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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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알아간다는 것

박혜경(진홍교회)

 

저는 직장 생활을 7년 정도 하였습니다. 그 당시는 우리나라가 IMF로 인해 경제가 어려울 때였고, 서로 다니던 직장이 문을 닫지는 않을까, 혹시 내가 정리 해고를 당하지나 않을지 전전긍긍하며 지내던 시기였습니다. 그로 인해 늘 직장에서 조금만 기분 나쁘면 그만둔다고 하는 사람들의 입에서는 그런 소리가 뚝 끊어졌고, 책상 위에 깔린 고무판 밑에 항상 넣어둔 언제든 던지고 나가리라!!!’는 사직서를 슬금슬금 없애버리던 때였습니다.

그런 때에 제가 회사를 그만둔다고 하니 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고 회사 사장님부터 직원들까지 저를 아는 모든 사람이 반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도 할 만큼 했고, 직장 생활을 하며 누릴 건 다 누려봤기에 전혀 아쉬움이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늘 생각하던 결혼 전에 강습과 검정강습을 받고 시집을 가야겠다는 것을 실행하기 위해 많은 사람의 입방아를 뒤로하며 퇴사를 하고, 강습을 갔습니다. 물론 결혼을 약속한 사람도 없었고 그냥 저의 막연한 목표였습니다.

 

강습을 가기 전 친정어머니는 저에게 강습소에 가면 너의 인연을 확실히 볼 수 있을 거라고 하시며 열심히 하라는 당부를 하셨습니다.

강습소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같은 방을 쓰는 사람은 할머니 한 분과 아주머니 두 분이었는데, 할머니는 막내아들과 같이 강습을 왔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이 직장생활을 하던 중 밤에 술을 먹고 지나가다가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폭행을 당해 지능이 어린아이처럼 변해 버렸습니다. 대기업의 유능한 엔지니어였던 사람이 한순간에 그렇게 되어 버렸으니 어머니가 얼마나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 느껴지셨을까요? 그 아들은 늘 아기처럼 엄마 치마꼬리만 잡고 따라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어려서 잘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할머니의 마음이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되고 마음이 아픕니다. 또 한 아주머니는 월기생이라 졸업을 얼마 안 남기고 있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건 없지만, 남편이 없는 것 같았고, 다른 한 분은 이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분들을 보며 나에게 이런 인연이 있구나!’하고 깊이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방을 바꿨는데, 그 방에는 할머니 한 분과 언니가 있었고, 할머니는 재혼 하셨고, 교회장 사모님이신데 중풍으로 수족이 불편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할머니를 돌봐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또 언니 한 명은 이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언니는 강습을 마치고는 교회장 사모님이 되셨습니다.

거기서 답이 다 나와버렸습니다. 교만하게 들질 지 모르겠지만, 저는 직장 생활을 하며 눈치가 빨랐던 것도 있었고, 말귀를 잘 알아듣는 편이라 한 번 쓱 둘러보면 상황파악이 다 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제 인연이 눈에 다 보였습니다.

 

결혼하니 시어머님은 중풍으로 왼쪽 수족이 마비가 되어 있었고, 재혼하셔서 아들을 낳으셨는데 그 사람이 남편이었습니다. 강습소에서 보여주신 인연과 거의 같았습니다. 결혼 이야기가 나올 때 저와 우리 부모님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인연이란 무서운 거구나! 어쩌면 강습소에서 보았던 인연이 이렇게 어긋남이 없이 똑같을까를 생각하며 신님이 미리 보여주신 제 인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강습소에서 보았던 일들을 늘 생각하며 좋은 때는 감사하게 여겼고, 힘들었을 때는 참고 잘 견뎌내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 세상을 다 산 건 아니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지금까지는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은 강습소에 다니고 있는데, 강습생들을 보면 어쩌면 신님은 이렇게 정확하게 같은 인연들을 모아놓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강습을 받다가 며칠을 남겨두고 뭔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나간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다시 며칠 남지 않은 강습 기간을 채우기 위해 강습소에 왔을 때는 지난번과 같이 역시 강습생들이 많았습니다. 그 사람은 살면서 인복이 많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강습소에 대화가 통할 한 명이라도 있으면 견디겠는데, 외로워서 그만둔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이 각자의 인연인 것을 알지 못하고 아무리 달래고 붙잡아도 참지 못하고 가는 사람을 보면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흔히들 지나가다가 한 번씩 저에게

지금 강습소에 사람이 많습니까?”

하는 질문을 하시는 분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그 대답을 할 때는 강습생이 많다가도 외로운 인연들은 그 사람만 강습을 가면 사람들이 다 마치고 나가게 되어 결국에는 또 외롭게 되고, 어떤 사람은 사람이 몇 명 없을 때 들어왔는데 본인이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 갑자기 강습생들이 여러 명 들어와서 왁자지껄 떠들며 즐겁게 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아무리 우리 힘으로 어떤 것을 하려고 해도 신님이 수호해 주시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듭니다. 그리고 신님이 보여주시는 인연을 잘 받아들이고 단노하며 걸어간다면 안 좋은 인연도 좋은 인연으로 바뀌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어떠한 인연도 있다. 좋은 인연도 있고, 나쁜 인연도 있다.

1895. 7. 22

 

전생 인연 모아서 수호한다

이것으로 영원히 확실하게 다스려진다 1-74

 

어떤 곳에서 오는 사람이라도

모두 인연이 있기 때문에 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