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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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미래다

(교육이 미래다 58)

 

청소년의 “자아정체성 찾기”(1)

 

정선일(교육부실장, 산청교회장)

 

1. 들어가며

 

청소년기는 개인이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기능적으로 성숙하는 시기이다. 특히 청소년기는 주체성(자아 동일성, 자아 정체성) 문제와 청소년의 사회적 특권 문제로 집약해 볼 수 있다. 청소년들이 주체성을 갖지 못할 때 청소년 문제가 생긴다. 또 청소년들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특권 역시 제한적이다. 허용과 자율보다는 금지, 강요, 타율을 강요받고 있다. 특히 오늘날 우리나라와 같이 지식 편중의 수험 체제하에서는 주체성과 사회적 특권을 신장시킬 기회가 지나치게 제약을 받고 있어서 신체적 성숙에 맞는 정신적 성숙을 이루지 못한 채 청소년기를 연장하여, 예컨대 10대에 이룩해야 할 과제를 대학생이 되어 20대 초반까지 끌고 가는 기이한 현상을 낳고 있다.

 

대체로 청소년기는 기존 성격을 개조할 수 있는 최상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이 사회에 발을 내딛기 전에 인성 개발을 한다면, 지금같이 모호한 삶을 살아가진 않을 것이다.

 

2. 질문의 연속 - 나는 누구인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이전에는 문제 삼지 않았던 것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사색하기 시작하면서 별의별 회의와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그것은 다른 문제가 아닌 '나 자신'의 문제와 직결된다. 이 시기를 '자아 정체성 정립의 결정적 시기'나 '자아 정체성의 위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나는 과연 무엇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인가?", "나는 대체 어떠한 사람이어야 하는가?", "내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어떤 것이어야 할 것인가?" 하는 물음을 던지며 답을 찾고자 몸부림을 친다고 할까.

 

어느 날 문득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놀라며 "너는 누구냐?"고 묻게 되고, 자신의 내적 충동을 스스로 제어할 수 없음을 깨닫고 당황하게 된다. "너는 누구냐? 나의 주인은 누구냐?"라 외치면서 자아 정체감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더 발전되면 "내가 누구인가?"보다 "나는 어떤 존재로 존재해야 하는가?"의 물음을 던지게 된다. 이것은 자신의 능력 및 성취나 여건 또는 자신의 가치관이나 인생관, 이념 등과 연관된다. 따라서 여기에 대한 해답은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3. 자아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

 

자아 정체성은 어떠한 요인들의 영향을 받게 되는가?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결과들을 살펴보자.

 

1) 연령요인- 청소년의 자아 정체성은 14~15세경에 발달 곡선이 하강 현상을 보이다가 다시 상승 경향을 나타나는데, 이 시기에 어떤 저해요인에 부딪히게 됨을 시사한다. 이는 이 시기가 정체성 위기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2) 성별 요인- 여학생은 14~15세경, 남학생은 16~17세경에 정체성 위기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정체성 위기의 시점에 남녀차이를 보이는 것은 남녀 사춘기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3) 문화, 사회적 요인- 긍정적이고 확고한 정체감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위기의 계기에 부딪히더라도 그것을 위기로 느끼지 않거나 혹은 그것을 쉽게 극복해 가는 자기보상능력(self-preparatory capacity)이 높기 때문에, 상위집단은 외형적인 위기 없이 이 시기를 지난다. 이에 반해, 정체감이 약한 사람은 내적 갈등이나 외적 충격에 침해받기 쉽고, 또 그로 인한 영향의 보상이나 치유가 어렵기 때문에, 하위집단에는 위기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나 사회적 측면에서 볼 때, 외적 압력이 개인적인 극복압력이나 자기보상 능력을 능가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잠재적 능력마저 억압된다.

 

4) 동일시 대상- 정체성이 형성, 발달하는데 있어서 청소년이 자신을 누구와 동일시하느냐가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동일시 대상이 친구인 경우보다 위인이나 정치가인 경우가 정체성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 불안요소- 자아 정체성의 수준과 불안 간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정체성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불안이 높고, 정체성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불안이 낮았다.

 

6) 자기 존중감 요인- 정체성 성취집단과 심리적 유예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자기 존중에서 안정도가 높음을 발견하였다.

 

7) 학업성취 요인- 선택과목 학업 성취도의 평균 간에는 의미 있는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지만, 정체감의 하위영역(결혼, 가족, 사회 및 정치, 종교 및 도덕)에 따라 그 정도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4. 자아 정체성 위기의 극복

 

어떻게 하면 정체성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여 긍정적이고도 일관된 자아 정체성을 정립해 나갈 수 있을까?

 

첫째, 자아 정체성 정립을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객관화라고 생각된다. 쉽게 말하자면, 자기 객관화라는 것은 '자기에 관련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둘째, 자기 수용(self-acceptance)의 중요성이다. 자기 수용이란 자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므로 별로 어려울 게 없을 것 같이 보인다.

 

셋째, 희망의 구현과 이상 실현의 경험적 실험의 필요성이다. 청년기는 이상을 추구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자신이 놓인 현실을 안다고는 하면서도 이상으로 치닫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그들의 현실과 이상 간에는 괴리가 있기 마련이다.

 

넷째, 실행의 지혜와 용기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고민과 생각을 정리하고 난 후에도 자신이 결정한 선택과 계획을 시행에 옮기는 순간에서는 흔히 망설임과 불안을 느낀다. 실행의 지혜와 용기를 통해서 얻어지는 자신의 성취들이 종국적으로는 자신의 자아 정체성을 굳건한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은 필요한 경우 열린 마음으로 남의 조언을 구할 수 있는 태도 역시 정체성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정체성 위기를 슬기롭게 긍정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친구, 교사(학교/교회), 부모와의 열린 마음의 대화가 필요하거니와, 필요할 때에는 전문가(심리상담 전문가나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가 도움을 얻는 것이 바람직하다.

 

5. 끝맺으며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들을 심각하게 여러 가지 제기하게 되고, 이것의 해답을 찾기 위해 힘겨운 노력을 하게 된다. 따라서 청소년기에는 고뇌스러운 방황 가운데 실패를 수반하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본다. 이런 과정을 거쳐 끝내는 정체성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여 시간과 공간에 걸쳐 일관적이고 조화로운 자신의 모습인 자아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청소년기에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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