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본 사이트에는
천리교회본부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른
글쓴이의 개인적인 생각이
담길 수도 있습니다.




천리교 교회본부



cond="$

뉴스를 검색하다가

 

박혜경(진홍교회)

 

요즘 저에게 새로운 습관이 생겼습니다. 휴대폰으로 어떤 것을 검색하면 댓글들이 많이 달려 있는데 그것을 읽다 보면 제가 몰랐던 것도 알게 되고,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참 재미있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뭐 온갖 감정들이 다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여중생 폭행 사건이 근래에 뉴스에 많이 나온 것 같습니다. 한 곳에서 뉴스에 나오니 여기저기서 비슷한 일들에 대해 알려지게 됩니다. 마치 예전의 칭찬 릴레이를 하듯이 안 좋은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세상 밖으로 뛰쳐나오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처지에서 안타깝기도 하고, ‘이런 일이 우리 아이에게 일어난다면???’ 하면서 겁이 나기도 하고, 빨리 이런 일들이 해결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이들을 그렇게 키운 우리 부모들이 내 자식, 네 자식이 아니라, 모두 같이 반성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아니면 다 남이라는 생각보다는 나와 남이 모두 일렬형제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까지 우리가 악한 마음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우리만 아닌 주변을 더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A라는 남자와 B라는 여자가 결혼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A라는 남자(이하 남편)는 집을 장만할 형편이 안 됩니다. 그래서 전세로 작은 아파트를 사려고 하니 B라는 여자(이하 아내)는 우리 집에서 돈을 보탤테니 큰 집을 사자고 합니다. 처음에는 남편이 불편했지만, 못 이기는 척하며 아내의 제안을 받아들여 큰 집에서 살게 됩니다. 그런데 4년 후 남편이 인터넷에 하소연하는 글을 올립니다. 4년 동안 아내는 명절과 부모님 생신 등 한 번도 시댁에 간 적이 없답니다. 그래서 남편이 아내에게 하루는 속상해서 왜 본가에 안 가는지 한 번 물어봤답니다. 그랬더니 아내는 결혼할 때 자기가 집 사는데 더 많은 돈을 보탰으니까, 시댁에 안 가도 된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남편이 하소연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읽고 댓글들에는 엄청난 개수의 댓글이 달립니다. 그리고 퍼센티지로 따지자면, 남편 잘못이 90%입니다. 다 아내 편이고 남편을 위로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댓글에 어떤 글이 있었냐면, 남자들은 왜 결혼하기 전에는 자기 부모님과 말도 잘 하지 않다가 결혼만 하면 효자가 되느냐는 글입니다. 자기 집에 가고 싶으면 혼자 가서 효도하면 되지 왜 아내까지 꼭 데리고 가야 된다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간답니다. 또 어떤 글들은 아내가 집 살 때는 염치없이 받아놓고는 어떻게 아내에게 그런 걸 요구할 수 있냐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글들은 아내가 그렇게 시댁에 안 가려고 하는 건 시댁에서 처음 아내를 봤을 때 뭔가 아내의 마음에 거리를 두게 하는 일이 분명히 있었을 거라는 말을 합니다. 그래서 아내의 얘기도 들어봐야 한다고 합니다. 또 어떤 글들은 아내가 시댁에 가서 하기만 바라지 말고 남편은 처가에 가서 밥하고 제사음식 준비해 봤냐고 묻습니다. 아내에게 불만만 가질 게 아니라 남편부터 잘 하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서로 각자 자기 집은 자기가 챙겨야 하고, 시댁 식구는 일 년에 한두 번만 보면 된다는 식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 글을 읽고 아내가 잘못했다는 글이 많을 줄 알았는데, 그 반대라는 생각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새로운 계기였습니다. 물론 댓글들은 아마 여성분들의 댓글이라고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지만, 만약 남자들이 이 글에 댓글을 달면 결과는 다르게 나올 겁니다. 저의 생각으로는 아내가 시댁에 안 좋은 감정이 있더라도 가족이 된 이상 안 보고 지낼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좀 더 사이가 좋아지려고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시댁에서도 너무 딸과 며느리 차별하지 말고, 며느리가 회사에 다니며 일을 하면 내 아들이 집안일도 나눠서 하고, 너무 자주 오라고 하면 힘드니까 아들 부부와 상의해서 언제쯤 가족이 만날지 의논을 해 보는 것도 좋겠고, 약속을 그렇게 하고도 중간에 또 어떤 만날 날이 새로 생기면 만날 수도 있고, 바쁜 일이 생기면 못 만날 수도 있고, 거기에 대해서 너무 스트레스 주지 않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동안 이런 이야기도 있지 않았습니까? 아파트나 빌라 이름이 영어 이름으로 만들어지다가 어느 순간 한글로 바뀌게 된 일화 말입니다. 영어로 아파트 이름을 지어 놓으니 처음에는 시어머님이 안 오셔서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시누이까지 데리고 와서 다시 한글로 바꿨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오죽하면 그렇게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너무 자식 부부라지만 사생활을 존중해 주지 못 하고, 빈집인데도 오셨다가 가시고, 다 뒤져보시고 자리 바꿔 놓으시고 하면 저도 그런 건 안 좋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상대에 대해서 예의는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의 집에는 그렇게 못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남편은 아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알아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그 이유만으로 시댁을 멀리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대화를 해서 풀어나간다면 살지, 말지 고민하는 게 아니라 사는데 더 행복하게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넷 검색부터 시작한 글이 무슨 고민 상담(?)하는 글이 된 것 같습니다만, 또 여러분들의 생각과 다를 수도 있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은 또 다르게 생각을 하시겠지요. 거기에 대해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버이신님의 수호로 맺어진 좋은 인연을 잘 연결해 나가서 신님 뜻에 맞게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너도나도 다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 자식이 아니더라도 말 한마디라도 좋은 말을 하려고 나부터라도 노력한다면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라디오 방송에서 어떤 사람이 고속도로 요금소를 통과하다가 감동을 하였다고 방송에 내보내달라고 한 사연을 적어봅니다.

자기가 통행료를 내려고 하는데, 직원이 앞에 분이 뒷사람을 위해서 미리 계산해 주셨다고 하더랍니다. 이 사람이 너무 감동해서 자신의 돈도 뒤차의 통행료로 하라면서 이렇게 이어진 릴레이가 몇 시간이나 이어졌다고 합니다. 작은 행동이지만, 정말 감동적인 일입니다.

 

검색 한 번 하다가 이런저런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나의 입장이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시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 제가 검색해 볼 뉴스들이 모두 행복한 글들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도록 우리 신앙하는 사람들이 먼저 노력을 해보면 어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