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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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년12월]무소유 - 김연수

2017.12.11 08:00

편집실 조회 수:29

여는글

 

무소유

 

김연수(도성포교소)

 

법정 스님께서 출직하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TV에서 법정 스님을 추모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다.

법정 스님이 ‘무소유’라는 시집을 한 권 냈다는 얘기를 전해 들어 법명이나 겨우 아는 정도였는데, 그 프로그램을 보고 욕심을 버린다는 것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초라한 산속 초가집에 살면서 남긴 유일하다시피 한 유품이라고 소개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나무로 얼기설기 엮어놓은 의자 한 개였다. 한 사람의 생애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한 평생을 살다간 사람의 유품이라고 소개할 수 있는 것이 고작 의자 한 개. 그것도 옛날 초등학교 때 썼던 기억이 나는 정도의 궁둥이 겨우 붙일 정도로 초라한 나무의자라니....

또, 김수환 추기경의 경우도 그렇다고 한다. 출직하고 나서 보니 추기경의 통장에는 잔액이 1천만 원도 안 되는 돈만 있었다고 한다. 더군다나 이렇게 저렇게 다른 사람을 위해 썼던 물품 구매비를 빼고 나니 그마저도 마이너스였다고 한다.

 

담배를 20년 넘게 피우다 끊게 되었을 때, 담배로부터 해방되어 사는 자유를 느낀 적이 있다. 니코틴에 중독되어 어디를 가도 담배 피울 공간을 찾아 헤매는 자신이 참 싫었지만, 담배의 노예였던 나는 어쩔 수 없었다.

지난달에 일이 있어 기원을 드릴 일이 생겼다. 기원을 드리면서 뭔가 하나 작정을 해야 할 것 같아서 금주 작정을 했다. 집에서 혼자서도 맥주 한잔하는 즐거움을 신님께 바치기로 했다. 오랜 기간 작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술을 한 달 넘게 마시지 않다 보니 술로부터 내가 자유로워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담배를 처음 피우지 않았을 때 느꼈던 해방감과 그 기분이 비슷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해방감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런 묘한 해방감이었다. 하고 싶은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기분이었다. 그 기분은 욕망, 욕심으로부터의 해방이었다.

담배, 술을 멀리해서 얻어지는 자유로움처럼 물질로부터도 자유로워지게 되면 법정 스님이나 김수환 추기경님과 같이 욕심을 버리고 살 수 있는 경지에 이를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교조님께서도 어버이신님의 계시를 받으신 이후 그 절반의 삶이 극빈에 빠지는 삶이었다고 배워서 알고 있다.

교조님을 비롯하여 욕심을 버리고 살았던 위인들의 삶에 비길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결국 행복한 삶에 가까워지는 방법 의 하나라는 사실을 조금 깨우치게 된다.

 

여기 법정 스님의 말씀 한마디를 옮겨 본다.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받쳐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