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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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년08월][106회]'이 길의 한 줌'

2021.07.29 18:30

편집실 조회 수:56

둘하나 106

 

이 길의 한 줌

 

이시중

 

지난 3월 중순 우연히 아내가 교단 교육부에서 인터넷 줌으로 진행하는 퍼실리테이터 수업에 참관하게 되었습니다. 3개월 과정 중 거의 반쯤 지날 무렵, 초대를 받아 참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한 달이 지났기 때문에 앞의 수업 내용을 알 수 없었던 아내는 아주 힘겹게 꽁무니를 겨우 따라가며 그 과정을 지켜보며 배워야 했습니다.

그러한 경험 후 천리향 멤버들도 이런 교육 기회를 얻어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아내가 해 왔습니다. 퍼실리테이터 강사를 초빙하여 공부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일은 언제나 두려움과 귀찮음이 따라옵니다. 그래서 피하고 싶고, 안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 길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강하게 밀어붙이는 아내의 등쌀에 이길 재간이 없었습니다.

때마침 교단 교육부가 각지 각처에서 활동하고 있는 용재들의 소모임 활동에 100만 원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고맙게도 신청서를 내밀면서 신청해 보라고 권유하는 교우를 통해 신청서를 받았고, 의논 끝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로서는 교단 교육부 지원을 받든, 받지 못하든 추진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심사 결과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는 연락이 왔고, 더 이상 망설임 없이 빠르게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소피아님을 대표로, 요시님(아내)을 매니저로, 달콤 선생님을 강사로 하여 시작하게 된 것이 이 길의 한 줌이라는 소모임이었습니다. 여기에는 천리향 멤버 외에도 몇몇 뜻있는 분들이 참가하여 소통하고, 공부하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여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공부를 하면서 스스로 마음이 열리고, 서로를 위한 성장의 디딤돌이 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는 그동안 익숙한 일상을 모조리 확 바꿔 버렸습니다.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없고, 모임도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불편하기만 한 마스크 쓰기와 거리 두기는 차츰차츰 일상으로 자리 잡아갔습니다. 교우들이 예전처럼 서로 만나지 못하자 각자 외롭게 떨어진 작은 섬들이 되어 침울해져 갔습니다. 코로나19가 쉽게 끝날 조짐이 없습니다. 독감처럼 앞으로 함께 살아가야 할 바이러스라는 것이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그러자 새로운 활동들이 모색되기 시작하였고, 곳곳에 이런저런 작은 모임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새로운 일상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교단 교육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니 아주 좋은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마디는 성장의 과정이고, 위기는 새로운 길을 여는 기회입니다. 전 세계에 닥친 코로나19는 분명 또 다른 성장의 과정이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기회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지금은 변화와 혁신의 시순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이 길의 한 줌은 천리향 멤버와 그 외 몇몇 관심 있는 분을 포함하여 10여 명이 참가하였습니다. 인터넷 줌을 통해 지난 56일부터 77일까지 10주에 걸쳐 매주 수요일 밤에 진행했습니다. 본래 두 시간 정도가 계획된 시간이었지만 너무 진지하고 열기가 뜨거운 나머지 두 시간 이상 초과하는 것이 예사였고, 자정이 지나 끝나는 날도 두세 차례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별도로 달콤 선생님은 그 주마다 발표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1:1 코칭을 하며 이끌었고, 다른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매주 일요일 따로 모여 소피아님을 중심으로 복습과 나머지 공부를 진행했습니다. 아주 빡세게 진행된 공부였습니다. 참가자의 나이가 많아 익숙지 않은 컴퓨터, 인터넷을 사용한 수업이었기에 그만큼 더 어렵고 힘들었습니다. 비록 2개월간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렇게 빡세게 공부한 것은 평생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만큼 보람이 있었고, 성과도 많았습니다.

 

공부한 주요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하나는 일사천리고, 또 하나는 인터넷 구글의 도구인 패들렛과 잼보드를 이용한 의사소통(퍼실리테이터) 훈련과정입니다.

일사천리한 사람의 사적인 천리교 이야기의 줄임말입니다. 참가자 전원이 돌아가면서 발표를 하였는데 자신의 천리교 신앙 스토리를 쭉 풀어내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런 것을 통해 얻게 된 큰 수확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발표자는 자신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는 것이고, 둘째, 자주 만나는 친한 사이라도 그것도 몇십 년을 만나고 있다 해도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가 지닌 꿈, 아픔, 기쁨, 성장 배경, 가치관... 이런 것을 서로 모르고 겉모습만 보고 살아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결과 셋째, 이러한 모임을 통해 서로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공감하게 되었고, 더 가까워졌으며, 마음을 모으고, 손잡고 서로가 지닌 꿈을 응원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아주 큰 수확이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도구의 하나인 패들렛과 잼보드를 통해 의사소통을 위한 기초적인 지식을 얻게 되었습니다. 의사소통의 중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을 퍼실리테이터라고 합니다. 전혀 생소한 이런 도구들을 익히고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곤욕스러운 일이고, 힘겹고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같은 인터넷 시대에, 더군다나 코로나19라는 마디 앞에서 이것은 피해갈 수 없는 하나의 통과의례이자 성장통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우 힘들고 어려웠지만, 참가자 10명이 잘 견디며 전 과정을 잘 마쳐 무사히 수료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작은 성취를 통해 참가자들은 자신감과 자존감이 한층 더 올라갔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왔을 때 바로 잡는 것, 이것이 참 고마운 수호구나 싶습니다.

 

이러한 모처럼의 공부 기회를 마치고 나자, 이것을 살려 조금 더 편안하고,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이야기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그래서 한 주간의 방학을 끝내고, 바로 722이 길의 한 줌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살려 두 번째 마당을 열게 되었습니다.

이 길의 한 줌의 뜻은 이 길, 즉 어버이신님의 가르침과 교조님 모본을 자기 삶의 중심으로 하여, 스스로 용솟음치고, 세상을 용솟음치게 하는 한 줌의 정성을 나날이 나른다.’는 말의 줄임말입니다. 이 길을 사랑하고, 이 길의 가르침을 따르려는 각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 용솟음치고, 세상 사람들을 용솟음치게 하는 한 줌의 정성을 나날이 나르자는 말이지요. 한 사람한테는 비록 한 줌에 불과하겠지만 그것이 주변으로 전해졌을 때, 그리고 그것이 모여 함께 하게 될 때 얼마나 큰 힘이 되고, 큰 희망이 될지 모릅니다.

 

이 길의 한 줌이라는 모임을 가지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이 길을 신앙하는 사람들이 서로 마음을 나누고 소통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신앙을 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서로 거리감이 많습니다. 마치 별도로 떨어진 외딴 섬처럼 다들 외롭습니다. 더군다나 코로나19가 그러한 경향을 더욱 부각시켜 놓았습니다. 다행히 인터넷을 통한 소통 공간이 열려 있습니다. ‘이 길의 한 줌을 통해 더 이상 외로운 신앙이 아니라, 함께 공유하고, 함께 공감하고, 함께 만들어갈 것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둘째, 모임을 통해 서로의 성장(마음성인)을 돕는다입니다.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똑똑한 한 사람이 이끌어가는 시대가 아닙니다. 집단지성이 필요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돕지 않으면 자신의 성장, 이 길의 성장이 없고, 즐거운 삶도 없습니다.

셋째. ‘함께 여는 즐거운 삶을 이룬다입니다. 경험을 나누고, 깨달음을 나누고, 고민을 나누고, 희망을 나누고, 서로 격려하고 도우면서 즐거운 삶을 함께 여는 것입니다. 즐거운 삶은 함께 열어가는 것이지, 절대 혼자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길의 한 줌은 매주 목요일 저녁 730분에서 930분까지 120분간 3부로 구성하여 모임을 진행합니다.

1부는 삶에서 배운다입니다. 지난 한 주를 보내면서 배운 것, 깨달은 것, 궁금한 것, 고민, 감사한 것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참가자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인사를 겸해서 합니다.

2부는 내 이야기를 들어줘!’입니다. 한 사람이 중심이 되어서 좀 더 깊은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자기 삶이나 신앙에 대해서 자유로운 주제를 가지고 함께 나눕니다. 어떠한 이야깃거리라도 좋습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문제 제기와 그에 따른 토론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3부는 마무리입니다. 함께 한 느낌, 깨달음, 소회를 나누며 정리합니다.

 

코로나 시대가 준 모처럼 기회, 마디를 살려 이 길의 한 줌을 시작하게 되어서 너무나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이를 통해 소통하고, 성장하고, 함께 여는 즐거운 삶을 꿈꾸며 기뻐합니다. 마디에서 주저앉지 않고, 새로운 발판으로 삼아, 한 줌의 정성을 나날이 만들고, 키우고, 나누어가는 것이 너무 좋고, 또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