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47호
입교187년(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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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을 꿰뚫는 신통력

 

김연수(도성포교소)

 

신앙이 깊으셨던 선생님들이 전도를 한다든지 할 때, 신상이나 사정이 있는 사람을 보고 당신 집안 조상 중에 이러한 사람이 있지요?”라고 묻고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하면 그 조상 탓에 지금의 신상, 사정이 나온 것입니다. 그런 어려움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이렇게 저렇게 실천하면 됩니다.” 하는 식으로 상대를 구제했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들어왔습니다. 어렸을 때 그런 얘기를 듣고 , 나도 나중에 다른 사람을 전도하기 위해서는 저런 신통력이 있어야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전도하고자 하는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의 조상을 꿰뚫는 신통력, 그것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음이 즐거울 때는 무엇을 해도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지만, 요 며칠 사이에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불편했던 일이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걸 생각해보면, 굳이 조상에까지 짚어가면서 전생에 잘못 써온 인연을 풀어내는 신통력이 아니더라도 지금의 내 마음 하나가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스스로 정해놓은 규칙 안에서 주위 사람들이 거기에 맞게 움직여주지 않으면 상대에 대해서 마음속으로 선을 그어 마음대로 저 사람은 저게 틀려서 안 되는구나.’ 하고 판단해 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판단해 버리고 나면 그 사람을 대하는 것이 불편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상이 찌푸려지게 됩니다. 결국, 혼자 속을 끓이게 되고, 불행해지는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이라는 것을 모르고 그렇게 자기 잘난 맛에 살게 됩니다. 그런 마음이 쌓이게 되면 그게 습관이 되어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안 좋게 써온 마음의 습관이 자신의 인생을 좌지우지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조상, 전생 탓을 하게 했던 신통력의 축소버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길을 신앙하는 우리들은 주위에 나타나고 만나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신이 써내려온 마음씀의 결과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억울한 일을 당했다, 저 사람이 하필이면 나에게만 이런 모멸을 주는 것인가? 하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눈앞에 그런 일이 닥치고 나면 자신을 추스르기가 쉽지 않게 됩니다.

 

몇 해 전에 집안에 일이 있었습니다. 가까운 친척들이 모두 모여서 회의를 통해서 합의된 내용으로 일을 하나 추진한 적이 있었습니다. 다 좋은 말로 만장일치로 합의가 된 후에 한참이 지나서 한 분이 그 합의됐던 일에 대해 마땅치 않다며 저에게 서운하다는 얘기를 한참 한 적이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면 그 분의 서운하다는 말은 전혀 납득되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앞에서는 일단 내키지는 않았지만 무조건 죄송하다는 식으로 자리를 모면했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신님께 정성을 들이고 내 마음씀이 어딘가 부족한 것이 그 분을 통해서 보여주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행을 볼 때마다 참회하고 조금이나마 마음을 내어서 상급에 정성도 하고 하는 식으로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나름의 실천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추진하기로 한 날이 되어 그 분을 다시 뵙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내심 그 분에게서 마저 서운한 소리를 듣게 될지도 모를 일이어서 이번에는 또 어떻게 자리를 모면할까 하고 은근히 걱정을 하고 그 자리에 갔는데 뜻하지 않게도 그 분이 먼저 저에게 이전에 자신이 서운하다고 하며 저에게 탓을 하며 하소연했던 것에 대해 사과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속으로 어버이신님께 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그 분이 저의 탓을 하고 서운하다고 했을 때 저도 맞대응을 해서 제가 옳고 상대가 그름을 따지고 들었더라면 그 분과의 사이가 좋지 않게 되었을 뻔 한 일이 신님의 덕분으로 제가 마음을 잘 추스르게 되고 그 덕분에 그런 화해의 기회가 마련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이런 걸 보면 신앙의 신통력이 별 것 아닌가도 모르겠습니다. 신님을 의지하고 지금 주위에 나타나는 일들을 자신의 마음씀의 탓으로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것이 선배선생님들이 지녔던 신통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써온 대로 주위에 나타난다는 사실을 마음에 담아가며 살 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자신의 속을 끓이는 불행한 삶을 살아갈 일은 없을 것입니다.