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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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청년의 포교 이야기

 

박준호(고성교회)

 

어느 편집위원님이 교회보에 글 한 편을 부탁해왔습니다. 기회다 싶어 얼른 수락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기회가 갑자기 찾아오지만 저 자신을 겸손하게 여겨 그걸 놓칠 때가 많습니다.

제가 포교의 집을 졸업할 때 느낀 점은 무조건 배워라.’ 입니다. 육성위원 선생님의 전도 포교 감화 중 재밌는 일화도 많지만, 특히나 포교 이야기가 나오면 귀 기울여 듣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포교라는 것이 초대 선배님들이 자신의 인연을 털기 위해 못 입고, 못 먹고, 신님에게 한층 더 다가가기 위한 마음 씀씀이를 갈고 닦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요즘에는 거지꼴로 포교하면 미쳤다고 민원을 넣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해도 교조님의 모본은 그대로입니다.

저는 2017121일부터 포교 생활 1년을 해보고 나니, 포교의 집에서 배운 것이 지금 차츰차츰 신앙의 싹을 틔우고 있는 것 같아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때 저 자신은 전도하는 것이 미흡하여 크게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까지 해보진 않았지만, 히노끼싱만큼은 많이 했다고 자신합니다.

그것이 포교 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항상 부족한 나를 발견하면서 차츰차츰 조석근행을 보며, 신문과 TV를 꺼둔 채 신님을 바라보며 친필이나 교전을 보면서 혹시나 신님께서 깨달음을 주시지 않을까 기다립니다.

 

3월 교회보 여는 글에 뭘 적을까 고민하던 차에 칠암교회장(김위태)님의 교회보 글 중 가혹한 마음, 인자로운 마음을 읽고 지금 나의 포교 생활이 과연 그렇구나. 라고 깨달았습니다.

신악가 5장 여섯에

가혹한 마음을랑 털어버리고

인자로운 마음으로 되어오너라.

그것에 대한 글을 적고 싶어 신님께 고했습니다. 이번에 3월 교회보에 신악가 5장 여섯에의 구절대로 해보겠다고 작정했더니 차츰차츰 되는 길이 보입니다. 12월 말 원단제 식사 준비를 위해 마트에 가서 떡국과 제물을 사서 돌아오는 버스 안, 어떤 아주머니가 오늘 날씨가 엄청 춥지요?”라고 물음을 던져서 저는 많이 춥긴 춥네요.”라고 대답했습니다.

보통 때 같았으면, 다들 추워 입이 얼어 대화 없이 풍경만 구경하며 단계교회로 갔을 텐데, 신님이 보여주시는 것처럼 60대 아주머니가 입을 열어 안면도 없는 저와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다는 게 감사했습니다.

아주머니는 지난 세월을 귤껍질 까듯이 풀어 놓았습니다. 20년 동안 산청군 신등면에 살았으며, 그전에는 진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자식을 키워 독립할 때쯤, 산청으로 건너와 즐거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3년 전 유방암이 찾아와 몸 전체 세포가 죽어 나갈 즘, 몸과 얼굴이 검푸르게 되어 생기가 없어지고, 여자로서의 삶이 끝나는가 싶더니 1년 전에는 남편이 돌아가셔서 우울증까지 찾아왔습니다. 그렇지만 아들 하나의 지극 정성과 끝까지 살아가겠다는 의지로 의사 선생님께 매달리다 보니 유방암이 치료되고 우울증도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에 가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본인이 사시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산과 가까이 지내면서 집을 잘 꾸미다 보니 주변 등산객이나 스님들이 찾아와 차 한 잔 대접하여 산세를 풍경 삼아 덕담을 나누고, 마을회관에 가서 나이가 제일 어려 설거지도 하고, 글자가 안 보이시면 대신 읽어드리고, 통화 비용은 일체 본인이 내시면서 할머니들을 도우신다고 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신앙을 하지 않고 남에게 베풀면 내가 도와지는 것을 아시는지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배려하시는 모습이 간혹가다 보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안타까운 말씀을 하시더군요.

베푸는 것은 좋지만, 무엇을 같이 하려고 하면 비용이 발생하는데, 할머니들이 돈 한 푼 아끼신다고 부족을 내고 있네요.” 하시는데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할머니들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베풀 거면 베풀던지, 아니면 안 하는 거만 못하다.’

저도 처음 단계교회에 왔을 때, 이렇게 오래 신앙을 하셨던 분들이 감사하다고 음덕함에 천 원짜리 한 장 낼 줄 모른다며 혼자 마음속으로 부족을 낸 적이 있습니다. 신앙 덕택에 차츰차츰 마음을 이해하게 되더군요. 아니 기다려보면 할머니들이 스스로 말씀하실 때가 있습니다.

제일 서운할 때가 생각난다면서 이야기를 꺼내는데, 자식들을 위해 정성금을 모아서 냅니다. 하지만 누가 부추길 때가 있을 때 그때 돈이 없으면 마음이 서운하다고 하네요. 그때야 ~ 그렇구나, 정성금을 내고 싶을 때까지 내가 더 잘해드리자.’라고요.

교전을 자주 보고 있습니다만, 마음이 막힐 때 열어보면 어버이신님이 화답하듯이 내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줄 때가 있습니다.

 

월일에게는 차츰차츰 보이는 길에

두렵고 위태로운 길이 있으므로 7-7

월일은 그 길을 어서 알리고

싶어서 걱정하고 있다 7-8

 

어버이신님은 너의 길은 여기야라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아직 섭섭한 마음뿐이라 그 길이 두렵고 위태로운 길이라 생각하여 가지 못하는 것을 어버이신님은 걱정하시고 계신 겁니다.

어지러웠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면서 다시 마음을 잡아가면서 저의 포교 이야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