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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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하나 66

 

천리교 가르침의 뿌리, 으뜸인 리 6

 

 

이 시 중

 

불교에서 보는 입장

 

불교에서는 우주의 시원, 인간창조에 대해서 거의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에 대해 따져 묻는 것조차 무의미하게 여깁니다. 현실세계에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문제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사실 불교는 절대자인 신을 앞세우지도 않고, 어떠한 창조주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석가모니께서 6년 동안 스스로 고행을 한 끝에 큰 깨달음을 얻어서 생겨난 종교가 불교입니다.

석가모니께서는 2,600여 년 전 인도 동북부지방 히말라야 기슭에 있던 작은 나라 카필라밧투의 왕자였습니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풍족한 생활을 누리던 왕자가 어느 날, 사람이 왜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지에 대한 의문이 일어났습니다. 아무리 해도 그 의문이 풀리지 않자 궁중 생활이 시들해졌고, 급기야 29세에 출가를 하게 됩니다. 인생에서 가장 흔하게 겪는 이 일이 가슴 속에 너무나 큰 의문으로 자리 잡으니 가만히 안주할 수 없었던 거지요. 그래서 6년 동안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행을 거쳐서 큰 깨달음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한 인간의 순수하고 치열한 노력의 결과로써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고, 그 이후 오랜 세월동안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과 해탈에 이르는 길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이 있기 때문에 불교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인간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고통을 어떻게 초월해 갈 것인가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살아계실 당시

이 세상이 영원한가, 영원하지 않는가(시간적), 유한한가, 무한한가(공간적), 영혼과 육체는 같은가 다른가, 부처님 사후에는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하는 상당한 논쟁거리가 있었지만 이에 대해 부처님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이 상례였습니다. 그러나 굳이 말한다면 불의 비유나 독화살에 맞은 사냥꾼의 비유를 들어 비껴가십니다.

불이 꺼지게 되었을 때, 그 불이 있는 것입니까, 없는 것입니까.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닙니다. 연료가 있으면 언제라도 살릴 수 있는 게 불이고, 연료가 없으면 언제라도 사라지는 게 불입니다. 그러므로 불 그 자체가 있느냐, 없느냐고 묻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조건이 갖춰지면 있는 것이고, 무엇 하나 부족하면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사 모든 일이 이와 같이 있고 없음으로 고정되어있지 않듯이 우주의 시작과 끝, 사후의 존재 여부도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냥꾼이 독화살에 맞았습니다. 그러면 당장 화살을 뽑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화살의 종류, 화살의 재료, 독의 성분, 화살을 쏜 사람의 이름, 나이, 가문을 따지고 그것을 알기 전에는 화살을 뽑지 않겠다, 치료도 받지 않겠다고 말한다면 그렇게 어리석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 의문을 한 가지도 풀기 전에 죽지 않겠습니까. 다시 말해 쓸데없는 논쟁에 귀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사람이 겪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진하라는 것입니다.

그 해결방법으로 3가지, 혹은 4가지를 제시합니다. 이것을 흔히 3법인(法印), 4법인이라고 하며 불교의 기본적인 교리의 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것을 잠시 살펴보면 첫째, 제행무상(諸行無常)입니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입니다. 만물은 어떠한 것도 잠시라도 머무는 것이 없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이죠. 시간도 변하고, 마음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변하지 않는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습니다.

둘째, 제법무아((諸法無我)입니다. 세상 만물이 다 변한다면 그 무엇도 독자적인 실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이지요. 1년 전의 나, 한 달 전의 나, 오늘의 내가 다릅니다. 그리고 이것이 있음으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음으로 이것이 있습니다. 달리 이야기 하면 이것이 없음으로 저것이 없고, 저것이 없음으로 이것도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위 아래로 연결되어 있고, 좌우로 연결되어 있고, 안팎이 연결되어 있고, 시간과 공간이 연결되어 있고, 정신과 물질이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무엇 하나 의존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딱 떼어놓고 나라고 할 만한 실체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나라고 하면 변하지 않는 주체를 말하는데 어느 한 순간인들 변하지 않는 나, 홀로 존재하는 나라는 것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사람의 감정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밉다가도 좋고, 좋다가도 밉습니다. 미움도, 원망도, 사랑도 한 순간의 감정이지 고정되어 있지가 않습니다.

셋째, 일체개고(一切皆苦)입니다. 모든 것이 괴롭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변하고, 나라고 할 만한 영원한 실체가 없는데도 나라는 것에 이름을 붙이고, 자기와 관계하고 있는 것에 의미와 개념을 갖다 붙입니다. 그것은 곧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을 지칭하는 말인데 이것이 참으로 곤란한 문제를 불러일으킵니다. 이름과 의미와 개념을 갖다 붙이는 순간부터 끊임없이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것에 집착하고, 의미에 집착하고, 개념에 집착하면서 그것이 영원하리라고 착각하니까 괴롭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세상은 고해(苦海), 즉 고통의 바다라고 합니다. 태어나는 것이 고통이요, 늙어가는 것이 고통이요, 병드는 것이 고통이요, 죽어가는 것이 고통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무명에 빠진 인간들은 생로병사의 끊임없는 윤회 속에 갇혀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통으로 빠지게 하는 유혹의 문을 여섯 가지로 제시하기도 합니다. , , , , 촉각, 인식 작용이 바로 그것입니다. 외부의 어떤 자극에 따라 이것들이 끊임없이 날뛰며 고통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니까 우리 몸에 붙어 있는 것, 생각 작용 모두가 고통을 만들어내는 원흉이고 적이라는 식입니다.

여기까지를 말하면 3법인이라고 합니다.

다음 네 번째는 열반적정(涅槃寂靜)입니다. 윤회라는 사슬에서 벗어나 어떠한 번뇌도 없고,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불생불멸의 진리를 체득하여 고요하게 머무는 경지를 열반적정, 해탈이라고 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어떤 자리에서도 고요한 평정심을 가질 수 있는 경지입니다. 네 번째를 포함하여 4법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불교는 현실의 바탕을 고통이라고 해서 어떻게 하면 해탈에 이를 수 있는가 하는 것에 모든 교리의 초점이 맞춰져 있고, 실제로 해탈을 얻기 위해서 치열하게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 수행력에 따라 생사윤회로 가느냐, 아니면 해탈열반으로 가느냐 하는 것으로 판가름 납니다. 사람이 죽어 아귀·지옥·축생으로 떨어질 수도 있고, 인간으로 태어날 수도 있지만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기가 어렵고, 더군다나 부처님의 법을 만나기는 더욱 어렵고, 법을 만나더라고 해탈열반을 이루기는 더욱 어려우니 부지런히 정진하고 정진하라는 것이 불가의 분위기입니다.

불교의 가르침은 참으로 철학적이고, 논리적입니다. 그만큼 아무나 접근할 수 없으며 따라가기조차 어렵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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