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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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지능 자동차

 

모놀리스 MONOLITH’라는 영화가 있다.

엑스트라들로 몇 명이 나오긴 하지만, 아기 엄마인 주인공과 두 살배기 아들, 그리고 모놀리스라는 인공지능 자동차가 전체 스토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화이다. 그리고 영화의 스토리 역시 별 것 없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에 갇힌 아이를 구하려는 엄마의 고군분투 이야기이다.

그냥 스토리만 봐서는 별로 영화에 눈길이 갈 것 같지 않은데, 내 눈을 끌었던 것은 인공 지능 자동차가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전격 Z작전 Knight Rider라는 미국 드라마를 보며 자란 우리 세대들은 인공 지능 자동차에 대한 환상이 있는 것 같다. 주인과 대화하고, 운전자가 없어도 자동차 혼자서 움직이며, 완전 방탄으로 위험한 순간 주인을 보호하는 환상의 자동차에 대한 환상....

그리고 이러한 환상은 자동차 마니아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었고, 몇 년 전에는 주차를 대신 해주거나 차선을 벗어나지 않는 정도의 기술이었는데, 최근에는 운전자가 운전하지 않더라도 혼자서 자율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발전하였다. 심지어는 운전자가 운전하는 것보다 인공 지능 자동차가 운전하는 것이 사고에 대한 대처가 빠르다는 이유로 차로 이동하는 동안 운전자는 잠이나 자라고 침대형 자동차도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 영화에 나오는 인공 지능 자동차는 자율주행 기능은 빠져있다. 대신 탑승자의 안전과 운전자의 운전을 보조하는 내비게이션 기능과 쾌적의 주행을 도와주는 주행 보조 기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라는 컨셉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자율주행 기능은 빠진 게 아닐까 싶은데....

아무튼 이 자동차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라는 컨셉에 맞게 어떤 외부 충격에도 끄떡없는 완전 방탄 차체로 절벽에서 떨어져도 끄떡없고, 돌이나 팔뚝만 한 아주 큰 스패너로 내려쳐도 유리창이 깨지지 않는다.

이런 자동차에 두 살 아들을 두고 내리게 되고,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던 아이가 실수로 자동차를 잠금 모드로 해버리고, 또 놀라 스마트폰마저 바닥에 떨어뜨리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갈 수 없는 상황과 주변에는 도와줄 인적이나 차량도 없고, 또 사막의 고온 속에 시동이 꺼진 차 안에 있는 아이는 탈수증세까지 보인다. (사실 인공 지능 자동차라면, 여름 고온에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도 어느 정도 차 안을 시원하게 유지해주는 정도는 해줘도 될 것 같은데, 이런 기능은 없다.)

어떤 시도로도 차에 갇힌 아이를 구하지 못해 자포자기하다 우여곡절 끝에 차 문이 열리고, 결국 아이를 구해내긴 하지만, 결국 순간 방심한 마음이 자신과 아이에게 위기를 주게 된다. 더군다나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진짜 겪을 수도 있을 법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금 현재의 차라면 차 유리창을 깨는 정도로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완벽해 보이는 기술이지만, 결국 허점과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현재 자율주행 자동차가 개발되고 있지만, 이게 실제 소비자들이 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싶다. 우선 자율주행 자동차가 거리를 돌아다니는 데 있어 가장 시급한 일이 관련 법률의 정비인데, 자율주행 자동차가 주행 중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인명사고가 났을 때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에 대한 것이다. 자동차를 만든 회사에 책임을 물을지, 인공 지능 프로그램을 만든 소프트웨어 회사에 물을지, 아니면 자동차를 운행한 운전자(이 경우 운전자라고 하는 게 맞을지???)에게 물을지....

물론 언젠가는 이런 법률들도 정해지고, 자율주행 자동차가 거리를 돌아다니게 되겠지만, 그 전까지의 이런 고민과 논의들이 결국 인간다움이 아닐까 생각된다. 기계라면 그냥 수치로 우위인 선택을 할 것이니 이런 걱정들과 고민이 없을 것이다. 이런 걸 효율적이라고 한다나....

그리고 인공 지능이 점차 발전해나갈 미래에는 효율과 인간다움이라는 감성이 충돌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