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의 근행

김영진(진양교회장)

반갑습니다.

요새 밭농사 지으시는 분들이 이 부근에는 비가 많이 안 와서 물이 많이 필요하실 것으로 생각되는데 제가 물 수호를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상대는 나의 거울

오늘은 제가 고성교회 7월 월차제의 신전강화 당번이 되어 잠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잘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4박)

조금 전에 든 생각들이어서 제대로 정리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잘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방금 여러분들은 월차제 근행을 올렸습니다.

어버이신님, 교조님께서는 근행은 즐겁게 봐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친필 곳곳에서도 즐거운 근행에 대한 구절들이 많이 나옵니다. 제가 잠시 여러분들에게 테스트를 하나 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조금 전의 근행을 얼마나 즐겁게 올리셨는지 테스트를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각자가 근행 올린 것에 대해 생각하시기에 정말 즐거운 근행을 올렸는가? 하는 질문으로 자신의 얼굴을 돌이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자기의 얼굴을 생각해보고 스스로가 즐거운 근행을 올렸는지? 아닌지 생각해봐 주시기 바랍니다.

생각 한번 해보셨습니까?

사실 이것은 질문 같은 질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제가 방금 이런 질문을 드렸을 때 자신의 얼굴을 떠올리기보다는 여러분들 옆에 계신 분들의 얼굴을 먼저 봤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기서 옆 사람의 얼굴이 정말 즐거운 근행을 올린 얼굴이라는 생각이 드는 얼굴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저런 얼굴은 즐거운 근행을 올린 얼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모습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상대는 나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이 방금 본 옆 사람의 모습이 자신의 모습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내가 과연 즐거운 근행을 올렸는지 아닌지에 대해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저는 오늘 좌근의 창인의 역할을 했습니다. 근행을 올리고 내려올 때마다 스스로 점수를 매기곤 합니다. 오늘은 과연 몇 점 정도였을까? 하고요. 어떨 때는 한 90점 정도 된다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혼자 만족하면서 속으로 웃음을 띨 때도 있습니다. 오늘의 경우는 스스로 생각해보니 50점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좀 무거웠습니다.

일상에서의 근행

얼마 전, 7월 1일부터 15일까지 고성교회에서 특별당직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근행을 올리는데 한 용재 분이 북을 틀리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그 전날에도 북을 틀리셨었습니다. 상단근행을 올라갈 때는 배전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대표해서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근행에 만반의 준비를 해서 철저히 올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창인, 피리, 여러 악기, 손춤 등 정성을 다해서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하다보면 틀리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긴 합니다. 몰라서 그렇다기보다는 깜빡한다든지 해서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근행을 올리는데 있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행을 올리다 제금을 틀린다든지, 북을 틀린다든지, 창인이 목소리가 좀 이상하다든지 하면 근행을 올리는 마음에 생채기가 나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심할 경우는 가슴을 도려내는 듯이 ‘아차’ 하고 아찔한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오늘 신전강화 당번임에도 불구하고 좌근 근행 올릴 때, 저 스스로 판단했던 점수가 50점에 미치지 못함을 느끼고 마음이 상당히 아팠음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근행을 올릴 때는 언제든지 즐거운 근행을 올릴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 일상에서의 근행에 대한 연습을 해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친필에

찻잎을 따고 나서 고르기를 마치면

다음에 할 일은 즐거운근행이야 2-3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런 말씀에 비춰보면 우리가 일상생활 가운데 즐거운 근행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한 번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아침 식사 후라든지 화장실을 다녀와서 라든지, 잠시 밖에 다녀와서도 신전에서 참배하고 고하고 근행을 올리고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예를 들면 어디 갔다 와서는 “잘 다녀올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화장실에 다녀온 후에는 “용변을 잘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하고 식사를 한 후에는 “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 생각을 마음에 담고 즐겁게 근행을 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전에는 고성교회에서 낮에도 신전에 가면 어떤 분이라도 항상 참배하고 근행을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살아있는 교회의 참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의 으뜸하루

저는 개인적으로 처음에 천리교 고성교회에 발을 디디고 난 다음에 먼저 접했던 게 ‘악한 것을 제거하고 도와주소서 천리왕님이시여’라는 구절이었습니다. 그 구절의 노랫말뿐만 아니라 손춤에 매료가 되었습니다. 그때 그 모습이 좋아서 지금까지도 신앙을 이어가고 있는 연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십몇 년 전에 터전에서 공부 할 때 어떤 분이 말씀하셨는데, 천리교 신앙과는 전혀 상관없는 도쿄대를 나온 분이 하시는 말씀이 팔수의 첫 구절 ‘온시대 모든 세계 인간들을 살펴보아도 신의 뜻 아는 자는 바이없도다.’라는 노랫말에 매료되어 천리교의 신앙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야 물론 그런 정도의 훌륭한 사람이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신악가 1절의 노랫말과 손짓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천리교 신앙을 이어오고 있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근행을 올릴 때 가장 처음 올리는 것이 좌근 아닙니까? 최근 들어서는 근행을 올릴 때 좌근의 근행을 자주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전에는 그런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교회장연성회, 포교소장연성회를 거치면서 ‘으뜸’에 대한 공부를 하다 보니까 저 역시 저 자신의 으뜸하루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 자신에게 있어서의 으뜸은 좌근 1절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부분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막상 상단에 올라가 근행을 올리고, 저의 교회에서 근행을 볼 경우에는 항상 박자목을 잡고 근행을 올리다 보니까 제가 예전에 생각했던 좌근의 손춤을 하는 경우가 많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신찬을 하고 잠시 나는 시간을 이용해서 좌근의 손춤을 추고 근행에 임하곤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저 자신의 으뜸하루를 되새겨 보기도 하고 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악한 것’, ‘티끌’을 제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감사한 일들이 있을 때마다 신전에 올라와서 엎드려 기원할 수 있는 신앙인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와는 반대되는 이야기입니다만, 예전에 제가 고성교회에 청년근무를 하던 때에 다른 근무를 하시는 분과 문제가 좀 생겼던 적이 있습니다. 치고받고 싸움을 한 것은 아니고 서로 갈등이 있어서 말로 다툰 적이 있었습니다. 각자의 주장이 있고, 서로 다른 상황에 접한 사람들끼리 부딪힌 겁니다. 당시, 구신전이었는데 그 신전 배전에서 엎드려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반성도 하고 내가 잘했는지 못했는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엎드려 있다가 일어섰는데 저와 다투었던 그 근무자분께서 같이 배전에 엎드려 참배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아마 그분도 저와 비슷한 심정으로 기원하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하여튼 이런 모습이 천리교 신앙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상대의 얼굴을 보면서 상대를 통해, 즐거운 근행을 보고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상대가 짜증 섞인 얼굴을 하고 있다든지 안 좋은 얼굴을 하고 있으면 그것을 보고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겠다.’ 하는 생각을 지녀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내 모습에도 저런 얼굴이 있구나. 나는 저런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여러분들이나 저나 모든 사람이 싸울 일도 없고, 얼굴 붉힐 일도, 짜증 낼 일도 없을 것 아닙니까? 이런 일들이 거듭되다 보면 좋은 방향으로 되어지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모습들이 어버이신님, 교조님께서 말씀하셨던 즐거운 근행, 더 나아가서는 즐거운 삶의 모습이 실현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 여기 계신 용재 선생님들께서는 좋은 일에 대해서도 물론 감사의 근행을 올릴 수 있게 되고, 설령 안 좋은 일이 생겼다든지 마음에 괴로운 일이 생겼다 하더라도 신님전에 엎드려서 반성참회도 해보고 신님의 말씀을 들어보려고 노력하는 것도 우리의 중요한 신앙인의 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근행을 올리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아까 사무실 컴퓨터에 앉아서 정리하고 있으니까, 저의 부인이 제 볼에 뽀뽀를 해주고, 어떤 분은 수고하신다고 저의 어깨를 주물러주고 가시기도 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한편으로는 감사하는 마음도 들고, 많은 준비를 못 하고 말씀드리게 되는 것이 죄송스럽다는 생각도 듭니다. 더 많이 준비해서 신앙하시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씀을 드려야 함에도 급하게 이야기하게 된 것 같아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오늘 말씀드린 것을 잘 새겨들으셔서 앞으로의 신앙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드리면서 제 말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4박)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