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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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이야기

[183년03월]하늘의 자

2020.03.06 17:44

편집실 조회 수:150

잠깐 이야기

 

하늘의 자

 

이상봉(고성교회장)

 

요즘에 뉴스에서 한국영화가 수상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영화를 저도 봤는데, 거기서 나오는 대사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습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이야기인데요. 그중에 부잣집 애들임에도 불구하고 구김살이 없이 심성이 좋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부자인데도 구김살이 없다는 것에 대해, “부자라서 구김살이 없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나도 먹고 살려고 안 좋은 일도 하긴 하지만, 내가 아직까지 부잣집에 살았으면 더 착한 사람이 됐을 것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살기 위해서 사람이 여러 가지 안 좋은 일도 타협을 하면서 살아간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부자라는 의미에는 사람이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 포함됩니다. 부자라는 것은 재물이 많다는 것보다 여유가 많다는 의미가 강합니다. 어쨌든, 재물이 많아지면 사람의 마음이 느긋해지고, 여유로워지고, 다툼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선진국이라고 하는 부유한 국가에 가보면 사람들이 싸우는 일이 잘 없습니다. 싸울 일이 별로 없습니다. 마음에 여유가 있으니 싸울 이유가 없는 겁니다. 싸운다는 것은 마음이 각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즘에는 부자와 가난이라는 것이 한순간에도 역전이 되는 세상입니다. 예전에 제가 LA에 있는 미국 전도청에 갔을 때, 거기는 날씨가 연중 평균 20도 이상입니다. 1년 내내 좋은 날씨입니다. 추운 날씨도 없습니다. 거기서 가장 추운 날씨라고 해도 우리나라로 보면 초가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노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노숙자가 많으냐 하고 물어보니, 기후가 좋으니까 그런 것도 있고, 또 하나는 집값이 너무 비싸서 살 집을 못 구해서 그런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집값이 얼마나 비싸냐 하니, 큰 회사가 있는 근처는 집값이 굉장히 비싸다고 합니다. 한 달 월급을 1천만 원 이상 버는 사람도 집세 낼 돈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 사람이 부담하는 집세가 얼마냐 하니, 8백만 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1천만 원 벌어서 8백만 원의 집세 내면 살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밖에서 캠핑카 같은 것을 구해서 자기도 하고, 아예 노숙을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직장을 잃게 되면, 그 순간 더 안 좋은 환경에 살게 되는 겁니다. 우리 기준으로는 그 정도 수입이면 괜찮겠다고 생각하더라도 부의 기준이 다른 겁니다.

어떤 사회학자가 이야기한 것을 보면, 어느 정도 부자가 돼서 물질이 여유로워지면 다툼이 적어진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옛날보다 잘살아지고 있는데 왜 자꾸 다투는 걸까. 여기서 다툰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좌파니, 우파니 하며 갈려서 갈등이 해소가 안 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옛날보다 잘살게 돼서 여유가 생겼을 텐데 갈등이 계속되는가? 거기에 대해 살펴보면, 너무 빨리 발전이 돼서, 부자가 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렇습니다. 부자가 되는 속도가 좀 느리면 그 안에서 싸우면서도 타협하는 과정이 생길 텐데,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심한 병을 앓고 있는 것입니다. 싸운 사람들은 나만 옳고 상대방은 그르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조전일화편, ‘31, 하늘의 자에서

교조님께서는 어느 날 이부리 이조에게

이조 씨, 산에 가서 나무를 한 그루 베어다가 쪽 곧게 기둥을 만들어 봐요.”

라고 하셨다. 이조는 곧 산에 가서 나무 한 그루를 베어 와 쪽 곧은 기둥을 한 개 만들었다. 그러자 교조님께서는

이조 씨, 자를 한 번 대봐요.”

하고, 다시 이어서

틈이 없는가요?”

라고 말씀하셨다. 이조가 자를 대봤더니 과연 틈이 있었다. 그래서 조금 틈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교조님께서는

그렇지. 세상 사람들이 모두 쪽 곧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도 하늘의 자에 대면 모두 어긋나 있는 거야.”

라고 가르쳐 주셨다.

 

이것을 보면, 사람은 자기의 잣대로 보지만, 아무리 옳게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하늘의 자에 대면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자기 자가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끼리 싸우게 되는 겁니다.

하늘의 자에 맞춘다는 것은 상대와 타협을 해서 서로 맞춰야 한다는 겁니다. 손춤 출 때도 여섯 명이 상대방에게 맞추려고 해야 맞아들어가는데, 나는 손춤을 참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뒤에서 보면 맞지 않게 됩니다. 맞추려는 마음이 올바른 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신앙하는 사람들도 정치적인 이념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조님의 가르침으로 보면, 서로 도와주고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되돌이켜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자가 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사회학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부자가 되어서 사람들이 잘살아지고 여유가 있게 되면 다툼이 줄어들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독 한국 사람들만 이렇게 많이 싸우는가에 대해 의문이 생깁니다. 이것은 너무 급하게 성장해서 중간에 생략된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 또한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하고 같이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안 맞고 틀린다고 생각되더라도 마음의 분노를 담고 상대를 보면 안 된다고 배우고 있습니다.

요즘 전염병이 유행하는 것도, 교조전 재세시의 비슷한 부분이 나옵니다. 콜레라가 유행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전후의 상황을 보면 전쟁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일본이 중국, 러시아와 전쟁하는 과정이 있고, 그런 전쟁을 통해 콜레라가 들어옵니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 나라와 전쟁을 하고 교류를 하게 되면 이후에는 역병이 흘러들어옵니다.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는 것이 신님이 바라는 겁니다. 같은 나라에서 살고 있으니 다르더라도 하여튼 같이 살아가야 합니다. 누가 옳고 그른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은 교조전 일화편 하늘의 자를 읽고 생각해봤습니다. 서로서로 적극적으로 조심해서 이번 위기를 잘 넘겨야겠습니다.

 

* 이번 잠깐이야기는 지난 219일 저녁근행 후에 교회장님께서 들려주신 이야기를 정리해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