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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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년06월]3전 4기 - 김연수

2018.05.30 16:32

편집실 조회 수: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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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도성포교소)

 

지난 참여마당의 글을 통해 큰 아이를 오야사토세미나에 보내지 못했던 사연에 대해서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큰 애를 고1, 2 때 보내려다 못 보내고, 둘째 아이도 작년에 세미나에 보내려고 했지만, 애가 크게 관심도 없고 학교 개학이 빨라서 못 보내고 말았습니다.

더군다나 올 초까지만 해도 아들이 늦은 사춘기 지내느라 보이지 않게 반항도 좀 하고, 속으로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은데 말도 잘 하지 않았습니다. 딸 둘을 키우는 중간에 아들이다 보니 여자아이와는 많이 달라서(애들 키우시는 분들이야 다 공감하시겠지만, 사실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애마다 아주 다릅니다.) 집사람과 의논도 많이 하고 실랑이도 좀 했습니다.

그런 와중인 작년에 오야사토세미나를 보내려고 했던 겁니다. 나름대로 놀러 가는 것이라고 뻥(?)을 좀 쳐서 살살 꼬셔보기도 했지만, 전혀 관심도 없고 가고 싶어 하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아들 다니는 학교가 개학을 8월 초에 하는 바람에 1주일 이상 결석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첫째, 둘째 모두 오야사토세미나와는 인연이 없는 건가? 하고 체념하고 있다가 한 번 더 얘기해봐서 자발적으로 간다고 하면 보내고, 안 간다고 하면 좋은 마음으로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심정으로 교회에서 세미나 신청서를 들고 왔습니다.

아들에게 신청서를 보여주고 의향을 물어봤더니, 별로 반하는 기색 없이 가면 재미있는 거냐? 하는 식으로만 물어보기에 저도 대충 2주일 동안 놀다 오면 된다는 식으로 둘러대니 가겠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도 학교 개학이 빨라서 1주일 정도 결석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들의 의사를 확인한 후 담임선생님과 통화를 했습니다.

저희 집안은 광원이 할머니 때부터 천리교 신앙을 해오고 있는데, 고등학교 때만 체험할 수 있는 종교행사가 있어서 본부가 있는 일본으로 교육을 가려고 하는데, 개학하고 일주일 정도 결석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학교 공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학교 공부 이외에도 종교적인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습니다. 결석해도 괜찮겠습니까?” 하고 담임선생님께 허락을 구하니 선뜻 그렇게 할 수 있으면 현장체험학습신청을 해서 결석처리 없이 할 수 있으니 그렇게 해주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1차 관문은 그렇게 통과하고, 세미나 참가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다른 양식은 인적사항 등이어서 그냥 쓰고 서명만 하면 되는데, 참가 동기 등을 적는 자기소개서가 있는 겁니다. 자기소개서는 참가자가 직접 쓰게 되어 있었습니다. 자기소개서는 대충 이런 식으로 적으라고 시켜서 쓰긴 했는데, 자기소개서 양식 아래에 참가자 주의사항이 적혀 있었습니다. 대충 그 요지는 오야사토세미나는 관광을 하거나 오락을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교리를 공부하고 손춤과 악기를 익히고 도보전도 등의 전도체험을 하는 과정입니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세미나에 가라고 꼬실 때는 그냥 2주 동안 재미있게 놀다 오기만 하면 된다.” 하는 식으로 얘기해놨는데, 전혀 다른 말이 거기에 쓰여 있다 보니, 그걸 보고 안 가겠다고 하면 어쩌나.’ 하고 아들 눈치를 살살 보면서 자기소개서를 쓰라고 건네줬는데, 다 적고 나서 아니나 다를까 그 참가자 주의사항을 자세히 읽어보는 겁니다. 그런데 별다른 반응 없이 읽어보고 다 적은 자기소개서를 건네줬습니다. 순간 조금은 안도가 됐습니다.

그렇게 참가신청서를 접수하고, 세 번째 관문은 전도청장님 면접이었습니다. 다른 분들 말로는 참가신청만 하면 거의 다 갈 수 있다는 얘기를 듣긴 했는데, 혹시라도 이 아들놈이 면접에 가서 자기는 가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아빠가 가라고 해서 억지로 가는 것입니다. 하는 식으로 얘기를 하면 어쩌나 싶었습니다.

면접일이 되어 아들을 차에 태우고 전도청으로 향했습니다. 면접에 가면 다른 건 몰라도 전도청장님이 오야사토세미나에 가기를 원하는 동기는 틀림없이 물어볼 것 같은데 아들이 은근히 걱정해온 그 엉뚱한 대답을 하면 어쩌나 싶어서 차 안에서 시뮬레이션을 할 요량으로 광원아, 전도청장님이 왜 세미나에 가기를 원합니까? 하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할래?” 하고 가상의 질문을 했더니, 이놈이 잠시 뜸을 들이면서 짐짓 심각한 투로 하는 말이 저는 집안이 천리교 신앙을 해서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 따라서 신앙을 했습니다. 어릴 때는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신앙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남들에게 베풀면 배가 되어 나에게 되돌아온다.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 말이 천리교의 교리와 아주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천리교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어서 세미나에 가기를 원합니다.”라고 답하는 겁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하는 말이 이건 저의 진심입니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에, 걱정돼서 가짜 답변을 가르치려고 했던 제가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신님이 아들의 마음을 움직여주셨구나 하는 마음에 그저 감사한 마음이 용솟음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전도청장님과의 면접도 잘 치렀습니다. 최종 발표는 아직 나지 않았지만, 면접을 마치고 전도청 사무실에서 다 된 것이니 여권 등을 준비하라는 얘기를 듣고 돌아왔습니다.

 

이런 게 신앙하는 보람이고 감사함이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게 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큰 애를 두 번이나 세미나에 보내려고 했지만 보내지 못했을 때와 작년에 아들을 보낼 수 없게 됐던 것도 다 신님의 수호였던 게 맞는데 그때는 이번과 같이 벅차오르는 감사한 마음을 느끼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원하고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그 안에서 수호를 느끼고 감사함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