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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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년11월]말 - 박혜경

2019.11.17 17:05

편집실 조회 수:164

박혜경(진홍교회)

 

요즘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보는 사람마다 교회보 잘 읽고 있다는 인사말을 자주 듣는다. 그럴 때는 정말 기분이 좋다. 왠지 엄마한테 칭찬받는 아이처럼 기분이 정말 좋아진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다음부터 나를 보면 나도 인사를 해줘야 하나?’ 고민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억지로 협박 아닌 간청을 한다.

제발 읽고 있다는 피드백을 해주세요.’ 칭찬이 아니더라도 좋다. 우리는 너무 자기 생각을 드러내지 않는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저 사람이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하고, 괜히 오지랖이 넓다고 오해하는 거 아닌지 고민하지만, 우리 편집부의 입장으로 본다면 어떤 되돌림이 간절히 필요하기도 하다. 우리는 그 어떤 말도 다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정말 어떤 말도 좋으니 교회보를 읽으시고 한마디라도 해주세요!!!

 

첫 번째 말.

이 말은 달리는 말이 아닌 우리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말이다. 지난 겨울부터 부인회 기획위원 회의에서 우리 교회 사모님께서는 여자 청년대회(입교 182111~ 3)에 여자 청년들을 터전으로 보내 달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나이는 18~ 25세까지지만, 해외에서는 나이가 아래위로 여유가 있다. 올해 우리 딸 나이 18. 당연히 당첨. 그렇지만, 생각 없는 엄마는 그걸 모르고 올 6월까지 지나갔다. 그때는 학기 중이라 학교에 당연히 빠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우리 애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아예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7월 회의에서 사모님께서 참가자를 확인하시며 우리 애는 못 가나 하시면서 결정적인 한 말씀을 하셨다. “이게 10년마다 한 번 열리는 행사인데 그다음에는 나이가 안 돼서…….” 순간 그 말씀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반드시 이번에 보내고야 말겠다는 사명감.

집에 돌아가는 차 안에서 회장님께 이야기하니 보내자고 하셨다. 집에 와서 하교하는 딸아이에게 물어보니 엄청나게 좋아했다. 작년에 오야사토 세미나를 마치고 터전에 갈 일이 없나 눈에 불을 켜고 있더니 이게 웬 횡재냐고 좋아했다. 그래서 감사하게도 이번에 우리 혜인이가 여자청년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상급 사모님의 한마디에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다. 말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 말.

강습소에서 만난 강습생이 나보고 글을 참 재미있게 쓴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다. 그러고 보니 난 글이 읽기 편하고 재미있는 게 좋은 것 같다. 섣부른 감동을 주지 못할 바에야 재미라도 있어야지. 그래서 지난 두 달간 연재한 참여마당의 글로 그 한계를 느꼈다. 분명 첫 달에는 다음에는 재미있는 글로 찾아올 거라고 낚시질을 했으면서 막상 글을 쓰다 보니 생각보다 처음 느낀 감동이 줄어서 그런지 재미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우리 회장님과 이야기를 하며 재미있게 될 때까지, 재미있는 글이 될 때까지 써 봐야 하냐고 이야기하면서 웃었던 적이 있다.

이 글을 쓰는 처음에 이야기를 잠깐 했지만, 이런 글을 읽고 어떻다는 표현을 해주실 때가 가장 힘이 난다. 독자들의 한마디에 우리는 엄청난 힘을 얻고 있다.

말의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세 번째 말.

얼마 전에 학부모 교육에 갔다가 강사님께서 하신 말씀.

엄마들도 학교 다닐 때는 공부 못 했잖아요. 그런데 왜 애들한테는 나보다 잘하고 있는데도 자꾸 더 잘해야 한다고 얘기하세요?”

아 가슴에 콕 찔린다. 그래! 나도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못 했던 적도 있었고, 잘했던 적도 있었지. 그런데 왜 애들한테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나는 공부 못 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거지? 우리 애들은 내가 어릴 때보다 분명 더 공부를 잘한다. 그러면 나보다 더 잘하네. 참 기특하다.’ 생각이라도 해야 할 텐데, “그래가 되겠나? 좀 더 해야 안 되겠나?” 좀 부드럽게 말한다는 게 이런 말이 나온다. 속에서는 더한 말도 나오지만, 꾹 참으면서. 이젠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강사님의 말씀을 생각하고 애들한테 더 부드럽게 말을 해줘야 하겠다고 다시 한번 말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본다.

 

말 한마디에 힘이 되기도 하고, 용기가 땅을 뚫고 파고들 정도로 떨어지기도 한다. 전자의 일이라면 그것 또한 덕을 쌓는 일이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작은 말 한마디로 덕을 쌓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렇게 되려면 생각부터 부족 불만보다는 너그러움, 부드러움이 많아야 한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에는 조금만 참으면 된다.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상대가 나의 말로 인해 어떻게 될지 생각한다면 쉽게 용기를 떨어뜨리는 말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용기를 주는 말보다는 떨어뜨리는 말에 익숙해져 있다. 나부터도 그렇다. 말에 칼이 날아다니고, 못이 뛰어다닌다. 남에게 나의 말이 끼치는 영향을 생각하며 좋은 말, 힘이 되는 말을 하기 위해 마음을 맑히는 일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과 반성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