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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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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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로 볼 수 있다는 것.

박혜경

 

터전을 거울집터라고 합니다. 저는 29살에 강습을 마치고 그 해에 검정강습 전기(지금의 교인자격강습회)를 다녀왔습니다. 그때는 결혼 전에 교인자격강습회를 다녀오는 것이 제 목표였기 때문에 그렇게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터전 참배의 기회가 있어서 몇 번을 다녀왔는데, 처음에는 몰랐던 것이 차츰차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거울집터라는 것입니다. 터전은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곳입니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내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죠. 그렇게 생각했을 때, 저는 참 외로운 사람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라온 환경

늘 자라면서 까칠한 성격에 또래 친구들의 행동이 우습게 보이고, 하다못해 아이들이 모여 서로 게임을 하면서 벌칙으로 때리고 맞고 하는 모습을 보며 저 애들은 바보인가? 왜 쓸데없이 맞을 걸 알면서도 저렇게 기를 쓰고 게임을 할까.’ 하며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 적이 아주 많았습니다. 애늙은이같이 또래들이 아주 철없게만 보였습니다.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어울려 노는 것을 저는 같이 어울리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던지 제 공부할 것만 하고 있었으니 어떤 아이인지 감이 잡히실 것입니다.

늘 남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말을 잘 안 하는 타입이라 아주 친한 친구가 아니면 말도 잘 안 했습니다. 그러니 자연적으로 저는 친구가 많이 없었습니다. 한두 명 아주 친한 친구와만 말도 많이 하고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리고 첫 직장에서는 여직원이 같은 부서에 저밖에 없었으니 자연히 평소 어울리지 않았고, 여직원 또래 모임만 가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직장에서는 평사원들과 직급이 있는 저는 같이 어울리기 어려웠고, 저는 뭔가 관리자의 입장에서 늘 생각을 했기 때문에 또래의 직원도 애들처럼 보였지 동등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이어져 왔고, 상급이나 교회 행사에 가면 저는 별로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주로 듣는 역할을 많이 하고, 제 볼일만 보고는 빨리 집에 오는 편입니다. 그래서 교회 내의 소식을 제가 제일 늦게 아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어떨 때는 이런 제 모습이 뭔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굳이 말을 안 해도 되는 것을 억지로 말을 하고 다니려니 피곤하기도 하고 또 중요한 것은 교단에 제 또래의 나이대가 별로 없습니다. 다들 저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분들이고 저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 몇 명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어울리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2. 터전 참배

몇 년 전 터전귀참 때 교회 부인회원들이 아주 많이 갔었고, 친정엄마도 같이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제가 고성교회 부인회 총무였기 때문에 전체 도우미 겸 금전 담당을 해서 바쁘기도 했지만, 특별히 행사가 없는 시간이면 다들 쇼핑하러 다니고 그러는데, 한 층만 내려가도 엄마가 계신 데 그 마음이 안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두커니 혼자 방에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그때 생각해보니 난 참 외로운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한 검정강습 때도 같은 방에 있는 사람도 있었고, 인원이 많은데도 저는 늘 혼자 다닌 것 같습니다.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차츰차츰 터전에 가면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어린이 터전귀참을 갔지만, 그때도 저는 혼자였습니다. 왠지 어울릴 수 없는 분위기에 그냥 외로웠던 것 같습니다. 이쯤 되면 성격을 고쳐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3. 우울한 어느 날

저는 우울증이 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누구나 우울증은 다 가지고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사람들보다 조금 더 깊은 것 같습니다. 둘째를 잃고 나서 갑자기 찾아온 우울증 때문에 뭔가 내 생각과 다르게 일이 흘러가거나 하면 반드시 우울증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한동안 많이 우울했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우울해지고, 그래서 좋아하는 배우의 인터뷰 영상을 들으며 혼자 웃기도 하고, 그 배우의 음악을 들으며 위로를 받다가도 어느 순간 허무함이 밀려옵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이 또 땅굴을 파고 혼자 꺼져내러 가는 느낌이 듭니다. 혼자 앉아 눈물을 쬐끔 흘리고 있으니 가족들이 옆에서 위로를 합니다. 우리 회장님은 남들이 너한테 뭐라고 하고, 어떻게 행동하든지 우리 가족들은 너를 많이 아끼고 너를 위해주니까 그런 안 좋은 마음 가지지 말라고 위로를 해 줍니다. 옆에서 애들도 힘을 실어주고 응원을 해 줍니다. 그 말 한마디에 또 힘을 내봅니다.

 

그리고 나는 주위에서 나를 귀엽게 봐주고 함부로 대한다는 생각을 안 하며 살아왔는데, 내가 느낀 내 모습과 주변에서 느낀 내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는 무척 놀랐습니다. 그러면서 또 저를 돌아봅니다. ‘나는 결코 잘난 사람이 아닌데, 그동안 나는 나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교만해지지 말자고 스스로 반성을 해봅니다. 그리고 남들에게 더 낮은 마음으로 따뜻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이렇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신앙이 있어서 감사하고, 나를 위해주는 가족들이 있어 또 힘을 내 봅니다. 아자아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