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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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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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화자 좋구나, 얼씨구~

 

채지화(구만교회)

 

“침샘에 돌이 생기는 이 질병은 보통 40대에 많이 오는데, 저는 20대에 걸렸다며 의사 선생님이 이상하다고 말씀하셨어요.”

“네 입장에서 보면 40대가 아주 많은 나이 같겠지만 마흔 살, 글쎄 금방이다. 아무튼, 남들보다 빨리 이 병을 앓았으니 더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참 좋겠구나. ㅋㅋ”

 

오지 말았으면 했던 갱년기가 찾아오고부터, 5월만 되어도 화끈화끈한(?) 여름을 어떻게 보낼까 걱정부터 앞세웁니다. 올여름은 제게는 조금은 특별났습니다. 지난 7월 28일 정말로 더웠던 날, 만 3년간 마산에서의 단독포교를 뒤로하고 구만 교회로 다시 되돌아왔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나설 때는 부부 두 사람이었는데, 들어올 때는 선물 보따리에 귀여운 남자아이 하나를 더해 세 사람이었습니다. 나갈 때는 짐도 그다지 없었는데, 들어올 때는 작은도서관의 책도 책이지만, 위탁 아이의 짐이 있어서인지 트럭으로 몇 번을 날랐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참말로 열심히 전도 구제에 매진했던 남편은 아쉬운 마음뿐이었겠지만, 그러지 못했던 저는 어버이신님께 죄송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제게는 위탁 아동(1남 1여) 말고도, 두 명(1남 1여)의 아이가 더 있습니다. 군대에 가 있는 첫째 아들이 7월 초에 정기휴가를 나왔습니다. 같이 저녁밥을 먹고 있는데 뜬금없이 오른쪽 목이 부었다는 아들 말에 남편은 아들의 목을 만져주면서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하지만 군에 복귀해서도 좀처럼 좋아지지 않자, 아들은 국군 병원에 가서 MRI를 찍었습니다. 군의관은 오른쪽 턱밑에 지름 1센티 정도의 돌이 하나 있다고 했습니다. 국군병원에서 수술할 것인지, 아니면 집 가까이에 있는 사회병원에서 수술할 것인가를 아들을 통해 의사(意思)를 물어왔습니다. 우리는 우선 휴가를 받아 마산으로 내려오라고 했습니다.

 

국군병원 군의관의 소견과는 달리 MRI를 분석한 결과 1센티 정도 되는 것과 그보다 조금 작은 돌이 침샘 쪽과 침샘 바깥쪽에 두 개 있다는 거였습니다. 바깥쪽에 있는 큰 돌만 빼내는 수술을 할 수도 있겠지만, 안쪽에 있는 작은 돌이 커지면 그때 또다시 침샘 제거 수술을 해야 하니, 두 개의 돌을 한꺼번에 빼내는 침샘 제거 수술을 은근히 강요받았습니다. 처음 그 말을 남편으로부터 전화로 전해 듣고서 참 암담했습니다. 항상 우리 가족은 신님 수호로 건강하다며 안심했는데, 아들에게 무슨 이런 일이 있나 싶어서 말입니다.

 

어버이신님께 엎드렸습니다. ‘즐거워하자, 용솟음치자, 그리고 감사하게 여기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리왕님은 우리에게 고통을 주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시고 싶어서 약간의 가르침을 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구만교회로 되돌아가는 것에 대해, 구만교회장의 생각과는 달리, 자꾸 미적거리고 있었습니다. 그건 지금 키우고 있는 위탁 아동이 이제 다니기 시작한 어린이집을 옮겨야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버이신님께서 아들의 신상을 통해서 저의 마음 자세를 바꾸려고 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그때 퍼뜩 들었습니다. 그런 저의 마음을 어버이신님께서는 들여다보시고 군에 가 있는 아들의 신상을 통해서 빨리 마음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저를 재촉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당차게도 우리는 침샘 바깥쪽에 있는 큰 돌만 제거하는 수술을 했습니다. 2박 3일 만에 퇴원을 하고서 집에서 저녁밥을 먹다 말고 갑자기 아들이 ‘엄마, 돌이 나오는 것 같아요.’ 하면서 혀 밑을 보여 줬습니다. 침샘 안쪽에 있던 작은 돌마저 어느샌가 밖으로 스멀스멀 나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얼마 후, 부대로 복귀한 아들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가까운 치과에 가서 혀 밑으로 나와 있던 작은 돌마저도 간단하게 빼냈다고 했습니다. 일순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우리가 구만교회에 들어온 지도 올해 10월로서 만 7년이 됩니다. 3년이 지나면 10년이 됩니다. 앞으로의 3년, 어버이신님께서는 우리에게 또 어떤 길을 걸어가게 해주실지 약간의 두려움도 없지는 않지만, 지난 단독포교의 3년을 되돌아보면 앞으로의 3년이 더욱 기대됩니다. 그러나 주어진 그 어떤 길이라도 어버이신님의 의도에 부응하며 즐거운 삶을 우리 가족, 신자분, 그리고 교내외의 모든 분에게도 널리 알릴 수 있는 3년이 될 수 있도록, 포교사의 아내가 아니라, 포교사로서 있는 힘껏 노력해 보고자 합니다. 제 이름처럼 ‘지화자 좋구나, 얼씨구~’하고 외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잘도잘도 여기까지 따라왔구나 진실한 도움이란 이제부터야 (신악가 3장 넷)

언제나 조롱받고 비방받아도 진기한 도움을 베풀것이니 (신악가 3장 다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