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5년 10월 7일 밤 10시

각한말씀

자아 자아, 특히 오늘밤에는 명확한 지도말을 내리니, 어떠한 일이든지 지도말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떠한 지도말을 일러주어도, 나날이 바쁘다, 틈이 없다고들 하는데, 어째서 바쁜가. 모두들 찾아온다. 만족시켜 주도록. 만족의 리로 세상을 다스리도록. 지금까지 고마운 것은 알고 있으나, 이 리를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모여든다. 앞으로 얼마나 모여들지 모른다. 어디서 찾아올지 모른다. 세상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어디서 어떠한 사람이 찾아올지 모른다. 언젠지도 모른다. 미리 깨우쳐 둔다. 나타난 뒤에 깨우치는 것이 아니다. 지도말대로 모두 나타난다. 대강은 알고 있다. 응법(応法)으로 알고 있다. 이제부터 시일이 경과하면, 나날이 무슨 일이든 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려운 것을 잠깐 이야기하겠다. 어떠한 이야기도 하겠다. 신상에 대해 아무리 거듭거듭 지도말을 해 주어도 지도말을 그때만의 이야기로 받아들인다. 이렇게 하면 좋다, 저렇게 하면 좋다고 해도 모두들 예사로 듣는다. 지도말을 여쭈지도 않고 제멋대로 한다. 지도말대로 하지 않는다. 지도말대로 한 것도 있다. 했다고 해도 마지못해 했을 뿐. 여기서 불만, 저기서도 불만, 하나의 리로 다스려지지 않는다. 서로 마음을 모으고 의논이 맞으면 당장에 리가 나타난다. 이 길은 내가 내가 하지만 모두 신의 길, 신이 섭리하기 때문에 나날이 이 길이 뻗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어려운 것을 시작한다. 연수 연수 연수라 한다. 연수가 지난 것이 아니면 용재로 쓸 수 없겠지. 연수가 지나지 않은 것은 용재가 될 수 없다. 연수가 지난 것만큼 강한 것은 없다. 역사를 아무리 훌륭하게 했다 하더라도, 어리고 가는 것으로는 배겨낼 수 없다. 연수가 지난 것이면, 아무리 마디가 있더라도 굽은 것이라도 견뎌 낸다. 세월의 무게가 견뎌 내는 거야. 연수가 말해주는 거야. 그러면 가는 것은 쓸모 없는가 하면, 연수가 지나면 그 연수에 상응하게 쓸 수 있다. 연수가 오래된 용재만을 갖출 수는 없다. 나머지 부족한 것은 연수가 쌓이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연수가 지나야만 용재라고 한다. 용재는 아무리 조급하게 굴어도 안 된다. 그래서 이렇게 해 볼까 저렇게 해 볼까고, 각자 멋대로 하려는 것은 속된 생각이라서 잘되지 않는다. 아무리 해도 안 될 것은 안 된다. 가만히 있어도 될 것은 된다. 이렇게 해 달라고도 저렇게 해 달라고도 하지 않는다. 말 하나가 용재의 힘,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다. 모두 거기에 의지해서 어린 나무들이 자란다. 세상 여기저기서 얼마나 자랄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세상에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두려울 것이 없다. 지금부터 서두르고 서둘러 얼마나 서두를지 모른다. 세상에는 새로운 길이 천 갈래나 생겨났다. 어떤 용재가 나올지 모른다. 이쪽에서도 용재, 저쪽에서도 용재, 높은 산에도 산 중턱에도 골짜기에도 있다. 낮은 데서 끌어올리려면 어렵다. 높은 데서 끌어내리면 빠르다 빠르다. 높은 데 있는 용재는 줄줄 내려온다. 어떤 용재를 모아서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 작은 마음은 버려 다오. 의심하는 마음은 버려 다오. 탐, 인색, 원망, 시기하는 마음 버려 다오. 그러니 석의 리를 잘 분간해 다오. 이것 한마디 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