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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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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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전에서 배운 것

남혜빈

지금부터 제가 어떻게 터전에 와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여러분께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저는 신앙 4대째인 신자의 가정에서 태어나 엄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다녔습니다. 월차제나 부인회에 참가했을 때 소속 교회의 대가족 같은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좋아했습니다. 상급 교회의 수련회에 가면 여러 곳에서 온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언니 오빠들이 준비한 프로그램도 재밌어서 상급 교회에 가는 것을 기대하곤 했었습니다. 고등학생 때 오야사토 세미나에 참가하여 터전에서 좋은 추억들을 쌓기도 했습니다. 고등학생 때까지 저에게 있어서 천리교는 마냥 즐거운 곳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대학생이 되어 학생회 활동을 시작하고, 방학 동안 상급 교회에서 청년 근무를 하게 되어 이때 처음으로 교회에 살아 보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 때까지 항상 똑같은 일상으로 살아왔던 저는 별다른 경험이 없었으므로 교회 생활은 저에게 처음으로 새로운 환경,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낯가리고 조용한 성격이지만 관찰을 잘하는 저는 교회 일을 맡아 하시는 선생님들, 매일 오셔서 화장실 청소를 하시던 신자분, 매일 근행 보러 오시는 분들을 보고 어떻게 신님을 믿게 되었는지, 신앙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마냥 즐거운 곳이라고 느꼈던 이전과는 다르게 종교적으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안동 회장님으로부터 TLI를 제안받았을 때 지금보다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고, 천리교의 가르침을 배워 보고 싶다고 생각해 TLI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20184월 터전에서 일본어과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도 만나 처음엔 다들 일본어를 잘못해서 두 손, 두 발 전부 써서 대화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점점 일본어가 늘어서 무리 없이 대화가 되자 즐겁고 뿌듯했습니다. 외국인과 지내며 좀 더 사람을 이해하는 시각이 넓어진 것 같고, 조용하고 평화로운 천리가 좋았습니다. 신앙적으로는 이때도 교리 시간이 있어서 잘 몰랐던 교리를 배우고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지만, 대부분이 일본어 수업이었고 무언가 크게 와닿은 것, 몸소 느낀 것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9월 오야후세 지원 시기가 다가왔고 선배들로부터 일본어과보다 오야후세가 훨씬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느낀 것이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저 또한 처음에 오려고 마음먹었던 계기를 떠올리며 아직은 부족하다는 생각에 1년 더 해보자고 생각하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작년 4월부터의 오야후세 생활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일본어과에서 일본어를 제대로 배워 일본어로 하는 교리 수업을 알아들을 수 있었고, 인원도 일본어과의 반인 19명으로 줄어서 덕분에 친구들과 더 돈독해질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친구들의 다양한 경험, 평소에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으며 세상에는 다양한 문화와 사고방식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학교 수업보다는 실습을 더 좋아했었는데 실습에 나가서 이때까지 생각해 본 적 없던 것들을 생각해 보기도 했고, 저와 오야후세 친구들 모두 조금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수양회에 들어갔을 때가 1년 중에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수양회 덕분에 좀 더 부지런히 근행과 히노끼싱에 임할 수 있었고, 같은 반 사람들도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셔서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 23년밖에 안 살았지만, 삶에 굴곡이 없었던 터라 수양생분들 덕에 신상, 사정으로 힘들었던 이야기, 열심히 신앙해서 수호받은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 무탈할 때 어버이신님께 감사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받지 못했던 수훈의 리를 받게 되어 드디어 용재가 되었습니다. 항상 가족같이 다정하게 잘 챙겨주셨던 같은 대교회 소속의 수양생에게 수훈을 전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교전, 교조전 수업뿐만이 아니라 본부원 선생님의 감화, 담임 선생님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교리 이야기를 들으며 어버이신님의 수호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침 신전 청소가 있는 날엔 새벽 3시쯤 일어나야 하고, 어디든 걸어 다녀야 하며, 몸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같은 반이었던 오야후세 5명이 있어서 서로 격려하며, 웃으면서 즐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루하루 바쁜 일정에 체력적으로는 지쳤어도, 정신적으로는 건강하고 용솟음쳤던 3개월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양과가 끝나고, 학교에 돌아가 적응하자마자 1주 동안의 경내 실습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이때까지 생각한 경내 선생님들의 이미지는 신전을 지키는 것, 구둣주걱을 나눠주는 것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같이 해보고 나서 다양한 역할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항상 신자분들이 기분 좋게 참배할 수 있도록 신전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 밤늦은 시간, 참배하러 오는 사람이 없을 때도 신전을 돌아보는 것, 신자분들을 기운찬 인사로 맞이하는 것도 선생님들의 역할이었습니다. 잠 못 자고 1시간 동안 서 있으면 다리도 아프고 졸렸지만 신자분들이 수고가 많다고 항상 고맙다고 하시면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의 노력이 있어서 안심하며 참배할 수 있고, 큰 신전이 관리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나도 그 사람들의 고생을 알아주고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경내 실습 다음으로 포교 실습으로 고베에 있는 포교의 집에 갔습니다. 매일 12장까지 기원근행을 올리고 포교사분들과 7시간 동안 포교에 나갔습니다. 아침은 식빵을 먹고, 점심은 신님께 올리고 저녁은 1인당 100엔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전도지 나눠주기, 신명 알리기(神名流), 노방 강연, 개별 방문을 했습니다. 초인종을 누르기 전 한 집 한 집씩 4박을 치고 신님과 같이 걷고 있다고 생각하고 정성스럽게 포교하는 포교사분들의 모습은 못 잊을 것 같습니다. 남을 구제하겠다는 생각 하나로 차갑게 거절당해도 상대방이 내 나쁜 인연을 끊어주셨다고 생각하고 다시 긍정적으로 임하는 포교사분들을 보며 저도 같이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노력에 처음으로 길에서 수훈을 전해 보기도 했습니다. 배도 고프고 온종일 걷고 나면 힘들기도 했지만, 열정적인 포교사 분들 덕분에 오야후세도 실습 기간 내내 파이팅 넘치고 기분 좋게 끝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때까지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잠을 자는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이 실습은 먹을 것, 수면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평소의 생활에 처음으로 감사하다고 느꼈고, 조금은 절제할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실습인 교회 실습으로 일주일간 나고야에 있는 아리마츠분교회의 여자 청년이 되었습니다. 전에 말했듯이 저는 신자 자녀라서 교회장님, 사모님의 일상생활은 잘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매일 회장님, 사모님과 함께 아침 신전 청소부터, 어린이회, 대교회 부인회 행사, 산하 교회 순회, 지부 근행, 포교에 나섰습니다. 현지의 교회에 살아 보면서 신자가 아닌 교회의 사람이 되어 교회 운영, 행사 참석 등의 교회 생활을 알게 되었고, 학교에서 배운 손춤이나 악기를 실제로 해보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저녁 근행 때 하루의 감사했던 것을 공유하면서 사소한 것에서도 감사하려는 자세를 배우고 싶다고 느꼈고, 어린 자녀들에게도 어버이신님께 수호받고 있다는 것, 신앙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성격이 급한 편인데 회장님, 사모님은 어떤 것이든 여유롭게 정성스럽게 하셔서 저도 물건을 소중히 하는 것이나 서둘러서 실수하는 일 없도록 좀 더 침착해질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은 모든 수업, 실습이 끝났고 다음 주는 벌써 졸업식입니다. 끝날 것 같지 않았는데 벌써 끝이 와서 뒤늦게 그때 더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 1년간 배우고 느낀 게 많아서 풍요로운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저 혼자였으면 힘들 수도 있었지만,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옆에서 든든하게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잘 견뎌왔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저의 좁은 시각으로 이렇게 하면 더 편할 텐데, 이렇게 하면 더 빨리 끝날 텐데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힘들었던 것은 성장의 거름이었고 지금은 그 과정들에 감사하는 마음이 큽니다. 친구들과 장난식으로 오야후세의 생활을 예방주사라고 말하곤 했었는데,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큰 장애물을 만날 때마다 이 글을 읽어보며 오야후세의 생활을 떠올려보면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종종 후계자도 아닌데 오야후세까지 하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고 그럴 때면 저 스스로도 굳이 할 필요 없었던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TLI에 신청한 것, 오야후세에 신청하고 합격한 것은 후계자, 비후계자를 떠나 제가 부족하므로 신님께서 인연을 자각하고, 터전에서 좀 더 배우라고 보내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신님의 의도에 조금이라도 미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오야후세교리, 체험 발표회의 체험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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