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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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년07월][27회]변화

2022.06.25 16:39

편집실 조회 수:54

변화

박혜경

 

교회 또는 우리 집의 변화

요즘 우리 교회에 주말이면 근행을 보러 오는 사람이 생겼다. 이 사람은 강습을 마치고 재강습을 하며 강습받으며 듣고 느낀 것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강습 전에는 시댁과 그렇게 좋은 사이는 아니었는데, 강습을 받으며 자신이 부모님께 효도를 다 하지 못한 것이 반성이 되어 지금은 시댁에 자주 들르려고 노력을 하는 중이다. 그런데 재강습을 받는 중이라서 매일 조석으로 근행을 봐야 하는데, 시댁에 가면 근행을 보기 힘드니까 걱정을 했다. 그래서 이야기 끝에 시댁이 우리 집 근처이니 차로 5분 거리밖에 되지 않아 시댁에 오는 주말에는 우리 교회에서 조석 근행을 보게 하였다. 진해에서 시댁까지 자동차로 왕복 한 시간의 거리와 5분의 차이는 엄청나므로 서로가 좋은 쪽으로 결론이 나게 되었다.

 

우리 교회에 신자님들이 연세가 많아지시며 차츰차츰 근행을 보러 오시는 분이 줄어들게 되었고, 지금은 아예 평소에는 오실 분도 없고 월차제와 부인회 때만 겨우 한 분이 오신다. 신님 일을 제대로 보지 않아 신자님이 없는 걸까.’ 등 여러 가지 의문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남의 신자지만 그래도 조석근행을 같이 볼 사람이 생기니까 얼마나 감사하고 좋은지 모르겠다. 어쩌면 어떤 분들은 신자를 우리 교회 신자로 만드는 거 아닌가 오해하시는 분도 계실 수 있지만,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그분은 상급이 따로 있고 우리는 근행을 볼 수 있는 장소 제공만 하는 것이다.

 

다른 종교들을 보면 지나다가 한 번쯤 들러도 되는 그런 상황이 되는데, 천리교는 가정집처럼 되어있다 보니 사실 그 교회 신자나 상급과 연결된 형제교회가 아니면 오다가다 들를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조용히 들어와서 신전에서 근행만 보고 가는 사람이 있으면 좋을 텐데 했었는데, 드디어 그런 사람이 생겨서 그 사람은 근행을 안 빠지고 볼 수 있어서 좋고, 우리는 근행을 같이 봐줄 사람이 생겨서 좋고 서로서로 돕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침 근행을 같이 보고 수훈을 전하고 많은 얘기를 나누는 것도 좋았고, 우리 가족만 보는 근행에서 왠지 더 신경이 쓰이고 정성이 들어가는 것은 기분 탓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요즘 우리 교회에는 작은 변화들이 생겨난다. 분명 이건 좋은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이고 더 많은 변화를 맞이하리라 기대해 본다.

 

2. 남을 변화시키는 것.

우리 집 큰애가 기숙사에서 2년째 생활하고 있다. 작년에 짝꿍 민서는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인데 우연히 학교에서 만나 우리 애 방에 혼자만 지내는 걸 보고 민서가 같이 기숙사 신청을 해서 두 명이 방을 같이 쓰게 되었다. 그리고 올해는 민서가 사정이 생겨서 올해 한 학기만 하고 휴학을 할 예정이라서 같은 방을 못 쓰게 되었다. 그래서 같은 과지만 다른 반이고 그전에는 몰랐던 은성이라는 친구와 새로운 짝꿍이 되었다. 우리 애가 예민한 편이라 좋은 친구와 같이 만나면 좋을 텐데 생각은 하지만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그냥 신님께 맡기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같은 방을 쓰는 은성이가 마음에 든다고 해서 아주 마음을 놓고 한 학기를 보냈다.

 

지금부터는 은성이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은성이는 무남독녀 외동딸인데 갑자기 20살에 사춘기가 늦게 찾아와서 부모님을 너무 힘들게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딸과 같은 방을 쓰며 (이 친구는 기숙사가 처음임) 우리 애의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친구도 고마워하지만, 부모님도 우리 딸을 매우 고마워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은성이는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성실하고 바르고 열심히 사는 사람은 우리 딸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친구 부모님이 어떻게 20년 동안 못 한 걸 100일 정도 같이 지낸 친구가 그럴 해내네.” 하시며 우리 딸을 아주 좋아하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은성의 부모님은 우리 딸이 키가 작아서 애기라고 부르시고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은성이 아버지 친구들도 우리 딸을 다 아신다고 한다. 딸 친구가 얼마나 좋았으면 회사에서도 자랑하고 다니실지 생각만 해도 너무 웃긴 일이다. 그만큼 우리 딸이 한눈팔지 않고 잠깐의 시간도 허비하지 않으며 열심히 공부하고, 봉사활동을 하며 남을 돕는 일에도 잠을 포기해 가며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에 많은 감동 하였다고 한다. 내가 엄마로서 지켜본 우리 딸은 정말 애처로울 정도로 남을 돕고 배려하려고 애쓴다. 오죽했으면 담임 선생님이 너무 남만 챙기지 말고 너도 좀 챙기라고 그렇게 볼 때마다 이야기를 해주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금도 우리 애의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우리 딸의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많이 해주신다고 한다. 그래서 막내가 늘 누나와 같은 학교의 후배니까 덕을 크게 보게 되었다.

 

살면서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고 변화를 하기 위해 하다 보면 정말 힘이 든다. 그리고 자식을 키워보니 잘못된 습관을 고치게 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 가늠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하물며 남을 변화시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이고 또 가치 있는 일인지 모른다. 그런 일을 딸이 했다고 생각하니 정말 이게 향내 풍기기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물론 전도를 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딸과 은성이는 2학기 때도 같은 방을 쓰기 위해 기숙사 신청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두 아이가 서로를 응원하며 좋은 점들을 본받아서 차츰차츰 성장해 나가는 아이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3. 교회보의 변화

요즘 교회보의 두께가 조금 얇아졌다. 코로나를 겪으며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이고 지금도 변화를 하고 있다. 그동안 이리저리 합쳐 교회보 작업을 한 지 10년은 훌쩍 넘은 것 같다. 더 많은 글을 독자들에게 읽혀 드리고 싶었고,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실어보고자 많은 부탁과 강요를 하며 지낸 때도 있었다. 펑크낸 페이지를 메꾸기 위해 한자씩 쓰던 글이 연재글로 나오게 되었고, 이제 재미있는 글이 될 때까지 라는 이 연재글도 계획상으로는 올해를 끝으로 중단이 되는 그런 절차를 밟고 있다.

 

생각의 다름. 이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고 조심스러운 일이다. 글을 읽는 사람의 취향도 있다. 누군가는 그 글이 무슨 이런 쓸데없는 글을 쓰노.’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정말 잔잔한 감동이다.’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다. 가치관이나 생각이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니다. 그래서 늘 글을 쓰며 고민하고 이런 글을 써도 되는지 몇 번을 생각하고 글을 쓰고 나면 편집부 부원들이 먼저 읽으니까 이번 글 어땠냐고 묻기도 하고 교회보가 나오면 걱정이 될 때도 있다.

어떨 때는 남들에게 밝히기 힘든 일들을 이런 자리를 통해서 이야기하기도 했고, 단 한 사람이라도 좋은 쪽으로 변화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컸다. 글 쓰는 모든 사람이 진심으로 자기 생각을 말하고 좋은 변화를 주기 위해 글을 썼다는 것만은 알아주셨으면 한다.

 

 

올해가 지나면 언제 다시 글을 쓰게 될지는 모르지만, 다시 만나는 날의 성장한 나의 마음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생각하고, 많이 보고, 많이 듣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