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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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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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 할머니

 

김연수(도성포교소)

 

한두 달 전부터인가 한 번씩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

건너편 개신교 교회에 다니시는 아주머니(할머니?)인데 전도를 엄청 열심히 하신다.

처음엔, 올 때마다 자기들 교회 전도지며, 전도지 붙인 건빵, 물티슈 등을 잔뜩 주고 가시기도 했다. 그런 것들을 주시면서 항상 덧붙이는 말이

우리 교회에 한 번 나오세요.”

라는 것이었다.

그냥 전도지만 주실 때는 건성으로 대답하고 그냥 받았는데, 자기들도 사비를 들여 사는 것이 분명한 건빵이며 물티슈를 두고 쓰라고 잔뜩 주실 때는 부담이 돼서

할머니, 이렇게 주시는 건 감사하게 쓰겠는데, 저희는 천리교 다닙니다.”

라고 하면, 웃으시면서

그래도 상관없으니 우리 교회에 한 번 나오세요.”

라고 하신다.

그렇게 서로 말 인사를 몇 번 건네다, 한번은 책을 한 권 주시는 것이었다. 그 할머니 개인이 구매하신 걸 주시려는 것이었다. 물론, 기독교와 관련된 전도용 책자였고 책 가격도 제법 나가 보였다.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 조금 더 진지하게 말했다.

할머니, 저희는 애들 할머니 때부터 천리교에 다니기 시작해서 천리교에서 은혜를 많이 입은 덕분에 거기에 보답해야 하므로 기독교 교회에는 가기 어렵습니다.”

라고 정중하게 말씀드렸다.

그래도 그 할머니는 별 언짢은 기색 없이 웃으면서

그러시구나. 그래도 책은 읽으실 수 있죠? 이 책 한번 읽어보세요.”

라고 좋은 얼굴로 권하시기에

그럼, 책 가격도 꽤 되는 것 같으니, 다 읽고 되돌려드릴게요.”

했더니

그러지 않으셔도 되고요. 다 읽으시면 댁에 사모님하고 애들도 같이 돌려보세요.”

라고 하시기에 그럼 잘 읽겠노라고 감사합니다.” 하는 인사를 드렸다.

그렇게 하시면서도 우리 가게에 오실 때는 항상 웃는 얼굴로 상냥하게 인사를 건네신다.

며칠 전에도 빵을 사러 오셨다가 가사가 너무 좋은 노래가 있어서 한 자락 들려주시겠다며 들어보겠냐고 하신다. “그럼 한번 들려주세요.” 했더니, 코팅한 악보를 하나 주시고 그 할머니가 나 혼자만 관객으로 삼아 경쾌하게 노래를 부르신다.

그리고는

빵 많이 파세요.”

하는 웃음 섞인 인사를 잊지 않으시고 가신다.

내가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하나 궁리하다 같이 신앙하는 처지를 고려해서 처음에 선생님하고 부르니, 그 할머니가 저는 선생님이 아니라 나눔이 할머니예요. ‘나눔이 할머니라고 불러주세요.”라고 하신다.

그래서 그 후로는 호칭을 부를 일이 있으면 나눔이 할머니하고 불러 드린다.

 

굳이 빵을 팔겠다거나 하는 생각이 아니라 상냥하게 대해주시는 것이 고마워서 나도 똑같이 대해줬을 뿐이다. 그 할머니도 내가 천리교에 다닌다고 진지하게 얘기한 후에는 교회에 나오라고 말씀은 하지 않으신다. 그저 자기가 믿고 있는 신앙에 대해 한번 들여다 봐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도 주시고 노래도 들려주시는 것 같다.

참여마당에도 몇 번 적은 적이 있는데, 전에는 전도 나가거나 가게에 전도 온 다른 종교에 다니시는 분들과 본의 아니게 다툼 아닌 다툼을 한 적도 몇 번인가 있다. 하지만, 내가 전도 나갈 때와 같은 마음으로 저분들도 나에게 전도를 하는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치면서는 그분들에게 함부로 대할 수 없게 되었고, 이런 할머니와도 친하게 지낼 수 있게 된 것 같다.

모든 인간은 일렬형제라는 가르침에는 종교의 구분도 없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그 할머니가 내게 들려준 교회(개신교) 노래의 가사를 적어본다.

 

위로의 말한마디 긴장을 풀어주고

용서의 말한마디 치유를 가져옵니다.

겸손한 말한마디 존귀히 여김받고

교만의 말한마디 멸망을 가져옵니다.

쓰디쓴 말한마디 증오를 씨뿌리고

잔인한 말한마디 영혼을 파괴합니다.

격려의 말한마디 새소망 심어주고

지혜의 말한마디 인격의 향기입니다.

무례한 말한마디 증오를 씨뿌리고

저주의 말한마디 축복을 거둬갑니다.

사랑의 말한마디 생명을 불러오고

생명의 말한마디 사랑을 키워줍니다.

 

가장 아름다운 말 미. . . .

미안해요 고마워요 정말 사랑해요.

그리고 당신을 축복합니다.

그리고 당신을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