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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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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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또다시

 

김영진(진양교회)

 

어린이집 변기를 교체하였나 봅니다.

작고 이쁜 변기입니다.

 

오래전 카페에서 보았던 변기로 만든 화분을 떠 올렸습니다.

그땐 사람의 상상력이 어찌나 아름답게 느껴졌던지요.

 

나는 나이가 들었고 빛바랜 상상력에 아파할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나는 앙증맞게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변기를 보았습니다.

할 일을 다 하고 폐기 처분을 기다리는 변기를요.

 

집 마당 한편에 그놈들을 데려왔습니다.

제 자리를 잡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켰습니다.

제법 의젓해 보였습니다.

 

시장에 갔습니다.

파장을 앞둔 꽃 파는 아저씨는 많이 팔았다며 들었다 놓은 화분 하나를 덤으로 주셨습니다.

아저씨의 훈훈한 마음을 더해 새 삶을 기다리는 변기를 생각하며 다소 들뜬 마음입니다.

 

마침 밤사이 비를 뿌려 주셨습니다.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채셨던 건 아니었을까요.

 

드디어

오늘 아침에 변기에 꽃을 보듬은 새 삶을 불어넣었습니다.

덩달아 나도 새 희망에 전율이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