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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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하나 68

 

천리교 가르침의 뿌리, 으뜸인 리 8

 

이 시 중

 

으뜸인 리에는 비유가 많다

 

으뜸인 리는 보통 평범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인간 상식을 초월한 이야기고, 이성이나 과학의 잣대로 파악할 수도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으뜸인 리에는 비유가 많습니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인간 창조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겁니다. 듣지도 보지도 못했을 창조 이야기를 인간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교조님께서 얼마나 많은 고심 하셨는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유는 말 그대로 다른 것을 빗대어서 설명한 것이지 실재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표현 그 자체보다는 그것이 상징하는 의미, 깊은 뜻을 찾고 헤아리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감성과 직관까지도 동원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가지 예로 들면, 으뜸인 리에는 동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대룡, 대사, 미꾸라지, 인어, 흰뱀, 거북, 범고래, 장어, 가자미, 검은뱀, 복어가 나옵니다. 태초 진흙바다에 이런 동물들이 실제로 살았을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진흙바다에서 살 수 있는 동물들이 아닙니다. 진흙탕에 사는 미꾸라지도 바닷물이 아니라 민물에 삽니다. 그리고 인어는 상상의 동물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동물을 빌려 와서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요즘 시대로 말하자면 어린이용 그림책이나 동화책에서 말하는 방식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아이들 책에는 동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거기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두 발로 걷기도 하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사자나 여우, 토끼같이 서로 사귈 수 없는 동물들이 친구가 되어 어울립니다. 현실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상식에 벗어나고, 과학적으로 통할 수 없는 이야기들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아이들 대상으로 ‘속이자, 거짓말하자, 그래서 뭔가 이득을 취하자’는 것일까요? 아니지요. 사랑, 우정, 친절 같은 추상적인 개념들을 아이들에게 더 잘 이해시키고자 끌어들인 방편일 뿐입니다. 그리고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주고, 꿈과 희망을 심어주자는 것이지요. 이것을 고려하지 않고 ‘무슨 터무니없는 소리 하는 거야, 현실적이 않아, 과학적으로도 맞지 않고.’ 해 버리면 더는 할 이야기가 없어지고 맙니다.

이처럼 으뜸인 리에 나타나는 비유들은 말 그대로 비유지 실재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현재 시점에서 그 표현 하나하나에 매달리거나, 시종일관 그것을 직접 분석하는 데 치중해서는 본질에서 벗어나기에 십상입니다. 동물 그 자체보다는 그 동물을 빌려 와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상징적인 이미지가 더 중요합니다. 그 표현에 담긴 어버이신님의 의도를 파악해서 구제의 원리, 즐거운 삶의 원리를 터득하고 밝혀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까닭에 어떤 민족 신화나 다른 종교에서 보이는 동물숭배 사상도 이 길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태초에 이 세상은 진흙바다

 

“태초에 이 세상은 진흙바다였다.”고 합니다.

진흙바다란 뭔가 불분명하고, 존재의 형태를 보이고 있지 않은 상태를 말합니다. 하늘과 땅이 아직 나누어지기 전의 혼돈하고, 무질서하고, 목적(目的)도 없고, 이상(理想)도 없는 상태입니다. 즉, 재미가 없고, 의미도 없고, 아무런 즐거움도 없는 상태를 굳이 공간적(空間的)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 진흙바다입니다. 이런 혼돈한 진흙바다를 월일 어버이신님께서는 무미(無味)하다고 여기십니다. 그래서 인간을 만들어서 함께 즐기시고자 하셨던 것이지요. 그러므로 무미하다는 것, 즉 재미가 없고, 의미가 없어 심심하다는 것이 인간을 창조하려는 전제조건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을 창조해서 이 재미없고 심심한 상태를 벗어나 함께 즐기시려고 하신 것이지요.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뭔가 새로운 창조가 일어나기 전에는 무미한 상태, 즉 재미없고, 아무런 의미가 없고, 심심한 상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잠깐이 아니라 오래 지속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하여 왔는지는 모르지만 어버이신님께서 이제 더는 심심함을 참을 수 없을 만큼 긴 시간이었음이 틀림없습니다. 심심함을 견딜만한 정도였다면 인간을 만들려고 시도하지도 않았겠죠. 그렇다면 심심함을 견딜 수 있는 시간은 인간 세상을 만드는 창조적 에너지를 비축하는데 충분한 시간이었는지 모릅니다.

심심함이 극에 달하자 ‘이 재미없는 상태를 어떻게 벗어날까, 어떻게 하면 의미 있고 재미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태초에 어버이신님께서는 이렇게 궁리하게 됩니다. 새로운 의미를 찾아 인간 창조라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게 됩니다.

이처럼 혼돈한 진흙바다는 공간과 시간을 모두 내포하고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흙바다는 인간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모든 잠재력과 모든 가능성도 함축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만약에 잠재력과 가능성이 없었다면 인간과 만물을 창조해낼 수 없었을 겁니다.

 

여기서 진흙바다를 태초에 한정하지 않고 지금의 현실 세계에 대비해 볼 수도 있습니다. 으뜸인 리는 옛날 옛적의 고리타분한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역시 유효한 구제의 원리, 즐거운 삶의 원리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도말씀에 “지금은 진흙바다 세상을 깨우치는 것과 같은 것….” (1893.10.17)이라는 표현이 있고, 신악가 10장 넷에는 “사욕이 한이 없는 진흙물이야 마음이 맑아지면 극락이로다”고 합니다.

지금의 현실 세계에서 말하는 진흙바다, 진흙탕 세상은 어떤 것일까요.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갈팡질팡, 혼돈, 혼탁한 세상, 질서가 파괴된 무질서한 세상이지 않을까요? 끝없는 사욕에 파묻혀 살아가는 현실입니다. 즉 신상이 있고, 사정이 있고, 괴로움이 있고, 고통이 있는 현실 세계의 모습입니다. 아무런 희망이 없고, 살 가치가 느껴지지 않는 현실 세계를 진흙바다, 진흙탕 같은 세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현실은 참으로 구제받지 않으면 안 될 인간생활의 모습입니다. 이런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하다 보면 혼란이 극에 달하고, 갈등이 극에 달하고, 고통이 극에 달하게 됩니다. 해서 변화가 일어납니다. 새로운 세상, 새로운 운명을 열어가기 위한 치열한 에너지가 분출하기 시작합니다.

어버이신님 쪽이나 인간 스스로한테도 의미 있는 행동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인간들은 어버이신님의 귀여운 자녀이기 때문에 어려움에 부닥친 모습을 어버이신님이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지요. 안타까움을 견딜 수 없으므로 필요한 수단들을 차례차례로 다 동원하게 됩니다. 인간 쪽에서도 역시 내면에서 강한 울림이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더는 이렇게 살 수 없어, 진정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 그래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찾게 됩니다. 어버이신님께서 따스한 손길을 내밀어 주시고, 우리 인간들이 드디어 그 손길을 굳건히 잡게 됩니다. 여기에 비로소 찬란한 새로운 삶이 열리고, 재탄생의 길로 나아가게 됩니다.

 

재미없고, 의미 없고, 심심한 것이 모든 창조의 에너지가 되듯이, 혼란과 갈등과 고통도 새로운 세상, 새로운 운명을 열기 위한 좋은 에너지가 됩니다. 진흙바다, 진흙탕 세상은 모든 잠재력과 모든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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