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1호 입교187년(2024년) 1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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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30 16:03
요즘 느끼는 사소한 것들
박혜경
용재가 되고 싶었던 나
저는 직장생활을 마치고 그토록 바라왔던 강습을 받으러 가게 되었습니다. 강습소에서의 며칠이 지나자 용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용재의 삶이 뭔지도 모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지만, 그래도 그냥 용재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신님 전에 근행 올릴 때마다 용재가 되게 해달라고 기원을 드렸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 길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도 모르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그 마음부터 저의 신앙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신앙을 이어가고 있지만, 내가 신앙을 직접 체험하지 않으면 나의 신앙이라 할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기원 덕택에 교회에 시집을 갈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한가지 깨달은 것은 ‘아! 신님은 신님 일 보게 해달라는 기원은 무조건 들어주신다.’ ‘신님은 신님이 좋아하시는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길을 열어주신다.’라는 생각이 확신이 되어 저의 머릿속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2. 일참
예전에 강습소에 한 대학생이 통학으로 강습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어린 친구가 참 착해서 강습소에서 가르치는 것들을 잘 받아들였고, 수료할 때까지 별 탈 없이 무사히 강습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그 학생의 언니도 강습을 받았습니다. 한 집안의 두 자녀 모두 강습을 받으며 정말 순하게 아무 일 없이 잘 받았다고 기억합니다. 또 몇 년이 지나서 이번에는 그 집의 어머니가 강습을 오셨습니다. 이때는 대학생이었던 제일 처음 강습을 받았던 딸이 직장을 다니다 공무원이 되고 싶어서 혼자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시기였습니다. 엄마가 강습받으시니까 자연적으로 강습소에 쉽게 올 수 있었고, 강습소 근처의 도서관에 가기 전 일참을 하며 기원근행을 올리고 공부를 하러 갔습니다. 엄마가 강습을 마칠 때까지는 그냥 공무원 준비생이었는데 얼마 전에 그 학생의 엄마로부터 공무원이 되어 지금 잘 다니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많은 분이 원하는 것이 있거나, 마디, 신상을 만났을 때 일참을 해서 수호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일참의 중요성을 그리고 그 효능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3. 노부부
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에 앉아있는데, 노부부가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어떤 날이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머리를 매만져 주시고 옷을 정리해 주시는 모습에서 우리 부모님의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아버지가 살아 계시던 어느 추운 겨울날 버스를 기다리는데 날이 너무 추워서 어머니가 아버지 귀가 시릴까 봐 손으로 귀를 덮어주고 계셨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어떤 남학생이 우리 부모님께 자신이 사진을 찍는 학생인데 두 분의 모습이 너무 보기에 좋아서 사진에 담고 싶다고 해서 그 학생이 사진을 찍어 갔다는 이야기를 어머니한테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젊은 부부가 사이좋게 걸어가는 모습은 자주 볼 수 있지만, 연세 많으신 부부가 같이 손을 잡고 걸어간다거나, 사이좋은 모습을 보면 누구나 ‘나도 나중에 늙으면 저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많이들 하실 겁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쌓인 정, 믿음, 존중 이러한 것들이 어우러져 부부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저도 꼭 그렇게 늙고 싶습니다.
4. 강습 그 이후
우리는 보통 강습을 받으러 가면 3개월간의 교육을 받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개개인에 따라 사정상 재강습을 연속해서 더 받으시는 분도 가끔은 있습니다. 그리고 강습을 마치고 몇 년이 지나서 마음이 해이해질 때쯤 다시 재강습을 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강습소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처지로는 강습을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각자의 가정이나 일터로 돌아가서 강습소에서 배운 것, 작정한 마음을 얼마만큼 지키고 사는지 늘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한 번씩 비슷한 일이 생기면 예전에 이런 일도 있었는데 하며 옛 생각이 나기도 하고 잘 있을까 늘 궁금해합니다. 그런데 강습을 연속으로 받으시는 분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이 강습생이 강습받기 전에는 시댁에 제사도 많고 시댁에 가야 하는 일이 많아서 그걸 좀 줄이자고 했다가 시동생으로부터 우리 집에 오기 싫으면 오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2년 동안 시댁에 가지 않았답니다. 남편과도 각방을 쓰며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강습을 받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어서 시어머님의 행동이 예전에는 이해가 안 갔다면 지금은 이해가 되고 오히려 남편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보기가 좋게 생각되더랍니다. 그래서 시댁에 발길을 끊었던 사람이 이제는 시댁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부모님께도 진심으로 잘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우러난다고 이야기하며 자기 한 사람의 마음이 바뀌니까 모든 것이 다 바뀌더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부모님이 자신이 시댁에 가면 시아버지는 TV만 보고 계시고 말을 안 하셨는데 지금은 시아버지의 어릴 적 꿈까지 이야기를 하시며 옆에 앉아서 두런두런 지난 일을 이야기하시더라는 겁니다. 시어머니도 며느리에게 그동안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은 자신이 살아온 삶을 이야기 하더랍니다. 그래서 시집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고 합니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뒤에 신앙을 3대째 이어가고 있고, 혼의 덕이 많은 사람이라서 교리 이야기를 하면 바로바로 알아듣고 자신의 잘못된 부분을 빨리 고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서 빨리 마음이 바뀌는 거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혼이 맑은 사람이라서 참 빨리 변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의 덕이 부족하고 맑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도 고치기까지 시간이 더디다면 반대인 사람은 그만큼 빨리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강습을 마친 사람이 바로 바뀌는 모습을 보게 되니까, ‘이것이 재강습을 받는 묘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개월 강습만 마치고 갔다면 변화한 모습까지 못 보고 못 들었을 텐데 강습 기간이 연장되어 이런 기회도 주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재강습의 감사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요즘 제가 느꼈던 이야기들을 이야기의 연결성은 없지만, 문득 떠오르는 일들을 짧게 메모해 놨다가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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