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1호 입교187년(2024년) 11월 |
본 사이트에는 천리교회본부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른 글쓴이의 개인적인 생각이 담길 수도 있습니다. |
2021.08.24 14:38
I AM. . .
진양교회 김영진
#1
25세 청년이 버스에 타고 있었어
버스는 부산으로 향했고
기말시험이 있었었지
아마 시험공부는 못했을 거야
정신은 딴 데 가 있었거든
몸은 버스에 있어
앞으로 가고 있어도
마음은 자꾸 뒤를 보고 있는 거야
구불거리는 옥수골 고개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들
점점 선명해지는 생각의 조각들
2시간을 달려야 하는 거리를
20분 만에 내리고 말았어
그래 결심했어
기말시험은 이미 내게 의미 없는 거야
#2
학력고사를 마친 고3의 끝자락
해방감으로 들떠 있을 때
친구와 찾은 어느 건물의 정문 앞
원불교 학생회원의 신분으로
들어서기를 주저하다가 돌아섰다
한 달쯤 지나 다시 찾은 그곳
현관까지 갔다가
신발을 벗고 올라서지 못해 돌아왔다
석 달 후 대학입학을 하고 다시 찾은 그곳에서
나는 나의 과거와 미래를 봤다
가슴 속 응어리진 25년의 세월
악한 것을 제거하고 도와주소서
이것은?
이것은?
나의 과거 현재 미래였다
#3
아버지는 돈 벌러 가시고
어머니와 6남매는
10만 원 보증금의
방 두 칸 전셋집에 살았다
애가 많다고 방도 얻기 어려웠지
그보다 돈이 없었을 거야
그 당시 빤한 공무원 월급
어머니는 어떻게든 살아 보시려고
온갖 일을 마다 않으셨지
없는 살림에도
웃음소리가 끊어지지 않았던 어린 시절
주인집 한 살 작은 남자아이
나는 그 애를 따라다녔다
6학년이던 그땐 그랬었지
왜 그랬을까?
#4
수업이 없는 날은
집으로 왔고
집에 와서는 고성교회만 갔다
삽질하고 먹고 놀고 어울리고
그래 아침 저녁 근행을 보았구나
수련회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고
읍내 쓰레기 줍기도 했었지
스쳐 가는 많은 얼굴들과 사연들
그중에 제일은 단연코
예쁜 평생 애인을 만난 거란다
둘이서 자전거를 타고 나선 첫 데이트
사소한 다툼으로
눈물로 끝날 듯 했던 기억
30년이 지난 지금도 마르지 않은 눈물
그건 우리의 사랑일 테니
#5
고성교회를 중심으로
많은 일들
같이 했던 사람들
여러 가지 사연들
그중에 제일은
포교부장 시절이란다
마누라가
남편이 제일 멋있었을 때였다고 하니
인정
고성교회
경남교구에서 전도활동
진양교회에서 매년 3,000회 수훈 전하기
진양교회에서 고성교회로 매월 1일 걷기
매월 말일에 떠나는 1박 2일 6좌 기원근행
나의 전성기??
#6
많은 시간이 흐르고 흘러
After COVID-19 A.C
Before COVID-19 B.C
코로나 전과 후로 나뉘는 상황 속에서
구태를 벗어나 변화를 부르짖던 젊은 시절에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절감하던 나날들
코로나로 변화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지금
이게 무슨 일인가?
어버이신님께서 말씀하셨던 천연자연의 이치
엉겁결에 다가온 “퍼실리테이터”
서점에서 읽게 된 “마지막 몰입”
영어에서 가장 강력한 두 단어라고 하는 I am
나는 지금 무엇이라고 말 할 수 있는가?
나는 . . . . 이다.
여러분의 I am 은 무엇입니까?
* 윗글은 천리교 한국교단 교육부에서 주관한 소규모 지원사업 “이 길의 한 줌”에서 발표한 내용입니다.
저의 천리교 신앙 40년의 중간 결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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