하자면 아무도 감사제에 올라갈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렇게 많은 시간 동안 욕심을 덜어내고, 덜어내고 무엇이 강습생에게 더 도움이 되고 감사제가 갖춰질지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감사제 연습을 욕심을 덜어내는 연습이라고 저 나름대로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저는 늘 이야기를 하지만, 욕심이 남들보다 아주 많은 사람이라 어버이신님께서 더 욕심을 내려놓는 연습을 시키시는 것 같습니다. 어제도 감사제 연습을 마치며 이렇게 또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수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신님께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처음에 이야기했듯이 요즘 제 주변에 일어나는 욕심에 관한 이야기가 여러 번 겹치는 것은 어버이신님의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학원 선생님을 통해서도, 감사제 연습을 통해서도 생활을 해나가는 동안에도 신님의 활동을 엿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욕심을 버리는 것은 평생의 숙제입니다. 그 숙제를 오래도록 잘 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