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50호
입교187년(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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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이야기

잠깐 이야기

 

모본을 익혀가는 방법

 

이상봉(고성교회장)

 

예전에 터전에서 근무할 때 일본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말을 가르친다는 것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단어나 공식으로 된 문법을 가르치는 방법도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것은 그림이나 사진을 보면서 단어를 가르치는 것입니다. 글자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모습으로 배우게 되면 머리에 각인되게 됩니다. 글자로 외운 것은 쉽게 외워지지 않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발음하게 하고 이야기하게 하면 굉장히 빠르게 언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산다든지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등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배우게 되면 빠르게 체득해 갈 수 있습니다. 책이나 글자로만 배워서는 실생활에서 막상 써먹으려고 할 때 입 밖으로 잘 나오질 않습니다.

재작년에 미국의 포교소에 참배하기 위해 미국에 혼자 갔습니다. 처음에는 영어도 잘하지 못하고 알아듣기도 힘들었습니다. 어쨌든 혼자 해내야 하니까 단어를 더듬더듬하면서라도 말하고 들으려고 하다 보니 말이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는 단어부터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차를 빌리는데도 처음에는 아는 단어 몇 개로 겨우 이야기해서 빌렸습니다. 그런 게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네 번째 빌릴 때쯤 되니까 아무런 문제도 없이 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현장에서 부딪혀서 익혀나가는 것보다 더 빠른 방법은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천리교 신앙도 모습을 보면서 따라갈 수 있는 근거가 교조님 모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깊이 생각하고 이해를 하면서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가 받아들이는 대로,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해나가는 것이 제일 빠른 것 같습니다. 감이라고 할까요. 교조님 모본을 글로써 지식으로써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실천하고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고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고 일상생활에서는 아무 상관 없는 마음을 쓰면서 살아서는 소용없는 것이 되고 맙니다.

교조님 재세시에 어떤 신자의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아무것도 훔쳐가지 않았습니다. 그 신자가 교조님께 “도둑이 들었는데 아무것도 훔쳐가지 않아서 신님 수호를 받았습니다.”라고 하니까 교조님께서는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가져가게 했다면 좋았을텐데...”라고 하셨습니다. 그 신자는 도둑맞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지만, 교조님께서는 ‘오죽 답답했으면 훔치러 왔겠느냐? 그냥 훔쳐가는 게 나았을텐데...’라는 생각을 하셨던 겁니다.

그 사람은 교조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겠지만, 교조님의 말뜻에는 깊은 뜻이 있습니다. ‘인간은 모든 것을 신님에게서 빌려 쓰고 있고 마음 하나만이 제 것이다. 몸도 내 것이 아닌데 하물며 모아놓은 돈이나 물질도 내 것이 아니라 빌린 것인데,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 본들 무슨 상관인가?’라는 의미입니다. 이렇게까지 생각하기가 쉽지 않은 것인데 이 길은 교조님의 이런 모본을 실천하며 따라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말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글로만 읽어서 알게 되면 그런 상황에 닥쳐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생각해보면 우리가 교조님의 진실한 모습에서 모본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것을 생각해보면 교조전에 나와 있는 교조님의 여러 행적이라든지 교조일화편에 나와 있는 이야기들을 예사로 보아 넘길 것이 아닙니다.

실생활에서 한 구절 한 구절 느끼고 생각하며 실천하는 것과 다른 나라의 언어를 현장에서 익히는 것이 수월한 것은 한 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 매달 월차제 전날(19일) 저녁 근행 후 교회장님께서는 ‘잠깐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이번 1월 19일 저녁 분을 정리해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