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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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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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하나 77

 

천리교 가르침의 뿌리, 으뜸인 리 17

 

이 시 중

 

이상적인 부부상(夫婦像)

 

으뜸인 리를 읽어보면 이상적인 부부상이 그려지고, 그것을 통해 즐거운 삶에 이르게 하는 원리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우선 미꾸라지는 남녀 공통의 재료로 쓰입니다. 인어와 흰뱀은 부부의 본입니다. 인어는 남자 쪽이고, 흰뱀은 여자 쪽입니다. 다음으로 범고래는 인어에 끌어넣고, 거북은 흰뱀에 끌어넣어 남녀의 본이 됩니다. 남자의 본으로서 남자추형종자의리이고, 여자의 본으로서 여자추형묘상의리입니다. 여기다 달님은 남자추형종자의리에 스며들고, 해님은 여자추형묘상의리에 스며들어갑니다.

이것을 다시 정리해 보면 남성에는 미꾸라지, 인어, 범고래, 달님(물)이 기본재료가 되고, 여성에는 미꾸라지, 흰뱀, 거북, 해님(불)이 기본재료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남녀가 각각 다른 재료로 되어있다는 것은 남녀가 전혀 다른 타고난 성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것은 곧 부부는 본질이 다르다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여기서 언급하는 여러 동물, 달님, 해님, 물, 불은 다 상징어입니다. 이런 상징어를 잘 풀어보면 이상적인 부부상과 즐거운 삶의 숨은 원리를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미꾸라지입니다. 미꾸라지는 인간의 씨앗으로 삼은 남녀 공통재료입니다. 공통재료라는 것은 차이도 없고 차별도 없다는 것을 말하며 통상 혼 혹은 어버이신님의 분령이라고도 합니다. 이것은 곧 높고 낮은 차별 없이 남녀 모두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더 나아가 지위의 높고 낮음이나, 빈부, 건강 상태를 불문하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등한 혼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바르게 살리는 것이야말로 부부 화목이나 즐거운 삶을 실현하는데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꾸라지에서 엿보이는 성품으로써 옛 선인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기, 정직한 마음, 부지런히 일하기’를 들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난다는 것은 실제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미리 준비하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루거나 늑장을 부리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정직한 마음이란 거짓이 없는 진실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일 겁니다. 부지런히 일하기는 돈벌이나 남을 해코지하는 일에 부지런하기가 아니라 남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 일에 부지런하기입니다.

남녀 모두 이런 미꾸라지 성품을 살려 나간다면 반드시 부부 사이가 원만하리라 봅니다.

 

다음은 인어와 흰뱀입니다. 이들은 우선 한줄기 마음인 것을 살펴보고 부부의 본으로 삼으셨다고 했습니다. 부부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마음은 두 줄기, 세 줄기 마음이 아니라 한줄기 마음입니다. 부부로 같이 살기로 했으면 다른 이성에게 추파를 던지거나 필요 이상의 관심을 가지지 말고, 오로지 배우자에게 향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내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헌신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한줄기입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친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부부 같이 모두 즐거운 삶에 이르게 하겠다는 한줄기입니다. 언제 어떤 상황이 생기더라도 이 원칙을 버리지 않는 것이지요.

그리고 남성 재료인 인어를 고오끼 야마다본에서는 옆으로도 뒤로도 돌아가지 않고 다만 앞으로만 가는 성질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성 재료인 흰뱀은 몸을 옆으로도 굽힐 수 있고, 감는 성질도 있습니다. 그리고 변온 동물이라 따뜻한 철에는 활동을 잘 하지만 추운 철에는 동면합니다. 즉 남자는 앞으로 나아가는 성질이 강하지만, 주변을 살피고 배려하는 마음이 약합니다. 여자는 몸을 감듯이 뛰어난 애교로 주변 분위기를 부드럽게 살려내지만, 차가운 바람이 불면 몸이 굳어지듯 애교가 사라져 버립니다.

또한, 인어와 흰뱀에게는 비늘이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두고 부부 사이에 비밀이 없어야 하고, 서로 거칠게 대하지 말고 매끄럽게 대해야 한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남성의 재료인 범고래와 여성의 재료인 거북입니다.

범고래는 기세가 당당하고 목표를 향한 저돌성과 용맹스러움이 있습니다. 우선 아내는 남편에게 이런 범고래의 기질이 살아나도록 돕는 게 좋습니다. 무엇이든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격려를 하는 것이지요. 뭔가 주저하면 “당신은 할 수 있어요.” 속삭여 주고, “당신은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단 하나뿐인 최고의 남편”이라는 말로 치켜세워줍니다. 이렇게 격려를 받게 되면 남편은 범고래같이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세상에 나가게 되며, 생각지도 못한 훌륭한 일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반대로 남편에게 “그것밖에 하지 못해요?” “도대체 잘 하는 게 뭐가 있어?” 하는 투로 남자를 기죽이거나, 이웃집 남편, 친구 남편과 비교해서 ‘당신은 그 사람보다 뒤떨어진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은 남자에게서 범고래 기질을 빼앗아가는 아주 많이 잘못된 말이 됩니다.

남편이 아무리 훌륭한 역량을 가지고 있어도, 아내가 인정해 주지 않으면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반대로 아무리 남편이 무능하고 사회에서는 바보라는 소리를 들어도, 아내의 말 한마디 격려로 얼마든지 훌륭하게 됩니다. 그래서 교조님께서는 “부인의 입 하나로 남자가 훌륭하게도 되고, 바보가 되기도 한다.”고 하셨습니다. 아내의 인정과 격려는 남편을 살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보약입니다.

여자에게는 거북 같은 성품이 있습니다. 거북은 땅을 기어가고, 참고 견디는 힘도 있으며, 잘 뒤집어지지 않고, 온순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성이 지닌 이런 성품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과 풍파 속에서도 가정이 유지되어 갑니다. 교조님께서는 항상 여자들에게 “토대야.”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단단한 토대가 있어야 그 위에 기둥을 세우고 집을 지을 수 있듯이 토대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남자가 거친 사회로 나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것은 단단한 토대가 받쳐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남자는 겉으로 아무리 위세가 당당하고 거칠더라도, 어려운 고비나 마디가 닥치면 쉽게 꺾여버리고 좌절합니다. 이때 여성이 가진 위대한 힘으로 단단한 토대로써 오래 견뎌내고 받쳐주면 남편은 반드시 재기하며 새롭게 도약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내가 단단한 토대로써 단단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남편의 사랑과 칭찬입니다.

 

또 어버이신님께서는 남자에게 물의 수호를, 여자에게는 불의 수호를 하셨습니다. 물은 차갑고 불은 따뜻합니다. 물은 이성적이고 불은 감성적인 것을 상징합니다. 리와 정을 뜻하기도 합니다. 물과 불의 조화, 리와 정의 특성을 잘 살리고, 존중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에서 부부 사이가 잘 다스려지는 길이 열립니다.

물은 차갑고 아래고 흐르며, 어떠한 모양의 그릇에도 담기고, 형체를 바꿀 수 있으며, 더러운 것을 씻어줍니다. 불은 열을 내고, 활발하고, 위로 향합니다. 주위를 밝고 따뜻하게 해 줍니다. 이 온기로써 가정이 밝고 포근하고 따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물은 불의 열을 받아 여러 가지 적절한 일을 할 힘을 얻습니다. 밥을 짓거나 수증기가 되어 크나큰 기계를 움직이는 에너지가 됩니다.

남자의 애정은 물같이 아래로 아래로 흐르므로, 낮고 순직한 마음을 지닌 여자를 좋아하고 거기에 담깁니다. 그리고 불은 아래에 있을 때 물을 뜨겁게 달구어, 남자를 용솟음치게 합니다. 그런데 불을 잘 피우기 위해서는 적절한 공기가 필요합니다. 남편이 하는 다정한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칭찬이 바로 공기입니다. 아내가 하는 일을 남편이 충분히 인정해주고 존중할 때 따뜻한 불기운이 살아납니다. 물을 퍼붓듯이 차갑고 냉정한 태도로 아내를 대한다면, 아내가 가진 밝은 기운은 싹 사라지고 맙니다.

 

이 외에도 남자에게는 대룡, 여자에게 대사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고오끼본에서 대룡은 머리 하나 꼬리 하나를 지니고 있고, 대사는 머리 12개 꼬리가 3개 있다고 전해줍니다. 이것으로 유추해보는 이미지는 남자는 머리 하나이므로, 단순하고 큰 것을 생각하는데 능하고, 여자는 머리 12개이므로 한꺼번에 많은 것을 처리하고, 세심하게 살피는 일에 뛰어납니다. 그래서 남편은 처음과 끝을 다스리고, 아내는 그 중간 단계의 여러 일을 처리합니다. 그리고 대룡은 이상적이고, 대사는 현실적입니다.

그리고 신악가 2절에서는 “땅과 하늘의 본을 받아서 부부를 점지하여 왔었으므로 이것이 이 세상의 시초이니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땅과 하늘도 부부로 나누어서 대비해 볼 수 있으며 전통적으로 땅은 여자 쪽에, 하늘은 남자 쪽에 대비시킵니다. 하늘이 높으니 대접받아야 하고 땅은 낮으니까 하대해도 좋다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처럼 남녀는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하늘은 공(空)이고 텅 빔입니다. 하늘은 무엇이든지 잘 받아들이고 흔적도 남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지나가고, 개나 고양이가 지나가고, 차가 지나가고, 비행기가 지나갑니다. 그리고 그 텅 빈 공간 사이로 나무가 자라고 빌딩이 올라갑니다. 그 무엇도 막지 않고 붙잡지도 않습니다. 다 받아들이되 지나가도록 내버려 두고, 치우면 흔적도 남기지 않습니다. 크게 열려 있고 넓은 품으로 안아주는 것이 하늘의 마음입니다.

땅도 무엇이든지 받아주는 성품이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도 받고, 눈도 받습니다. 개가 오줌을 싸고 고양이가 똥을 누어도 달다 쓰다 하지 않고 받아줍니다. 사람들이 뿌리는 온갖 씨앗, 거름, 잡쓰레기도 다 받아들입니다. 모든 것을 다 받아들여서 삭히고 영양분을 만들어서 키우고 자라게 합니다. 그리고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내어줍니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부부, 남녀는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세상에서는 성격이 안 맞아서 이혼한다는 사람이 많지만, 부부가 성격이 맞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입니다. 부부는 달라야 하고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다르기 때문에 서로 각자의 성품을 바르게 살리고, 부족한 것은 서로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아가면서 하나가 되어 가는 것입니다. 전혀 다른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것, 이것이 부부의 길입니다. 한쪽으로 치우쳐서 맞추는 것이 아니라 5부5부로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상에는 해만 있어서도 살 수 없고, 달만 있어서도 살 수가 없습니다. 해와 달, 낮과 밤, 물과 불의 조화로 만물이 생성되고 자라나고 유지되어 갑니다.

성격이 맞지 않아서 못 살겠다고 하는 말은 상대를 이해하고 살려주기보다, 내 성질대로 내 고집대로 하고 싶은데 그것을 못 해서 못 살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물이 지나치면 물바다가 되고, 불이 지나치면 불바다가 될 뿐입니다. 인어와 흰뱀, 범고래와 거북, 하늘과 땅, 해와 달, 물과 불의 조화를 이루어 둘 하나가 되는 것, 여기에 즐거운 삶이 있습니다.

5부5부가 가장 이상적이고, 가장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길입니다. 9×1=9, 8×2=16, 7×3=21, 6×4=24, 5×5=25입니다. 즉 어느 쪽도 치우치지 않고 5부5부가 되었을 때 가장 행복한 가정이 된다는 것을 아주 간단한 산술에서도 확인됩니다. 상대를 흡수하려 하거나 힘으로 누르고자 하는 것은 그만큼 불행을 불러들이는 일입니다.

부부는 서로 도와 즐겁게 살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혼자 살 때보다도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부부로 사는 것입니다. 부부가 어떻게 서로 돕고 살아가야 하는지 그 이상적인 모습을 으뜸인 리가 분명히 그려주고 있다 하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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