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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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년01월]나만의 단노 - 손현석

2018.02.03 06:55

편집실 조회 수:24

12월 월차제 신전강화

 

나만의 단노

 

손현석(평화교회장)

 

(4박)반갑습니다.

 

긴장이 많이 되네요. 제가 이 자리에 올라와서 생각해보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신기할까.’ 하고 스스로 물어봤습니다. 그게 신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아무것도 준비한 것 없이 근행을 보면서 ‘오늘 무슨 말을 할까.’ 하고 생각해서 올라왔기 때문에 이야기에 두서가 없더라도 잘 새겨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람이 바뀌는 수호

 

제가 내후년에 환갑입니다. 마음은 아직 30대인데 벌써 환갑이라고 생각하니까 이제 저도 적은 나이가 아니구나, 철이 좀 들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늘 놀고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지금 교회장으로서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러분께서 격려의 손뼉을 한번 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60이 가까운 나이의 반쯤이었을 스물아홉의 나이에 고성교회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당시에 제가 어떻게 살았는가를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는 제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완전히 미친 사람이었습니다.

어떻게 정상적이지 않았나 하면, 그때의 생활은 일반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나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특이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 사람과 생각과 행동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당시, 저의 생각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났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내가 세상을 구제해야 한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정도면 보통 미친 게 아니죠.

완전히 나만의 세계에 빠져서 먹는 것에도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 푹 빠져 있었습니다. 고성교회에 들어오기 전까지의 제 생활을 돌이켜보면 극히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저의 작지 않은 이 키에 몸무게가 60kg 정도밖에 나가지 않았을 정도였습니다. 먹는 것도 제대로 안 먹고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빠져 그 성취감에 젖어 살았습니다. 어쨌든 고성교회에 들어오게 돼서 안정되어 생활이 바뀌게 됩니다. 정상적인 정신 상태로 바뀌어 갑니다. 일반 사람과 대화도 하고 술도 마시고 하면서 융화되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처음에는 아주 어려웠습니다. 제가 보기에 처음 왔을 때의 고성교회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미친 사람들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신앙하는 사람들은 전부 미친 사람들이었습니다. 물론 그때 저의 기준입니다. ‘저 사람들은 참 이상하게 산다.’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처음 6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그 세월이 저를 조금씩 바뀌게 했습니다. 저는 단지 교회에 있으면서 사람들과 어울렸을 뿐입니다. 사람들이 나를 보기에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지 않았을 거로 생각합니다. 아마 거기에 대해 지금도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때의 그 시간이 저에게는 엄청난 수호였습니다. 반평생을 살아오면서 가졌던 생각이 바뀌었던 겁니다.

그렇게 6년의 세월이 지나고 나서 저를 돌이켜보니 제가 완전히 바뀌어 있었습니다. 몸도 20kg 정도가 쪄서 80kg 정도까지 가게 됐습니다. 당시에는 제가 어떻게 해서 그렇게 바뀌었는지 잘 몰랐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바뀔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입니다. 아직도 정상적인 사람이 아닌 것 같지만 당시에 그 사람이 그 6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바뀌게 된 것을 몰랐던 겁니다. 근행을 잘 봐서 그렇게 바뀌었더라면 근행을 봐서 수호받았다고 지금 말씀드릴 수 있겠지만, 제가 그때 한 일은 술 마시고 논 기억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그런 식이지만 당시에도 그것 이외에는 달리 한 일이 없는데도 그렇게 바뀌는 신기한 수호를 받게 됩니다.

왜 그것이 신기한가? 하고 의문점만 남기고 다음 이야기로 이어가겠습니다.

 

나에게 있어서의 단노

 

제가 신앙을 하는 교회장이라면 신앙적인 말 한마디는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천리교 신앙을 대표하는 단어로 히노끼싱과 단노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천리교에서만 쓰는 말입니다. 저는 히노끼싱 이라든지 단노라는 단어의 의미를 잘 모릅니다.

신악가에는

한마디의 말씀도 히노끼싱 (7-1)

부부가 합심하여 히노끼싱 (11-2)

사욕을 저버리고 히노끼싱 (11-4)

목도 둘러메고 히노끼싱 (11-3)

등의 말이 나옵니다. 그 뜻에 대해서 제가 말씀드리기는 쉽지 않은 내용입니다. 그래서 히노끼싱에 대한 이야기는 미루어두고, 저에게 있어서의 단노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은 단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확히 어떤 것이라고 대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단노를 저의 경험으로 말씀드리도록 해보겠습니다.

저만의 단노에 대한 해석은 “오랜 세월 동안의 기다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신앙의 연한으로 단노에 대해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예전에 그림을 그렸을 때를 돌이켜보면, 이론만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만의 개성이나 감각, 오랜 노력과 몸에서 우러나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노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단노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느낌과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고성교회를 떠나면서 슈퍼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그 시간이 13년입니다. 그 시간 동안 단노를 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슈퍼를 운영하다 아침에 가게 문을 열러 갔더니, 가게 문이 활짝 열려있는 것입니다. 가게 안에 담배를 모두 도둑맞았습니다. 슈퍼가 10원짜리 장사라고도 하는데, 그중에 제일 비싼 물건인 담배를 모두 도둑맞은 겁니다. 도둑맞았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멍해서 아무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도둑맞은 것은 잊고 그냥 평상시대로 장사를 하게 됐습니다.

또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다음에 또 담배 도둑을 맞았습니다. 한 번만 해도 단노가 어려운데 두 번 그러고 나니 정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또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럴 수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다시 장사하게 됐습니다. ‘가져간 건 가져간 거고 그냥 해야지.’ 하면서 장사를 계속했습니다.

그러다 세 번째 담배 도둑을 맞게 됐습니다. 그때는 담뱃값이 오를 때였습니다. 담뱃값이 오르기 바로 전에는 담배를 파는 곳에서 담배를 많이 들여놓습니다. 저도 담배를 외상으로 2~3천만 원 정도 들여놨는데 그것을 도둑맞은 겁니다. 그게 아침에 가게 문을 열러 가보니까 다 없어진 겁니다. 그게 단노가 됩니까? 현금으로 그 많은 담배를 들여놨으면 좀 나은데 외상으로 들여놓다 보니까 그것을 다 갚아야 하지 않습니까. 그때 제가 단노했던 것을 되새겨보면, ‘담배를 도둑맞은 것만을 잊고 넘어가는 것이 단노인 게 아니다. 마음을 바꿔야 하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 사건 이후로 생각을 해본 결과 ‘이것은 장사해서는 안 된다고 보여주시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장사한다고 새벽 6시부터 일어나서 자정까지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다고 고생을 했는데, 하루아침에 다 날아가 버린 겁니다. 그래서 ‘그렇구나, 여기서 필요한 것은 내가 마음을 제대로 써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내가 이것을 안 하면 무엇으로 먹고살지?’ 하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마음도 편하게 되고 계산도 하지 않았습니다. 자꾸 계산하게 되면 계산대로 살게 됩니다. 그렇게 마음을 바꾸고 나니 신기하게도 1주일 만에 가게가 모두 정리되는 수호를 받았습니다.

마음을 바꾸니까 인생이 달라졌습니다. 모든 게 즐겁게 보이고 힘든 일이 없어졌습니다. 욕심을 내려고 하다 보니 모든 일이 자꾸 힘들어지는데 모든 걸 버리고 나니 마음의 평화가 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도둑맞은 담뱃값을 아직도 다 못 갚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러고 나서 짐을 싸 들고 교회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바꾸고 나니까 주위 환경이 바뀌게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당시 아버님이 병원에 계셨던 터라 그 수발이나 좀 하고, 우리 부부 둘이니까 어떻게 먹고 살지 못하겠나 해서 교회로 들어갔던 겁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교회장이 되는 수호를 받았습니다. 그게 4월 1일이었습니다. 마침 만우절이라 거짓말같이 교회장이 된 겁니다.

마음이 그렇게 되고 나니 모든 걸 받아들이게 되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그런 사건이 없었더라면 저에게 교회장을 하라고 해도 저는 못 합니다. 하고 안 하고 말았을 겁니다. 제가 원래 하기 싫은 건 죽어도 안 하는 스타일입니다. 누가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제가 싫은 건 하지 않는데, 더군다나 좋아 보이지도 않는 교회장 자리를 하라고 하면 제가 하겠습니까. 해보고 나니까 참 힘든 자리입니다. 저 하나만 해도 참 어려운 처지인데, 다른 많은 사람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 힘듭니다.

‘내가 원래 술 먹고 노는 것만 좋아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다른 많은 사람을 신앙으로 이끌고 하겠는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배운 바로는 “예” 하는 마음만 있으면 뭐든지 된다고 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누가 무엇인가를 시키면 “저 안 해요. 못 해요.”라고 했는데, 그 이후로 지금은 무엇이든지 “예” 합니다. 그 아주 간단한 “예”라는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을 바꾸게 만듭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했던 일 중에 많은 부분을 후회합니다. 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미쳐서 했던 일들도 후회스럽고, 장사했던 것도 후회합니다. 그런데 교회장을 하라고 해서 “예” 했던 것만은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이것에 대해 후회는 하지 않을 겁니다.

한마디의 말씀도 히노끼싱 (신악가 7-1)

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살아있는 한은 한 마디의 구제의 말씀은 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이렇게 신기한 변화와 수호를 받게 되는 것도 ‘나 스스로 마음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남에게 어떻게 하라고 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마음성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 그 모습이 남에게 비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두서없는 이야기 잘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4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