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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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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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경지수89

 

100% 인간

 

박지수

 

어떤 이의 조금 어눌한 행동을 보고 모르는 사람이 묻길래 무심코

"~ 저 사람, 100%가 못 되고 좀 모자랍니다."

했다가 갑자기 움찔했다.

‘100%가 못 된다니!!! 너는 100% 된 인간이냐? 세상에 누가 100%?’

이런 말들이 속사포처럼 마음속에서 들려왔다.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분에게 미안하고, 죄송했다. 무의식중에 튀어나온 내 교만한 마음이 어버이신님께 한없이 죄송했다.

 

그래, 세상에 100%인 인간이 어디 있어? 100%라면 신이지.’

스스로 자문자답하면서 깊은 생각에 잠긴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면에서는 80%, 다른 면에서는 50%, 또 다른 면에서는 30%. 사람마다 잘하는 면이 있고, 부족한 면도 있지만 어디에 기준을 두더라도 100% 인간이란 있을 수가 없다.

저 사람, 100%가 못 돼.’ 하는 말 속에 얼마나 많은 교만한 마음이 묻어 있는가? 친필에

월일(月日)이 차츰차츰 마음 기울여 그 덕택으로 되어진 인간이니라’ 6-88

일러주신 어버이신님께서 이런 내 말을 얼마나 섭섭하게 들으실지 확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과연 100%인가?'

아니!’

그럼, 자신도 100% 아니면서 남을 그렇게 말하면 안 되잖아?’

부끄러워지는 자신을 느끼며 생각을 이어간다.

 

예전, 어느 때 식당에서 설거지하면서 숟가락과 젓가락을 한꺼번에 넣어둔 것을 보며 곁에 있던 누군가가

, 뭘 모르네. 수저는 분리해야 하는데...” 하였다.

그 사람 눈에 그렇게 함께 넣어둔 것은 100%가 아니란 뜻이리라. 그런 시선으로 보면 분리해 놓은 수저마저도

젓가락이, 숟가락이 한 방향으로 정리되어 있지도 않잖아!‘

하고 또 한소리 하며 불평을 늘어놓을 게 틀림없다.

 

이렇게 평소에 우리는 사사건건 100%가 못 되는 행동과 일 처리들을 보며 자신에게서도, 타인에게서도 윽박지르고 불평하기에 십상이다. 때로는 대 놓고 큰 소리로 면박을 주거나 비난하면서, 또 때로는 마음속으로 구시렁거리면서.

 

아무리 자기는 100% 잘한다 생각해도 남의 눈에는 60~70%일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드물게 본인은 60~70%라 여기고 있는데 남의 눈에는 100%로 비칠 수도 있다. 생각이 다르고 초점이 다르므로. 내 잘하는 것으로 남을 보면 못하는 것 투성이고, 내 못하는 것으로 남을 보면 부러운 것 투성이다.

그리고 어느 한쪽에 일 처리가 깔끔하여 100%라 해도 다른 쪽에서는 허술하고, 빈틈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인간에게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해 놓은 일들을 뒤에 온 사람이 보면 뭔가가 부족하고, 모자란다고 느끼게 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그래서 누가 이따위 엉터리로 해 놓았지?”라는 말을 주변에서 너무나 쉽게, 너무나 자주 듣게 되는 것이리라.

 

살림을 잘한다 해도 음식을 못 할 수가 있고, 음식을 잘해도 빨래나 청소를 귀찮아 할 수도 있다. 어떤 이는 청소는 정말로 끝내주게 잘하지만, 자신을 가꾸는 일은 신경을 전혀 쓰지 않는 사람도 있다. 세상에는 층층 만 층 구만 층, 요지경이라고 말하듯 잘하는 것이 모두 다르고, 못하는 것이 또 다르다.

세상에는 온통 100%가 못 되는 인간들이 쫙 널려 있다.

그런 인간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100%가 되기를 요구하고, 또 자기 스스로에게도 100% 되라고 다그치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얼마나 불행한 삶인가. 또 얼마나 불행하게 만드는 생각들인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매일 새기고 있는 으뜸인 리가 떠오른다.

5푼으로 태어나 55푼으로 성인하여 3치가 되고, 출직하여 다시 5푼으로 태어나 55푼으로 성인하다가 35푼까지 성인한 뒤 출직하고, 세 번째 잉태하여 5푼으로 태어나 4치까지 성인하였다. 그런 과정을 숱하게 겪으면서 우리는 여기까지 성장해 왔다. 어버이신님의 수호로 10억만 년에 걸쳐 조금씩 성인 되어가는 미완성인 인간이다. 그리고 아직도 여전히 마음이 성인 되어가는 기나긴 여정 속에 있다.

어버이신님이 바라시는 100% 마음성인에서 지금 우리는 과연 몇 %나 되어있을까. 그래도 지금 당장 100% 되라고 다그치지 않는 어버이신님이시지 않은가!

어버이신님께선 우리에게 차츰차츰 조금씩 성인 되어오라고 할 뿐, 한 걸음만 더 성인하려고 노력해 보라고 격려하며 기다리고 계신다. 그런 신님의 한없이 인자한 어버이마음을 느끼면 감사가 솟아오른다.

그렇지만 매 순간 나는, 우리는 얼마나 조급증을 내고, 또 조바심을 치고 있었을까.

 

이제 좀 더 관대해지고 싶다. 나 자신한테도 남한테도. 그래서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더 깊이 공감하고, 더 깊이 안아주고 싶다. 그리하여 그토록 오랜 세월 여간 아닌 노고로 인간을 만드시고, 지금도 성인 되어오길 기다리시며 수호해 주시고 이끌어주시는 어버이신님의 마음을 닮고 싶다. 그런 바람으로 오늘도 한 걸음씩 더 성인을 향한 발걸음을 떼어 놓는다.언젠가는 어버이신님이 바라시는 100% 인간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