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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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교 교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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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하나 69

 

천리교 가르침의 뿌리, 으뜸인 리 9

 

이 시 중

 

월일 어버이신님

 

세상에는 신(神)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무신론자 無神論者)과 믿는 사람(유신론자 有神論者)과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사람(불가지론자 不可知論者)으로 나누어집니다.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과학적 연구 성과나 유물론을 앞세워 신의 존재를 부정합니다. 과학은 어떤 대상이나 현상을 관찰·실험·조사 따위를 실시하여 검증할 수 있는 것을 받아들여 여러 가지 법칙을 만들거나 이론화하는 것입니다. 검증을 거쳐 이론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증하지 못한 것, 혹은 검증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세상에는 과학으로 검증한 것 보다 검증하지 못한 것이 더 많고, 세월이 아무리 흘러가고, 과학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검증 자체가 아예 불가능한 것도 여전히 많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과학으로 검증하지 못한다고 해서 더 중요하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니며, 그 자체가 사라지거나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무신론자는 신이 눈에 보이지도 않고 증명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믿을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더군다나 눈에 보이는 것은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의존해 있습니다. 마음, 인연, 운명, 덕, 정성, 사랑, 공기 이런 것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눈에 보이는 것보다도 더 중요하고, 보이는 세상을 좌지우지하기도 합니다.

유물론은 세상의 모든 사물이 우리들의 의식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기본으로 삼습니다. 물질이 일차적이고 정신과 의식은 부수적인 것으로 이차적이라는 것이지요. 즉 정신과 의식은 물질을 바탕으로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신의 존재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무신론이 인류에 미친 가장 훌륭한 점 중의 하나는 계급 지배를 부정하고,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세계관을 형성하게 되었다는 것이고,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세계를 각 영역으로 따로 나눔으로써 너무 기계적인 세계관으로 흐르게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불가지론자는 인간은 신에 대해서 알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있다고 말할 수 없고, 없다고도 말할 수 없는데, 객관적인 실재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신이 없다고 하기에는 세상에 불가사의한 일들이 너무 많고, 신이 있다고 하기에는 세상이 너무나 불공평하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절대적인 신이 있다면 세상은 공평하고 평등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지요.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잘살고, 나쁘고 불성실한 사람들은 못 살아야 하는데, 세상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못 사는 경우가 많고, 나쁘고 불성실한 사람들이 오히려 더 잘 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뿌린 대로 거둔다’는 명제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로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관통하는 진리입니다. 누구나 수긍하는 진리이지요. 하지만 불공평한 현실 앞에서는 이런 진리는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전혀 적용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뿌린 것이 바로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닙니다. 씨앗에 따라서는 뿌린 그 날에 싹이 나는 것이 있고, 2~3일 지나서 싹이 나는 것이 있고, 일주일, 한 달, 혹은 2~3년 만에 싹이 나는 것도 있습니다.

한 사람의 성격이나 운명도 한순간에 생겨난 것이 아니며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생기는 것도 사라지게 하는 것도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런 사실을 간과하게 되면 현실에서 일어나는 아주 많은 일을 이해할 수가 없게 됩니다. 더군다나 한 생(生)만 사는 것이 아니라, 환생을 거듭하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할 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현생만을 바라보는 눈과 전생, 금생, 내생을 통찰해서 보는 눈은 사뭇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한 생만을 보는 눈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일지라도 3생을 함께 통찰하는 눈으로 볼 때는 이해하지 못할 일도 없어집니다.

 

이 길의 신앙은 당연히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섭리를 이해하고 따라가는 신앙입니다. 그런데 신앙을 한다 해도 여전히 신의 존재를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어떤 선생님이 교조님께

“대개 세상에서는 신이란 것은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신님이란 어떤 분입니까?” 하고 여쭈었습니다. 이에 대해 교조님께서는

“있다고 하면 있다. 없다고 하면 없다. 원하는 마음의 정성에서 나타나는 수호가 신의 모습인 거야.”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정성에 따라 나타나는 현실이나 어떤 결과가 신이 활동해주시는 수호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평소에 쓰는 마음이나 말, 태도에 따라 나타나는 여러 가지 일들도 신이 보여주시는 것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으뜸인 리는 처음부터 신의 존재를 ‘월일 어버이신’이라고 밝히면서 그 신의 가장 기본적인 성격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담긴 몇 가지 뜻을 살펴보면

첫째는 ‘둘 하나의 리’입니다. 신은 ‘월일(月日)’이고 ‘어버이(親)’라는 것입니다. 월일은 하늘에 떠 있는 달과 해입니다. 그렇다고 달과 해 그 자체에 한정해서 하는 말은 아닙니다. 달과 해에서 느껴지는 그런 이미지처럼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의미이며, 사시사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활동해주시고, 물과 불처럼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아무런 차별이 없고, 아낌도 없으며, 세상을 두루 비치고, 만물을 키우고 보살펴주시는 신입니다. 달 없는 해를 상상할 수 없고, 해 없는 달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별도로 존재하지 못하며 서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달과 해는 성질이 전혀 다르지만 하나입니다.

어버이란 모친과 부친을 합해서 하는 말입니다만, 어버이신님은 절대존재로 유일무이합니다. 모친 따로, 부친 따로가 아니라, 모성(母性)과 부성(父性)의 역할을 함께 구현하는 통합된 존재이며, 절대하나인 유일신입니다.

으뜸인 리에는 월일 어버이신, 부부의 본, 남녀의 본, 남녀 다섯씩 열 사람이 잉태되고, 남녀 하나씩 두 사람이 태어난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점차 전개되어 갑니다. 이것은 어느 한쪽이 높거나 다른 쪽이 낮은 것이 아니며, 성질이 전혀 다른 둘이 5부5부로 동등한 가치를 공유하면서 함께 어우러지는 하나 되는 세상을 구현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으뜸인 리에는 대립하는 두 개념이 서로 상호보완 협력하는 모습을 그리지, 대립 경쟁하는 모습을 그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으뜸인 리에는 그 어디에도 악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마귀니, 악마니, 적이니 하는 말이 없습니다. 악신, 선신이 따로 없으며, 천사도 있을 턱이 없습니다. 으뜸인 리에는 어떠한 배제의 논리, 경쟁의 논리, 투쟁 전쟁의 논리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둘째는 ‘순서의 리’입니다. 월일 어버이신이 있고서 인간이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관념이 신을 만든 것이 아니라, 어버이신님이 인간을 만들었습니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는 것이지, 결과가 있고서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가 있고 내가 있는 것이지 내가 있고 난 뒤에 부모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신상 사정이 생기면 단순히 그것만을 해결하려고 매달리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눈에 나타나는 현상일 뿐입니다. 그림자입니다. 그림자를 아무리 붙들고 씨름해 봐야 그것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림자보다 실체를 바로 보아야 합니다. 실체가 있고 그림자가 있는 것입니다. 이 실체를 바로 보아야 비로소 신상 사정을 해결하는 길이 나오고 즐거운 삶도 열리기 시작합니다. 실체를 바로 보게 해서 진정한 구제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으뜸인 리입니다.

지금의 현실 세계는 인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의 능력이나 힘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착각에 자만에 오만에 사로잡혀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의 존재를 아예 잊어버렸거나 무시하면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 세상은 신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 순서를 바꾸거나 무시하기 때문에 세상이 혼탁하게 되고, 갖가지 문제가 일어나도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를 제대로 찾지 못한 채 허우적거리고 맙니다. 지도말씀에서는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月日이 있어서 이 세계가 있고, 세계가 있어서 온갖 것이 있다. 온갖 것이 있어서 인간이 있고, 인간이 있어서 율(律)이 있다. 율이 있어도 마음작정이 제일이야. (1887. 1. 13)

 

셋째는 ‘모든 인류에게 공통되는 으뜸인 어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신과 인간의 관계는 주인과 종의 관계가 아니라, 어버이와 자식의 관계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믿든, 믿지 못하든 모든 인류에게는 공통된 어버이가 있는데, 월일 어버이신님이십니다. 그러므로 모든 인류는 어버이신님의 자녀입니다. 한 사람도 예외가 없습니다. 여기에는 선택된 민족, 선택된 가문이라는 말이 끼어들 자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인간 서로는 형제자매이고, 남이라곤 전혀 없습니다. 전 인류는 한 생명공동체입니다. 세계는 하나고, 우리는 한 형제자매입니다. 남이라곤 전혀 없습니다.

세상에 모든 부모의 바람은 자녀들이 서로 도와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일 겁니다. 자녀들이 행복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해 주고 싶은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입니다. 어버이신님과 인간 사이에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어버이신님은 자녀들의 성인만을 바라고, 누구나 빠짐없이 즐거운 삶을 누리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자식은 누구를 닮습니까. 부모를 닮습니다. 모든 인간은 모두 어버이신님의 자녀입니다. 그렇다면 인간들은 누구를 닮겠습니까. 당연히 어버이신님의 성품, 즉 신성(神性)을 닮습니다. 현실 속에 인간들이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지라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 깊숙이에는 어버이신님을 닮은 신성을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예외가 없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거나 망각한 사람들은 뭔가 존비귀천(尊卑貴賤)이 있다고 생각하여 사람 사이에, 집안 사이에, 민족이나 국가 사이에, 혹은 계통이나 종교 사이에 여러 경계를 만들고, 벽을 둘러치고 살아갑니다. 경계선이나 벽을 둘러친 만큼 경쟁과 편애와 배제의 논리가 판을 칩니다. 여기에는 신인화락(神人和樂)하는 즐거운 삶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교조님이 50년간 걸어주신 모본의 첫걸음인 극빈에 떨어지신 길도 이러한 경계선과 담을 허무는 작업이지 않았습니까? 남을 구제한다는 것도 사실 알고 보면 이런 경계와 담을 허무는 끊임없는 작업의 연속이며, 신인화락하는 즐거운 삶을 위한 끊임없는 마음의 역사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세상을 창조한 신이기에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자녀다 (4-62)

온 세상 신에게는 모두 다 자녀 사람들은 모두 어버이로 생각하라 (4-79)

이번에는 무슨 일이든 확실히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는 거야 (9-25)

알린다 해도 무엇을 알린다 생각하는가 으뜸인 어버이를 확실히 알린다 (9-26)

 

온 세상 사람들은 모두 형제야 남이라곤 전혀 없는 거야 (13-43)

이 근본을 아는 자는 없으므로 그것이 월일로서는 섭섭할 뿐이야 (13-44)

높은산에서 살고 있거나 골짜기에서 살고 있거나 같은 혼인거야 (13- 45)

 

월일에게는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자녀 구제하고자 하는 마음뿐이야 (8-4)

다섯 손가락처럼 형제라면 어느 손가락을 깨물어도 다 아프겠지. 이쪽은 세우면서 저쪽은 넘어뜨리려 하지 않겠지. (1899. 12. 27)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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